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모리) 이 때어 심봉사가 황성 천 리를 올라간다. 갓 벗어서서 들어메고 못 벗어서서 짊어지고 열 두마두 소상반죽 한 허리를 갈라 집고 "어이 가리너. 어이 갈까. 황성 천 리를 어이 가리. 오날은 가다가 워디 가서 자고 가며 내일은 가다가 어디 자리. 조자룡의 원강허든 청축마 나 있거 드면, 이제라도 가련마는 연약헌 내 다리로 몇 날을 걸어 가잔 말이냐" 그렁저렁 올라갈 저, 산천으 각 새들은 심봉사를 비향 하여 지지 앉어 울음을 우니 "묻노라 각 새들 아. 너희들은 타고 난 울음이지만 심학교 깊 은 설움을 어느 뉘게다 하소를 헐꺼나."
(중모리) 청산얼 가만히 바라보니 청산은 암암허고 백화는 적적헌디 전전반칙 잠을 못들어 여간한 등목 불면 한양 낭군이 그리워라. "무정허여 아주 잊고 일장수서를 못허신가. 뉘연고염을 듣고 영 이별이 되았는가. 운종룡 풍종호라 용 가는 디 구름이 가고 범 가는 디 바람이 가건마는 님 계신 곳 못가는고, 어느 때나 님을 만나 기루든 회포를 풀어보리, 갈까보다. 갈까보다. 님을 따라서 갈까보다. 못보아서 병이 되고 못잊어 원수로다. 하날이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으되 일년일도 보건마는 우리 님 계신 곳언 무신 물이 막혔간디 왜 이리 못보난고."
(진양조) 만정월색은 무심히 방어 들어 적은 닷이 비춰 있고 홀로 앉어 우난 말이 "천지만물 삼길 적에 뜻 "정"자를 내였거던 이별 "별"자를 말거나 그 두 글자 내든 사람은 날과 백년 원수로구나. 도련님이 가실 적으 지어주고 가신 가사 거문고에 올려 타니. 탈 적마두 한이 깊어 잠을 맺지 못하고 앉어 눈물 먼저 떨어지니 수삼년 구곡간장 심화에가 다 녹으니, 나머지 한 구부가 마저 끊쳐 없겄구나. 보이나니 하날이요 들리나니 새소리로구나. 낮이면 꾀꼬리 밤이면 두견이 서로 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