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앨범에서 이적은 모든 곡에 직접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고, 소규모의 밴드가 든든히 뒤를 받친다.
군더더기나 장식이 빠진, 정갈하고 소박한 음악을 통해 이적은 가장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건넨다. '노래'로 시작해서 '무대'로 끝나는 여러 곡들은 음악인으로써의 자신에 대한 고백, 삶을 돌아보는 깊은 성찰, 사랑을 향한 간절한 갈망 들을 담고 있다.
하나하나의 곡들은 "과연 '좋은 곡'이란 무엇인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줄 만큼 순도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자랑하며, 특유의 탁월한 언어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구어체의 가사들은 마음 깊은 곳을 울린다. 한층 풍부해진 보컬과 기타, 피아노 연주까지. 말 그대로 '이적의 모든 것'을 만끽할 수 있는 앨범이다.
수년간 호흡을 맞춘 연주자들과 함께 창조한 자연스러우면서도 명징한 어쿠스틱 사운드 또한 기념비적이다. 긱스 시절부터 함께한 이상민, 정재일, 감각적인 신예 기타리스트 임헌일, 그리고 이적이 만드는 ‘나무냄새 나는’ 사운드는 우리 음반의 프로듀싱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가할 만하다.
타이틀 곡 '다행이다'는 고단한 삶을 지탱해 주는 사랑에 온 마음으로 감사하는 노래다. 이적만이 쓸 수 있는 서정적인 가사와 곡이 어울려 첫 소절부터 심장을 붙잡는다.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뭉클 눈물짓게 하는 진솔한 보컬 또한 일품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랑 노래의 등장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만큼 신선하고 아름다운 노래다.
이적은 지난 10여 년간 우리 대중음악의 전위에 서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대중음악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는데 기여한 거장 중 한 명이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어깨에 힘을 빼고 편안한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그 감동은 여태껏 그가 발표한 어떤 앨범보다 충만하다. 어느 경지에 오른 우리 세대 대표 아티스트의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앨범을 놓쳐선 안 될 것 같다. .... ....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 결을 만질 수가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 보며 숨을 쉴 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 흘릴 수가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 게 지친 하루 살이와 고된 살아 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 걸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나눠 먹을 밥을 지을 수 있어서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저린 손을 잡아줄 수 있어서 그대를 안고서 되지 않는 위로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대라는 아름다운 세상이 여기 있어줘서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 게 지친 하루 살이와 고된 살아 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 걸 그대를 만나고 그대의 머릿결을 만질 수가 있어서
피곤하면 잠깐 쉬어가 갈 길은 아직 머니까 물이라도 한잔 마실까 우린 이미 오래 먼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니까 높은 산을 오르고 거친 강을 건너고 깊은 골짜기를 넘어서 생의 끝자락이 닿을 곳으로 오늘도 길을 잃은 때도 있었지 쓰러진 적도 있었지 그러던 때마다 서로 다가와 좁은 어깨라도 내주어 다시 무릎에 힘을 넣어 높은 산을 오르고 거친 강을 건너고 깊은 골짜기를 넘어서 생의 끝자락이 닿을 곳으로 오늘도 어느 곳에 있을까 그 어디로 향하는 걸까 누구에게 물어도 모른 채 다시 일어나 산을 오르고 강을 건너고 골짜기를 넘어서 생의 끝자락이 닿을 곳으로 오늘도
Flow to Japan 15th daySeoul, Korea NIKON | E3700 | 1sec | F2.8 | 5.4mm | ISO-200버스는 공항을 뒤로하고 달리기 시작한다.여행을 떠났던 길 그대로, 다시 합정역을 향한다. more.. NIKON | E3700 | 0ssec | F2.8 | 5.4mm | ISO-62벌써 어두워진 거리는 텅 빈 채로 나를 맞는다.몸을 움직여 지하철로 내려선다. NIKON | E3700 | 0ssec | F2......
고등학교 다닐 때 '나나~~ 나나 나나나나 나나' 하는 노래를 들었다. '이게 뭐지?' 하고 들었던 그 노래는 이적과 김진표의 패닉이라는 팀의 노래였다. 그렇게 알게 된 이적. 역시나 깊이 알고 듣지 않는 나의 음악적 성향 상 내가 아는 이적의 노래라고는 '왼손잡이'와 '달팽이' 정도. 그러다, 어딘가에서 결혼식 축가로 많이 불린다는 이 노래를 듣게 되었다. 김동률의 아이처럼과 함께 결혼식 축가 1, 2위를 다툰다는 이 노래를 이적이 반주를 공개해.....
0.음반사의 홍보문구(진정한 음악작가... 였던가 뭐였던가)와는 달리 이적의 전작인 패닉 4집은 상상력의 빈곤, 그리고 그것을 통속적인 은유와 겹겹이 쌓은 소리의 안일함으로 대충 넘기려 한, 일종의 '혐의가 짙은' 음반이었다. 패닉의 초반을 대변했던 '파격', '개성' 등이 그들 노래 제목처럼 눈 녹듯 날아간 이 범상한 가요앨범은, 간간이 아름다운 멜로디(<정류장>)와 인용을 동원한 상상력(<로시난테>) 등을 수혈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듯 했다. 하지만 주체와 객체가 사라진 모호한 메시지들은 인터넷 개인 블로그에 떠다니는 무의미한 문답들처럼 너무도 멀게만 들렸고, 편곡을 책임진 정재일의 무책임한 현악 도배는 한정된 악기로 최고의 개성을 뽑아내던 기존 이적 스타일에 대한, 명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