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고한 메틀의 뿌리와 전통성을 지켜내며 은빛산을 넘는 2번째 앨범
경력 4년의,한국을 대표하는 메틀밴드, 국내 헤비메틀 음악정착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여타 그룹들보다 가장 기대되는 그룹으로서 확실한 성장을 다져온 시나위. 이게 그들의 롱런을 위한 두 번째 앨범 'DOWN & UP'의 레코딩은 6개월 이상 소요한 하드 트레이닝과 작품구상의 세심한 접근력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주며 출반됐다.
금번 앨범은 앞으로 1년 이상의 장기 순회 공연(전국 투어 라이브 콘서트)으로 면밀히 소개 될 것이며 완변함을 추구하는 이들의 음악은 우리모두 가슴과 열정을 들뜨게 하며 국내 메틀그룹 생성에 기폭제가 될 것임을 믿는다.
한구에 헤비메틀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72년초 뉴옥의 블루 외스터 컬트(Blue Oyster Cult)그룹의 음악성을 평하는 자리에서 였다. 그러나 훨씬 이전의 60년대부터 크림이나 지미 헨드릭스에 의해 헤비메틀로 이어지는 하드록이 생성되었고 레드 제플린이나 딮퍼플,그렌드 펑크,레일로드 등이 그 바톤을 이어받아 60년대 말과 70년내 초로 이어지는 록의 르네상스 시대를 개척했다.
록큰롤의 시작과 함께 하드록으로 변모하면서 전개된 헤비메틀은 가사보다 연주에 몰두하는 음악이기에 록이 추구하는 가장 완벽한 상태를 이루어냈고 또한 전설적인 록 아티스트들의 실황공연은 많은 업적을 남겼으며 특히 악기의 발전에 지대한 영햐을 끼쳤다.
그러나 현대문명이 낳은 전자악기의 다양한 사운드에서의 괴이한 음색, 전위적인 옷차림, 상상을 초월한 환상적인 무대, 외설스런 언어표현등 부정적인 정신폭력이 음악을 통해 외부로 분출 될것이라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속단에 의해 애초부터 헤비메틀이라는 장르는 국내 상륙이 어려웠었다.
이러한 불모지에도 거전한 이상과 열정을 가지고 헤비메틀의 리듬테마와 코드스케일만을 도입 우리의 것에 접목시키려는 집념어린 싱싱한 젊은이들이 있었다. 그러나 몇 안되는 대부분의 국내 그룹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악상발상의 영감력 미비, 화려한 사운드를 구사할 실력, 각 파트의 기능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 시켰고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 보컬리스트에 비해서 성량이라든지 음색같은 것이 뒤지기도 했지만 우리의 언어자체가 헤비메틀 창법과 잘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보컬리스트들은 그나마 갖고있는 실력을 발휘하는데도 큰 힘이 드는 것이다.
이러한 제약이라든지 몸에 벤 스테이지 메너,작품의 헤비메틀화등 많은 난관을 극복하기에 고심하는 그룹들 속에서 시나위는 이러한 많은 문제와 고충의 과정을 겪으며 각고의 노력끝에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으로 있던 김종서를 영입 메틀의 큰 나관이었던 보컬을 이 소리꾼으로 인해 해소하면서 편곡의 대위법과 리듬 테마설정을 우리 고유의 가락과 접목시키는 획기적인 작업을 통해 완벽한 사운드를 구사 우리 가요의 메틀화에 진일보를 내딛으며 멤버각자의 탁월한 음악성과 오랜 트레이닝 끝에 자져진 팀훡으로 새롭게 탄생된 것이 "시나위"라는, 장인의식으로 무장된 네명의 성난 무법자인 것이다.
시나위! 그 어원은 국악에서의 즉흥연주, 혹은 승무에서 한과 혼이 깃들인 살풀이 라는 민족의 샤머니즘을 연상케하는 뜻으로서, 이들의 신들린 연주와 격정적인 율동, 우리 고유의 창과 비슷한 음색등은 이들의 친구이자 꿈의 세계인 메틀의 음악세계와 일치되는 것으로 이러한 이름의 국내 헤비메틀 그룹 "시나위"는 활발한 라이브 활동으로 팬들을 열광케 할것이며 바야흐로 메틀붐을 조성하고 2000년을 향한 대단원의 막을 올린 것이다.
눈부신 강을 건너기 위한 발걸음은 이미 이들에 의해 시작되었고, 이제 이들은 헤비메틀 부흥의 선봉에서 유수한 세계 아티스트들과 함께할 수 있는 뮤지션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메틀 특공대의, 은빛산을 향한 진군을 소리없는 성원으로 지켜본다.
팝스 플래너 김방섭
메틀 특공대 시나위
□ 명반 "DOWN & UP"
80년대의 헤비메틀 명반 "DOWN & UP" 필자가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시나위가 헤비메틀 본질 그 자체라는 것이다.
멤버들의 나이가 어려서도 아니요, 뭘 몰라서도 아니요, 이들은 그저 헤비메틀을 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제멋에 기르는 머리칼 하며 투박한 가죽옷과 예의 범절도 모르는 무법자 같은 행동거지가 영 마음에 내키지 않는 그런 몰골이다.
게다가 밥먹듯 헤치우는 멤버교체는 남에 말에 왈왈대기 좋아하는 이 바닥의 꾼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구설수가 되었고, 당연한 구절이지만 바야흐로 헤체설이 난무하게 되고 종당에 가서는 '시나위의 음악은 끝' 이라는 평론가들의 허풍까지 나오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이쯤되면 시나위도 웬만큼은 들먹거릴 텐데 웬걸, 꿈뻑꿈뻑하는 눈으로 재미있다는 듯이 구경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이 친구들 구제불능이 아닌가. 그런데 그게 정말 "아니 올시다"가 된 사건이 생기고 말았다. 아직도 "대철아", "종서야", "민기야", "기영아"하고 귀엽게 부르고 싶은 이 친구들이 대형사고를 내고 만 것이다.
솔직히 말하건데 지난해 이맘때 시나위 데뷔앨범에 뒤통수를 얻어맞아 시큰거리는 콧 등을 어루만지며 해설지를 쓸때의 감동은 다시 못올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믹싱은 덜 됬지만 해설지를 부탁한다며 녹음된 테입을 건네 받을 때는 불안과 기대가 교차 되었고 '설마'까지 덤으로 받았는데 이 '설마'가 결국 사람을 사로 잡았고 또 한 번 꼭두새벽부터 M-60 기관총의 화약 내음을 맡으며 원고지와 씨름을 하게된 것이다.
각설하고 이번 시나위의 2집은 팝이나 포크, 블루스 등 장르를 불문하고 국내 앨범 가운데서 80년대의 명반으로 꼽힐만한 수작이라 볼 수 있다.
기타리스트 신대철은 이 앨범에서 자신의 분신인 B.C Rich를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경지를 보여주었고 보컬리스트 김종서는 자신의 고유한 샤우트 창법을 각고의 노력 끝에 우리 것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김민기의 스틱 워크는 불과 몇 달 사이에 고난도의 테크닉을 컴퓨터처럼 처리하는 놀라운 성장을 보여 주었고, 베이스 주자 강기영은 테크닉의 경지를 넘어서 자신의 색을 찾은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그가 만든 가사는 이들 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그의 분위기가 많이 배여 있음도 주시해 볼만한 특징이다.
또한 1집의 즉흥적으로 패기만을 갖고 녹음에 임한 것에 반해 이번 앨범은 시나위의 음악적 기량을 모처럼 여유있게 제대로 발휘한 작품이란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새로운 멤버들의 성숙된 호흡이 멤버교체의 불안감을 떨쳐 버렸고, 사운드 면에서나 시나위가 사운드의 분리와 조합에 눈을 떴다는 커다란 수확을 돋보인 작품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음악적 테마는 바로 이들의 음악이 끝없이 무한한 자유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테마는 바로 이들의 음악이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승화되었음을 의미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무한대의 자유(방종의 의미와는 다른)야 말로 오늘의 젊음에 대한 본질적인 성숙을 보여준 것이다.
LA풍의 뉴 메틀을 합성시킨 분위기의 이번 앨범의 수록곡을 살펴보자.
"새가 되어 가리"는 전형적인 뉴메틀풍으로 세련된 기타 코드윅과 드럼과 베이스의 콤비 플레이, 충격적인 보컬의 개성이 선보인다. 멜로딕한 뉴메틀 풍이지만 신비주의적 작품성이 엿보인다.
"마음의 춤"은 단순한 진행이지만 첨단미가 보이며 간단한 리듬 파트 진행과 프리 스타일의 기타윅이 조화된 작품. 인트로 부분과 중간 브리지의 웃음 소리가 별미,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을 내뱉은 가사가 그들에게 걸맞은 작품, 코믹하면서도 의미있는 개성이 있다.
연주곡인 "연착"은 신대철의 스피드한 플레이, 김민기의 화려한 드러밍, 강기영의 실험적인 연주가 잘 매치된 작품. 중간 베이스 라으트 헨드 플레이가 새롭고 독특하여 전 멤버들의 연주 실력이 돋보인다. 솔로테마 이후의 브리지 테마의 연결이 압권인데 도대체 이 파괴적인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들리는 노래"는 신대철의 어코스틱한 섬세함이 밝아오는 새벽을 연상케한다. 시작부터 끝까지 어코스틱 기타로 일관한 이곡은 김종서의 휠링 보컬과 시나위의 음악적인 성숙도가 옅보인 작품이다.
"빈하늘"은 헤비메틀의 전형으로 무거운 금속성의 리듬파트 플레이와 미친 듯이 울어대는 기타의 아밍 테크닉은 매우 감각적이다. 김종서의 보컬이 독특하며 역시 신비주의적 휠링 성향의 곡으로 이들이 신비주의적 성향이 짙다는 느낌을 받는다.
"밤하늘에 무엇이"는 LA메틀풍의 곡으로 기타와 보컬코러스가 매치되어 헤비메틀의 약점이 될 수 있는 단순함을 커버했다.
"시나위"는 휘몰아치는 치는 시나위의 사운드의 본질을 드러낸 곡. 특수한 라이트 헨드플레이를 시도한 기타 애드립 부분은 격정이 충만한 자신과 변화있는 개성이 좋다. 특히 이곡에서는 악절마다 절묘한 바이브 레이션을 거는 김종서의 보컬이 로버트 플랜트로 둔갑하는 재미가 일품이다.
"진실한 모습"은 스피드한 시나위의 플레이가 통렬한곡으로 각 멤버의 에너지가 한이 없는 것 같다. 인트로 부분과 중간 부분의 김민기의 드럼 테크닉은 그의 나이를 의심스럽게 한다.
"해저문 길에서"는 보컬의 마무리를 완벽히 처리한 곡으로 이 앨범의 음악성을 완성시킨 정점에 이른 수작이다. 앨범 머릿곡으로 시나위로는 보기 드물게 신디사이저의 코러스 효과를 삽입해 시나위 최고의 스케일을 보여준 곡인데 현재까지 발표한 시나위의 음악을 집대성 시킨 대작이다.
김종서는 이 작품에 와서 그의 보컬을 인정 받은 셈이고, 신대철의 기타도 최대의 노력을 경주한 작품으로 당분간은 이와같은 작품은 나오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내 록 음악 역사상 걸작으로 길이 남을 작품이 아닌가 싶다.
여러 가지 음악적 발전이 눈에 띈 앨범이지만 미사일로 등장한 김종서의 보컬과 분위기를 잡은 베이스의 강기영, 가장 많은 성장을 보여준 드럼의 김민기, 그리고 B.C.Rich를 제 살붙이로 만든 신대철, 무엇보다도 이들 모두가 자랑스러울 뿐이다.
앞서갈 수밖에 없는 메틀을 구사하며, 당분간 이들을 따라잡을 경쟁 상대가 없다는 점에서 시나위에게는 안일함이라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기는 하나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제 이들의 무대는 국내가 아닌 전 세계임을 직시하고 라우드 니스와 본 조비, 래트를 부술 중화기가 필요할 때인 만큼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배전의 노력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제 시나위는 전세계의 헤비메틀 전쟁터에 뛰어들어야 한다.
순수 한국산 TNT를 짊어지고 불길속에 빠져드는 메틀특공대 시나위의 장도를 지켜 볼 때다.
커버 컨셉션
□ 신선한 충격 "DOWN & UP"
이번 앨범의 커버 일러스트레이션은 아트디렉션을 맡은 디자이너 장재일의 작품으로 도통과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시나위의 고통과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시나위의 의지를 나타내는 동시에 기존의 진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메틀 특공대 시나위'를, 메틀이라는 음악의 분위기에 부합시켜 표현한 수작이다.
더욱이, 음반은 싱글임에도 불구하고 자켓을 더블로 만들어 시각적 이미지 전달을 위한 지면을 늘이는 등 디자인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시나위의 이번 앨범 "DOWN & UP"은 가히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1987년 6월 강정식(록음악 평론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