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체구에 걸맞지 않은 폭발적인 음폭을 자랑하는 성량과 당당함에서 더욱 더 가치를 돋보이는 가수 리아. 그녀는 다섯살 때 산악인인 아버지를 따라 인도로 건너가 그곳에서 성장했다. 뉴델리와 카트만두 등지에서 이국적인 문화 속에서 감수성 예민한 어린 시절을 지낸 그녀는 자신의 나이 10살이 되던 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특이한 유년의 기억을 지녔다..
중학교 재학시절에 미국의 포크 가수인 ‘사이먼 & 가펑클’의 음악을 듣고 가수로서의 꿈을 가지게 된 그녀는 동명여자고등학교 1학년때 통기타 써클에 가입해 아마츄어 음악활동을 시작한다. 가수로서의 꿈을 키워온 리아에게 당시 인기 있었던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들은 그녀의 18번 애창곡이었고, 급기야 MBC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 의 한 코너에사 , 전화로 휘트니 휴스턴의 대표곡인 ' I'll always love you'를 부르게 된다. 여기서 1등을 차지해 자신의 가창력을 뽐내는 기회를 가지기도 한다. 단순한 출연으로 머물수도 있었던 라디오 방송국 참여는 연말 결선에서 대상을 받는 결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런 특이한 여고시절의 기억을 지닌 리아는 집안 어른의 반대로 가수로서의 꿈을 대학합격 이후로 연기한다. 하지만 1996년, 원하는 대학에서 노래하는 꿈은 실현되지 못하게 된다. 재수생활 중 EBS TV 프로그램인 '아름다운 세상 커다란 꿈'에 출연해 라디오에 이어서 TV에서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 TV 출연은 그녀가 꿈꿔온 가수로서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실마리로 작용한다. 그녀의 노래부르는 모습을 우연히 본 매니저 눈에 띈 것, 리아는 오디션도 없이 가수로 발탁되고, 데뷔하기도 전에 박정운, 이은미 등 선배가수들의 콘서트에 게스트로 출연하며 이렇게 노래 잘하는 이름없는 가수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공연을 통해 인지도를 조금씩 높혀간 리아는 1997년 자신의 1집 '다이어리'를 발표하면서 정식으로 가요계에 데뷔한다. 첫 앨범 '다이어리'는 그녀가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동안 써 온 일기를 바탕으로 직접 가사를 썼고, 그녀의 음악적 특성을 잘 살려낼 수 있는 록을 중심으로 다른 장르를 포함해 독특한 느낌을 주는 앨범. 이와 함께 까까머리에 가까운 커트머리와 특이한 의상 등은 그녀를 개성있는 가수로 성장시키기에 부족함 없었다. 1집 앨범에서 눈에 띄는 뮤직비디오와 외모로 인기를 모은 “개성”과 뒤이은 “유토피아” , 러시아 민요의 독특한 맛이 느껴지는 “4가지 하고 싶은 말” 등이 연이어 히트되면서 리아는 1997년 최고의 신인여자가수로 떠오른다.
이런 1집의 인기와 라이브 무대를 통한 무리한 활동 때문에 ‘성대결절’이라는 위기까지 겪어야 했지만 해가 가기도 전에 2집 '개똥철학'을 발표, 예전과는 다른 정숙한 모습을 보여준다. 손무현의 손을 거친 2집은 1집과는 달리 보다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는데, 포크, 클래식, 펑크, 블루스를 적절히 섞은 리아만의 록을 보여준다. 2집에서도 역시 라이브에 강한 리아의 모습이 빛을 발한다.
다음해인 1998년 이전의 강력한 창법과는 달리 보다 부드럽고 성숙된 모습을 선보이며 3집 ‘요조숙녀’를 발표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건재함을 이어간다. 이전과는 달리 좀 더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입은 채, 변화된 외모로 선보인 3집은 서글픈 정서를 잘 노래 “눈물”은 상당한 인기를 모으면서 그녀의 변화에 팬들의 사랑이 다시 모이면서 자신의 위치를 한번 더 확인한다.
나름대로 순탄한 가수생활에 위기가 찾아온 건 1999년, '매니저와의 전속계약을 취소하고 공연기획사로부터 수익금을 받아내기 위해 폭력배를 동원한 혐의'라는 사건으로 신문 지면과 뉴스에 리아의 이름이 오르내렸고 팬들의 많은 관심과 의혹 속에 수사를 받는다. 이 사건으로 당분간 활동이 힘들어진 리아는 가수 활동 자체가 불투명해지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1999년에 발표한 4집 앨범은 팬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만다. 이런 수렁은 2000년, 보다 성숙해진 모습으로 적극적으로 4집을 다시 4.5집으로 재발매하며 활동했지만 재기에는 성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작은 외모, 톡특한 음악색, 강력한 노래로 기억되는 리아는 90년대 댄스 중심의 가요계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 기억될만한 여성가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