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기를 걷어낸 담백한 솔 사운드에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얹고,여기에 힙합과 블루스 등의 감각을 덧댄 ‘어쿠스틱 솔’로 주목받았던 흑인 여성 뮤지션 인디아 아리. 2001년의 데뷔 음반 ‘Acoustic Soul’은 무려 200만 장이 팔려나갔고 그의 매혹적인 중저음에는 흑인 포크 가수 트레이시 채프먼에 빗대 ‘솔계의 트레이시 채프먼’이란 찬사가 쏟아졌다. 게다가 제44회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무려 7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런데 정작 그래미의 승자는 무려 다섯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앨리샤 키스였고,그가 신데렐라로 집중 조명을 받는 동안 단 한 개의 상도 받지 못한 인디아 아리는 눈물을 삼키며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하지만 이런 참담한 패배는 그를 좌절시키기는커녕 더욱 강하게 담금질해 ...
인디아 아리에(India Arie)의 두번째 음반은 짧은 연주곡 <Growth(성숙)>으로 시작된다. 이후에도 ‘사소한 것들(Little things)’, ‘치유(Healing)’, ‘겸허(Gratitude)’와 같은 곡들이 이어지며 새삼 작년 그래미 시상식에서의 아픔을 상기시킨다. 아무리 [Acoustic Soul]에 대해 “내가 그런 앨범을 만들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고 말할 줄 아는 ‘애어른’인 그녀라지만, 적잖은 아픔과 상실감이 있었으리라. 그래, 그래서 그녀의 2집은 알리샤 키스(Alicia Keys)처럼 ‘타협’한 음악으로 채워졌을까? 전혀. 오히려 그녀는 수록곡들 제목에서 보듯 ‘사소한 것들’에 관심을 기울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숙’했고, ‘진실’과 ‘겸허’를 강조하며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