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에 빛나는 총탄으로 이제 고인 눈물을 닦아 다오 마침내 올려질 승리에 깃발 힘차게 펄럭여 다오 꽃무더기 뿌려논 동지의 길을 피비린 전사에 못다한 길을 내 다시 살아 온데도 그 길 가리라 그 길 가다 피눈물 고여 바다 된데도 싸우는 전사에 오늘 있는한 피눈물 갈라 흐르는 내 길을 가리라 동지여 그대가 보낸 오늘 하루가 어제 내가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 동지여 그대가 보낸 오늘 하루가 내가 그토록 투쟁하고 싶었던 내일 복수에 빛나는 총탄으로 이제 고인 눈물을 닦아 다오 마침내 올려질 승리에 깃발 힘차게 펄럭여다오
수백개의 명함을 읽으며 일일이 얼굴들을 기억할 순 없지 우리에겐 그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니까 한두시간 차이로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생각할 정도로 우리에겐 그만큼의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니까 굳게 뚜껑이 닫힌 만년필처럼 서로에게 필요한 말만 던지고 십년이 지난 드라마처럼 어째든 우리는 살아가니까
멘트) 각자의 가치는 포켓 속의 동전들처럼 언제가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사무적인 착상에 단순한 집착만을 요구받으며 고도의 물질문명의 지배를 받으며 어째든 우리는 살아가니까
주름진 어머니 얼굴에 가슴을 메어지고 세상에 드리운 더러움에 역겨움이 가득하고 사라진 이웃의 미소엔 근심이 드리우고 더럽게 날세운 이 세상에 푸념마저 두렵구나 그러나 이대로는 무너질 수 없어 더이상 한숨은 그만 이제는 일어설 우리의 마음이 남았을 뿐이야 더이상 물러설 수 없어
파란불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사람들 물샐틈 없는 인파로 가득찬 땀냄새 가득한 거리여 어느새 정든 추억의 거리여 어느 핏발솟은 리어카꾼의 험상궂은 욕설도 어느 맹인부부가수의 노래도 희미한 백열등 밑으로 어느새 물든 노을의 거리여 뿌연 헤드라이트 불빛에 덮쳐오는 가난의 풍경 술렁이던 한낮의 뜨겁던 흔적도 어느새 텅빈 거리여 칠흙같은 밤 쓸쓸한 청계천 8가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워~워~ 비참한 우리 가난한 사랑을 위하여 끈질긴 우리의 삶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