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 1집 ‘내가 배운게…’ - Remastered
- 대한민국 인디밴드 1세대의 자존심,
밴드 ‘마루’의 10주년 기념 1집 Remastered 앨범 전격 발매
1998년 윤도현이 작업에 참여하고, 솔직하고 거친 가사와 강렬한 사운드로 화제가 되었던, 밴드 ‘마루’의 1집 앨범 ‘내가 배운게’의 Remastered 앨범이 발매되었다. 크라잉 넛, 노 브레인 등과 함께 서울 홍대를 기점으로 한 대한민국 인디 락밴드 1세대를 이끌었던 밴드 마루, 2000년 2집 ‘Holic’을 마지막으로 사라져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던 밴드 마루가 1집 앨범의 사운드에 10년만의 새 옷을 입혀 돌아왔다.
인디라는 어구가 무색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었던 마루는 90년대 후반, 외환위기로 인한 취업난과 사회적 위기감속에서, 젊은이들의 답답한 마음을 대신하여 표출해 준 고마운 동지였으며, 기성세대의 획일적인 성공만능주의에 대한 반항심과, 이젠 할말은 하고 살자는 저항심을 겉으로 드러낸 자신감있는 친구였다.
이들의 1집 앨범이 사랑받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 그들만의 박력 있는 공연이었다. TV에서만 볼 수 있는 획일화된 모습의 연예인들과는 달리, 그들은 그들의 음악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길거리, 라이브 클럽, 축제 등을 가리지 않고 찾아 열창했다. 열정적이고 인디밴드 같지 않게 화려했던 그들의 무대매너 또한 유명했었는데, 당시 음악의 메카로 존재했던 대학로 ‘LIVE’ 홀의 콘서트 전회 매진 기록 등은 이들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고려대 선후배로 구성된 이들은 스쿨밴드 ‘무단외박’을 통해 모였다. 무역학과 출신인 보컬 오상우를 필두로, 수학과 졸업생인 Non, 환경공학도 윤영식은 밴드 KCUF를 결성, 홍대와 신촌의 클럽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이후, 베이시스트 정현도를 영입하여 ‘마루’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그 인지도를 굳히기에 이르렀다.
밴드 마루는 YB (당시 윤도현 밴드)와 함께 ‘뮤지컬 하드 락 카페’에 더블 캐스팅 되어 직접 연주와 노래를 들려주며 주연으로 열연했으며, 부산 락 페스티발, 소요 락 페스티발, 전국 30여개 대학 순회 공연 등을 통해 그 실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은미, 이현우, 시나위, 블랙홀, 안치환, 자우림, 윤도현 밴드의 무대에 함께 출연하는 등 실력있는 아티스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활동해 왔다.
전반적으로 거친 반항적 가사와 강력한 사운드를 보여주는 1집 앨범은 웅장한 드럼솔로와 함께 시작한다. 첫번째 트랙인 ‘상실의 나라’는 가식적으로 겉모습에 치중하는 연예인들과 과장과 거짓속의 정치인들에 대해 실랄하게 비판하며, 두번째 트랙인 ‘꿈깨’는 거꾸로 젊은이 자신들의 그릇된 생각과 고집에 대해 꼬집고 있다. 앨범의 유일한 부드러움을 느끼게 하는 ‘너와 함께 있으면 2 (사랑해져)’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부드러운 멜로디의 락 발라드로 표현하고 있고, 일곱번째 트랙 ‘어리버리’로 대충대충 살아가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 일침을 놓아준다. 마지막 트랙인 ‘집 잃은 친구에게’는 당시 외환위기 상황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앨범 요소요소에 숨어있는 윤도현의 목소리와, 윤도현 밴드의 전 기타리스트 유병렬의 연주를 찾아 듣는 감칠맛도 이 앨범이 선사하는 즐거움 중 하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