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대

해지는 석양녘 소슬한 바람소리 오늘도 님 기리며 탑 도는 아낙네여 흰적삼 하늘거려~
어린듯 탑을 돌고 한 구 또 한구비 돌때마다 맺히는 이슬방울
어허야 강가디야 어허야 강가디야 어허야 강가디야 어허야 어허어허 손끝에 잡히는 아득한 염원의 기나긴 바램은 하늘에 이를듯 어둠을 헤치며 탑 도는 아낙네 탑머리 저 넘어에 소쩍새 울고 간다

예쁜 소녀 찾아와 나를 찾거들랑
멀리멀리 떠났다고 이말만 전해주오
눈물 흘리거든 나도 울었다고 이 말만 전해주오
남겨논 말 없었냐고 물어 보거들랑
아무말도 안했다고 이말만 전해주오

밀리고 밀리고 또 밀리고 간다 울면서 가는가 아무말도 말자 쌓였던 정일랑 모아 몰래감추고 발길이 닿는데 모두 모여 가보자
후렴 다정을 그려보던 날 사랑을 훔쳐보던 날 그러나 다정은 멀어져 사랑은 떠나버려
외로운 마음으로 서글픈 마음으로 세월아 젊음아 더간다고 하지마 밀리고 밀리고 또 밀리고 간다 울면서 가는가 아무말도 말자

하늘을 향해 불쑥 솟아 오른 거대한 돌덩이
이름 모를 석공의 땀과 눈물이
흘러내리듯 은은한 너의 모습 은은한 너의 모습

바람이 놀다간 바람이 놀다간 너의 가슴 속에
석공의 땀이 어린 석공의 손때 묻은 정과
쇠망치 소리가 들려온다

바람불던 어느날 당신곁을 떠나왔오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는지 당신곁을 떠나온뒤 난 알았어요 사랑이 중한것을 이제 난 알았어요 수많은 밤들을 후회하며 당신 생각했지요
당신 생각을

비야 비야 비야 오지 말아라
우리 언니 시집간단다.
비야 비야 비야 오지 말아라.
장마비야 오지 말아라
꽃가마에 비 뿌리고
단홍치마 얼룩진다

연지 곤지 예쁜 얼굴
빗물로 다 젖는다.
연지 곤지 예쁜 얼굴
빗물로 다 젖는다.

( 간 주 )
비야 비야 비야 오지 말아라
우리 누나 시집간단다.
비야 비야 비야 오지 말아라.
소나기야 오지 말아라
꽃가마에 비 뿌리고
단홍치마 얼룩진다

연지 곤지 예쁜 얼굴
빗물로 다 젖는다.
연지 곤지 예쁜 얼굴
빗물로 다 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