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너무 어리지만 않다면, 그리고 힙합음악을 어릴 적부터 즐겨왔다면, 나 역시 당신과 마찬가지로 듀스(DEUX)의 팬이었다. 듀스의 1집 테이프를 동네 레코드 가게에서 4,000원이 안 되는 가격에 구입해 틀어놓고 무턱대고 따라 부르기도 했고, 그들의 3집에 대한 혹평이 담긴 한 평론가의 글을 읽고는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광분(?)하기도 했다. <굴레를 벗어나> 활동 당시의 무대를 수십 차례 녹화해 놓은 비디오테이프도 내 방 구석 어딘가에 아마 살아 있을 것이다. 이렇듯 듀스는 그 시절 나의 음악적 감성을 지배했던 몇 안 되는 팀이었고, 그 중에서도 팀의 음악적 브레인인 이현도는 내게 선망의 대상 그 자체였다.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는 더 이상 그를 무한히 신뢰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