지극히 평범하지만 가장 빛나는 순간, [이상하고 아름다운]
라이브 공연과 함께 전세계 동시발매
일렉트로닉이라는 무궁한 음악의 양탄자 위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씨를 뿌리는 세 팀 투명(twomyung), 트리키네코(trickyneko), 호와호(howaho)의 연합 프로젝트 ‘매드[M.A.D: More And Dare]’가 더 용감하고 과감하게 찾아온다.
‘미치도록 용감하게 음악으로 안아주기’라는 슬로건 하에 솔직하고 다양한 시도를 펼치는 이 프로젝트는 2019년을 시작으로 싱글 발매와 동시에 동명의 공연을 열고 있다.
지난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던 싱글 '지느러미'의 차기작인 이번 곡은 평범하지만 소중하게 빛나는 순간들을 포착하여 그림처럼 떠올리게 하는 가사와 따라 부르기 쉬운 후렴구로, 지금 이 순간 리스너들을 가장 아름다운 시절로 데려가는 힘을 발휘한다.
올해 세 번째 기획공연을 앞두고 발매하는 싱글 ‘이상하고 아름다운’ 역시 댄스곡이다. 차분한 음악을 해오던 세 팀이 모이기만 하면 댄스곡을 만드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Q. 왜 다시 댄스곡인가?
현서: 매드를 처음 결성할 때부터 듣기 쉽고 흥겨운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댄스곡이기도 하지만 우리에겐 이지리스닝 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경준: 각 팀의 음악 스타일을 보면 댄스곡은 투명 말고는 없지 않나? 아무튼 이 작업이, 프로젝트가 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트리키네코: 처음 시작할 때부터 우리 춤추자, 신나자! 생각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댄스곡으로 이어진 것 같다. 스스로도 평소 이미지와는 다른 에너지를 써서 틀을 깨보고 싶기도 했다.
모호: 흥에 겨워 결성된 연합이다. 그러니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생각한다.
이호: 발현되는 방식은 다르더라도 각자가 가지고 있는 흥이 풍부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MAD를 통해 공동으로 만들어내는 곡은 주제가 무엇이든 누구나 들썩이며 듣게 되는 음악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템포가 빠르지 않아도 발을 까딱이거나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Q. 곡 설명을 부탁한다.
모호: 헤어지기 아쉬운 사람들. 밤보다 아름다운 우리의 새벽을 담은 리듬을 타고 찬찬히 몸을 움직이게 하고 싶었다.
이호: 처음 기타 리프를 건네받았을 때 겪어보지 않았어도 밀려오는 노스탤지어가 떠올랐다. 그리고 몇 가지의 멜로디를 흥얼거리다가 어떤 장면을 그려보게 되었다. 우리들이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과 술 한잔을 기울이며 음악과 삶을 얘기하는 어느 밤, 창밖에서 내가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을. 누구나 그러하듯이 유한한 인생을 걸어가면서 만나게 된 소중한 친구들과 무용(無用)하더라도 아름답고 빛나는 얘기들을 나눌 수 있다는 건 기적처럼 고마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들의 황금 날개를 펄럭이던 그 순간을 음악 안에 담아보고 싶었다. 음악을 펼쳐 들면 언제나 돌아갈 수 있도록.
Q. 룰렛을 돌려 곡을 쓰는 과정이 궁금하다.
현서: 룰렛을 돌릴 때부터 곡이 시작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순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취향과 방향성이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고. 멤버 5인의 순서가 정해지면 자신의 연주를 툭 하고 던져서 다음 연주자에게 맡겨버리는 게 이 과정의 끝. 그리고 모두 모여서 마지막 믹스 모니터링을 하며 정리한다.
경준: 룰렛을 돌려서 순서를 정할 때까지만 좋다. 그다음은 내 순서가 다가올수록 초조해지고, 순서가 오면 한동안은 멍해지고, 작업이 끝나고 순번을 넘기면 후련해진다.
트리키네코: 재미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첫 해는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기한 안에 아이디어를 짜 낸 데서 오는 희열도 있다. 차례가 다가올수록 두근거리는 느낌도 나쁘지 않다.
모호: 뽑기니까 원하는 차례에 할 수가 없는 제약이 있긴 해도 워낙 잘하는 사람들이라 오히려 편한 부분이 있다. 각자 곡에 대한 해석이 다를 수 있는데 찰떡같은 부분들이 있어서 짜릿해진다.
이호: 주어진 시간 동안 곡의 ‘전체’가 아닌 ‘부분’을 짜 맞춘다는 것, 그래서 힘을 빼고 툭 던져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 되는 작업이다.
Q. 올해는 작년보다 순조로웠나?
현서: 늘 그렇듯이 뭔가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쉽지 않은 여정을 거치는 것 같다. 편하게 접근하지만 마무리는 늘 분주하다.
경준: 리듬, 베이스, 기타, 보컬, 건반 순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올해는 기타, 보컬, 리듬, 베이스, 건반 순으로 진행이 되었다. 작년과 올해도 리듬을 만들었는데 작년에는 첫 순서여서 템포를 정하는 거나 리듬 패턴을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넘어온 곡의 템포를 다시 정하는 데에만 3일 정도 걸린 것 같다.
트리키네코: 2년 연속으로 마지막 순서를 뽑았는데, 많은 걸 해보고 많이 버렸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엔 또 어떤 길로 가게 될까?
모호: 이번엔 내가 첫 순서였는데, 너무 여유를 부리다 넘겨줘서 미안했다. 여럿이 함께하는데 작업이 순조로우면 오히려 재미없지. 그러나 큰 파도는 없었던 것 같다.
이호: 무엇이 더 순조로웠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룰렛으로 순서를 정하고 부분부분을 짜넣다 보니 과정의 매력에 비해 마무리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 질문과 답변을 빌어 경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Q. 공동작업을 하며 즐거웠던 점과 어려웠던 점은?
현서: 공동 작업은 항상 즐겁다. 다 같이 모여서 같은 그림을 그리는 것 같아 요란하게 행복해하다가도 결과물이 늦어지거나, 뭔가 다른 그림을 떠올리고 있는 걸까……?라고 의아해하기도 하고. 코로나 상황에서 많이 모이지 못했던 쓸쓸한 기억도 어려웠던 점에 속하지 않을까? 그러나! 5명이 모이면 다 된다(이상하고 아름답잖아!).
경준: 모두가 나와 같지 않다는 점이 즐겁고, 어렵다.
트리키네코: 솔로로 작업해와서 그런지 이런 공동 작업이 소중하고 재미있다. 어려운 점은 뭔가 결정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대신 만나기만 하면 아이디어가 넘쳐서 착착 진행되는 느낌이 좋았다.
모호: 삶에서 소중하고 단단해지는 공동체이다. 이것들을 바탕 삼아 음악에 투영하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우린 음악가니까 이런 것도 하고 싶은 거다. 그러다 보니 의외의 모습들도 알게 되고, 너무 민주적이라 어려워지는 것들도 생기는 것 같다. 이 또한 헤쳐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이호: 항상 여럿이 함께 만드는 과정은 즐겁고도 어려운 것 같다. 우린 모두 다른 사람들이니까. 그리고 보컬녹음을 하던 날,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다 같이 몸을 들썩이며 모니터링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이 작업은 재밌어'라고 생각했다.
Q. 매드 프로젝트는 각자에게 어떤 의미인가?
현서: 그냥 친구이고 …… 또 아주 훌륭한. ^___^
경준: 1년에 한 번이지만 이렇게 같이 모여서 공동작업을 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게 별거 아닌 것 같다고도 할 수 있지만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건강하게 음악 합시다.
트리키네코: 함께 무대에 섰던 연결고리가 매드를 통해 멋지게 변하고 있는 것 같다. 직접 공연을 기획하고 재미있게 해볼 수 있다는 용기도 준 프로젝트다.
모호: 편하게 열심히, 이런 이상한 조합이 아무렇지 않게 이뤄질 수 있는 곳?
이호: ‘심수봉 디너쇼’처럼, 혹은 명절처럼 돌아오는 연중행사랄까. 각각의 음악활동과 부캐활동으로 숨차게 바쁘지만 이 기획을 통해 ‘이상하고 아름다운', 좀 더 과감한 공연과 음악을 만들어보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