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인)와 노래(가수)의 이상적인 만남!!
시인과 가구, 작곡가가 함께 한 시노래 모임 '나팔꽃'의 BOOK-CD 2집 [제비꽃 편지]가 <현대문학북스>에서 출간되었다. BOOK-CD 1집 <아무도 슬프지 않도록> 이 국내 최초로 시와 노래의 접목이라는 새로운 시도에서 가능성을 엿보았다면, 이번에 출간된 <제비꽃 편지>는 시와 노래를 사랑하는 순수 매니아에서 그 영역을 넓혀 혼탁해진 대중가요의 급류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대중들의 몰개성화에 대한 작은 반기이며, 엔터테인먼트화된 한국의 음악시장에서 순수한 예술 정신을 복원하려는 독창적인 음악적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시와 노래가 애초에 그 탄생을 같이했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나팔꽃 BOOK-CD>가 이루워낸 성과는 작은 것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시는 문학의 범주에서 수동적인 입장을 취해왔고, 노래는 통속적인 연예사업의 일환으로 흘러가 그 사이에 불거진 괴리감은 좁히기 힘든 것이 되어버렸다. <나팔꽃>은 현학적 위치에 안거하려는 시를 끌어내리고, 대중 속에 파묻힌 노래를 끌어올려 이상적인 결합을 만들었다.
나팔꽃 BOOK-CD 2집 <제비꽃 편지>는 1집 때와 마찬가지로 책과 노래를 담은 CD가 함께 자리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형태면에서 더욱 개선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1집에서는 책과 함께 별도의 CD 케이스로 묶여 있었으나, 2집 <제비꽃 편지>는 책과 CD 가 한몸통안에 들어 있어 시와 노래의 만남이라는 필연성을 더욱 꾀하고 있다.
1집 때보다 부피를 많이 줄여서 더욱 날씬해진 BOOK 사이드는 무겁고 분석적인 내용보다는 대중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시와 노래 자체에 충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제비꽃 편지]는 안도현 시인을 특집으로 다루었다.
박남준 시인이 모악산방에서 보내온 <내가 만남 안도현>에는 전주의 작업실에서 포츠를 취한 안도현 시인의 사진과 한께 그의 인간적이고도 소박한 체취로 가득하다.
또한 안도현 시인이 끈 <나를 적시고 간 노래들, 그 연표>에서는 안도현 시인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기를 거치는 역사적인 사건과 그 사이에서 움튼 노래들이 추억의 사진첩처럼 진열되어 있다.
'우리들의 시와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오래 남아 사람들의 발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리고 <나팔꽃 편지>를 띄운 김용택 시인과 함께, 아동문학가 윤구병 씨가 <나팔꽃> 공연장의 객석에서 보내온 농촌스런 입담으로 버무러진 공연 관람기와 연극배우 윤석화 씨의 <나팔꽃>에 대한 깔끔한 단상들은 <나팔꽃>의 순수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나타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제비꽃 편지>의 CD에는 안도현의 시로 만든 노래 6곡과 정호승, 김용택, 도종환의 시 각각 2편을 노래로 만든 6곡, 유종화의 시로 만든 노래 1곡, 그리고 작곡가 김현성이 노랫말을 붙인 노래 1곡, 총 14곡이 담겨 있다. 특히 안치환이 부른 신곡 <철길>은 안도현의 시를 노랫말로 삼았다.
"<나팔꽃>은 주류 시장의 속 빈 강정 같은 떠들석함과 무관하게 자신만의 예술 정신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며 조용히 사람들을 시와 음악의 감동으로 끌어들이는 가장 창조적인 비주류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니필꽃>에서 한국 대중음악의 새로운 정신을 싹틔우고 열어갈 희망의 정신을 본다."
김창남 교수가 <한국의 대중음악과 나팔꽃>에서 밝힌 <나팔꽃>의 의의가 예사롭지 않은 것은 현대 한국 대중음악의 폐단이 위험수의를 넘어서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할 뿐더러, 이제 한국의 대중문화가 올바로 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문화적 대안이 필요함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문화적 대안의 시발점이자, 혹은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한 시와 노래의 종신을 가슴 깊은 곳에서 퍼올리는 두레박 역활을 하게 될 나팔꽃 BOOK-CD 2집 <제비꽃 편지>는 보다 활발하고 폭넓은 <나팔꽃>운동의 확산을 위한 불씨가 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