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두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거야 나두야 간다 아득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거냐 안개같이 물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뫼뿌리 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는 이도 못 잊는 마음 쫓겨가는 마음인들 무엇이 다를거냐 돌아다 보는 구름에는 바람이 희살짖는다 앞대일 언덕인들 아! 미련이나 있을거냐
나는 세상에 즐거움 모르는 바람이로라 너울거리는 나비와 꽃잎사이로 속살거리는 입술과 입술사이로 거저 불어지나는 마음없는 바람이로다 나는 세상에 즐거움 모르는 바람이로라 누른 이삭은 고개 숙이어 가지런하고 발간 사과는 산 기슭을 단장한 곳에 한숨같이 움겨가는 얻음없는 바람이로라 나는 세상에 즐거움 모르는 바람이로라 잎벗은 가지는 소리없이 떨어울고 검은 가마귀 넘는 해를 마지 지우는제 자최없이 걸어가는 느낌없는 바람이로라 아! 세상에 마음끌리는 곳 없는 호올로 이러나 다스사로 사라지는 즐거움 모르는 바람이로라
꽃이 지누나 기다려도 무심한 봄날 봄이 무거워 꽃이 지누나 진관사 가는 언덕 훨훨 날리는 꽃 꽃은 피어도 님 없는 봄날 꽃이 지누나 봄이 무거워 봄이 지누나 세상에 한번 피어 가는 날까지 소리없는 자리 님 그리다 마는 자리 하늘이 넓어 산이 깊어 가지에 피어도 피다지는 마음은 내 여기 마음 꽃이 지누나 진관사 깊은 골에 봄이 무거워 봄이 지누나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천둥은 먹구름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머언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이 오지 않았나보다
(간주중) 산산이 부서질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죽을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한마디를 끝끝내 마저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했던 그 사람이여 사랑했던 그 사람이여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켜가지만 하늘과 땅사이가 너무넓구나 하늘과 땅사이가 너무넓구나 선채로 이자리에 돌이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했던 그 사람이여 사랑했던 그 사람이여 저녁하늘 산 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에 무리도 슬피운다 덜어저 나가 않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 이름 부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