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렁겐, 송은지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시와, 사비나 (사비나 & 드론즈), 지현 모두가 '함께'라서 더욱 소중한 감사의 음악!
어느새, 한국 인디 일렉트로닉 음악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혼성 일렉트로닉 듀오 '투명'의 미니앨범 [With...]
- With? - 물렁곈, 송은지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시와, 사비나 (사비나& 드론즈), 지현. 묘한 조합의 이 다섯 이름은 국내 인디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만한, 어쩌면 이미 많이 알고 있을 수도 있는 이름들이자, 이 앨범에 실린 트랙 순서로 나열한 참여 뮤지션들의 이름들이기도해요. 이 이야기는 무슨 '인디 여성 보컬 베스트' 같은 컴필레이션 음반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한글로는 '투명', 영문으로는 'Twomyung'이라는 이름을 가진, 많이 들어본듯 하면서도 조금은 희미한 이미지를 가진 일렉트로닉 듀오 '투명'의 미니앨범 [With...]의 이야기에요.
- 5 - 앨범은 참여 뮤지션 수만큼, 총 5곡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첫 곡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였던 탑 밴드에서 결승까지 올라가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밴드 'Poe'의 보컬이자 올해 초 'Psychedelik'이라는 제목의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평단과 대중에게 호평을 받고있는 물렁곈 (Moollonkyen)과 함께한 "한발짝". 봄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내용을 가진 상큼한 곡으로, 황신혜 밴드와 Omega 3의 멤버이자 건반 세션의 스페셜리스트, 최근에는 영화와 드라마 음악으로도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고경천 님의 건반연주와 스트링 편곡으로 더욱 드라마틱한 곡이 되었어요.
두 번째 곡은 최근 5집 [Slow Diving Table] 로 돌아온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보컬인 송은지와 함께한 "바다".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음악에서처럼 어쿠스틱하고 따뜻한 분위기에 딱 어울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우리가 함께 할 여름의 시원한 바다 그대로를 전하고 있어요. 덤으로 사비나 & 드론즈와 하이미스터메모리의 기타리스트인 조용민 님의 어쿠스틱 기타 루프가 따뜻함을 더하고 있어서 더 따뜻해진 곡이에요.
세 번째 곡은 대표적인 인디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성장한 시와 (SIWA)와 함께한 "잘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슬픈 곡이자 어쩌면 투명의 첫 번째 발라드가 될 곡으로, 이별에 대한 진지한 시선을 담은 가사와 시와의 담담하지만 사려 깊은 목소리가 우리 마음속의 울림을 증폭하고 있어요. 시와 본인도 녹음하면서 계속 눈물을 흘려 힘들게 녹음한 만큼 소중한 곡이라고 해요.
네 번째 곡은 투명의 두 멤버가 베이스와 디제이로 참여하고 있는 사비나 & 드론즈의 보컬 사비나와 함께한 "BLOSSOM SHOWER"라는 곡으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기도 해요. 수록곡 중 유일하게 투명이 만든 반주에 사비나가 즉석으로 멜로디를 입혀서 만든 곡으로, 커피 꽃이 피는 시기에 한바탕 시원하게 쏟아지는 비를 지칭하는 'blossom shower'가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듯한 경험을 선사해요.
마지막 곡은 최근 영화 'Over The Lezbow'의 OST로 영화 음악에까지 활동반경을 넓힌 페미니스트 뮤지션 지현이 코러스를 담당한 "나는 노르웨이로 간다". 투명이 이상향으로 꿈꾸는 노르웨이로 가겠다는 내용을 담은 곡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투명다운 곡이에요. 그래서인지 투명의 공연 때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해요.
- With! - 다섯 잎의 커피꽃잎, 다섯 명의 여성보컬. 투명은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향기롭고 순수한 커피꽃잎이 정성을 기울여 다시 태어난 커피가 되고, 진한 커피 향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느낌을 넣고 싶었어.' 누군가에게 바치는 곡들로 이루어진 1집 [For...], 서로간의 관계에 대한 1.5집 [Between...]을 지나, '함께'라는 의미 자체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이번 앨범 [With...]까지 투명의 시선은 사람을 향하고 있어요. 바로 그 시선이 기계음들로 가득 찬 일렉트로닉 음악이지만 너무도 따뜻하고 아름다울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해요. 너무도 다른 개성을 가진 다섯 명의 여성 보컬리스트와 함께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함께라도 외로운 우리. 그만큼 투명의 음악이 더 소중해지는 순간. With...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