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sick>을 마무리하며
Page 1 [그리움]
한 해가 또 저물어가고 바뀐 환경은 점점 더 자리를 잡습니다. 각자의 속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장 빠른 속력이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나는 정지한 것처럼 느껴지는 무언가를 항상 갈망해 왔습니다. 마치 수백 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는 거대한 나무와 같은 것에 진정한 가치를 느꼈습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나는 다양한 말들을 스펀지처럼 흡수했습니다. 때로는 모순되는 말들도 수용했습니다. 그렇게 군말 없이 깎여졌으면 예쁜 공이라도 되었으련만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과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행동은 점점 애매해졌고 판단력은 흐려져 결국 남의 의견이 내 의견이 되어갔습니다. 그런 오랜 방황 속에서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나의 그리움은 복잡합니다. 때묻지 않은 시절의 가치관, 현실과는 동떨어진 철없는 다짐, 내 인생에서 가장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람.
이제 와서야 어떻게 나서야 할지 방향을 조금 알겠는데, 현재 나의 상태는 이러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 감정을 어떻게 해서든 벗어나려고 하는 중입니다.
Page 2 [벗어나고 싶은 마음]
그들은 내 기분이 어떠하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결국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외면하는 것입니다. 사실은 나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필요에 맞지 않으면 그저 화면을 넘겨버립니다. 어떠한 감정도 없습니다. 단지 눈과 귀에 걸리지 않았을 뿐입니다.
이런 곳에서 나의 상태는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나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기분을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울든지 웃든지, 누구와 무엇을 하든지 상관없습니다. 그저 다시 원래의 나로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 어떤 행동이든 다 괜찮다고 했습니다.
나는 우선 잘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일시적이지만 강렬한 자극에 의존하면서 또 기대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나는 점점 몽상가처럼 되어갑니다. 현실을 외면하는 시간이 더 많아집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중력에 붙잡혀 있습니다. 그게 참 감사하지만, 감사하지 않습니다.
나는 오늘도 눈과 귀를 닫고 여태 느껴왔던 것들을 왜곡하며 미소를 머금고 있습니다. 상처가 상처로 보이지 않게 열심히 꾸몄습니다. 유쾌하게 보일 수만 있다면 웃을 수 있습니다.
결국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나의 상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원래의 나‘라는 것은 사실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 지금이 나입니다. 우리가 정말 도망치고 싶은 것은 나의 상태가 아니라, 괜찮다고 말해야만 하는 환경이 아닐까요? 우선 나는 그곳에서 도망치기로 했습니다.
Page 3 [후회와 추억]
사실 나는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전에 방황했던 흔적들이 몸 곳곳에 남아있어 결과를 어렴풋이 예상합니다. 그래도 아직은 좀 더 그리워하며 후회하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느낌은 그저 그들의 몫으로 두고 나는 내 감정이 추억으로 변할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이 긴 여정의 끝이 어디인지는 모릅니다. 한 번의 도착 후에도 마침표를 찍을 수 없었습니다. 늘 새로운 아쉬움이 찾아와 그렇게 이곳은 또 나의 중간 지점이 되었습니다.
사람의 가치는 대체 불가능함에서 옵니다. 쌓인 경험은 우리 각자를 독특하게 만듭니다. 나에게 이 그리움은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과정일 겁니다. 순수함을 여전히 동경합니다만 이젠 지금의 나를 좀 더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어릴 적 나는 어머니의 기도와 아버지의 땀으로 사랑의 표현을 배웠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여러 사랑을 표현하고 있지만 적어도 나의 유토피아는 그런 사랑이 완성 시킬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내 상태를 말하는 이유는 결국 솔직해지고 싶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순수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고, 노래하고 싶습니다. 그리움이 여전히 있지만, 그리움에 지치고 싶지 않습니다. 나의 앞으로의 표현을 당신이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속마음은 결국 가사가 됩니다. 마음속에 없는 것은 쓸 수 없습니다. 나는 앞으로도 나를 투영할 것입니다. 그 음악이 온전히 당신의 감정에 닿아 증폭되기를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