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술이 아니야’, ‘뭐라도 기억이 나야’ 등 남성들의 심금을 울린 바비빌, 5년만의 컴백!
-국내외 베테랑 연주자 참여: 마이크 얼드릿지, 바비 블랙, 리처드 전, 김규하, 루빈 등
-인기만발 남성 보컬리스트 대거 참여: 조태준, 조웅(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박세회(썬스트록), 이원열(원트릭포니스), 무중력소년, 서영호(원펀치) 등
-에드워드 호퍼의 '쏙독새들(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에 영감을 받은 박열의 '술부엉이들(술로 지새우는 사람들)'을 커버로 사용
[특이사항]
-무조건, 반드시 술 한잔 하시며 듣기를 추천합니다.
-남자들의 맨 정신이 뭐냐 분개하는 20-30대 차도녀들의 필청 앨범으로 추천합니다.
-이 앨범을 플레이 전 후에는 줄리아 하트, 가을방학 감상까지 조금 시간을 두시길 권장합니다.
-초도 한정! 앨범 구매 고객께 리얼 컨트리 라이프를 위한 바비빌 오프너(자석내장)를 증정합니다.
Bobbyville, Printed In Nashville, Korea
바비빌은 줄리아 하트, 가을방학 등으로 활동 중인 송라이터 정바비의 컨트리 프로젝트다. 바비빌은 2006년 [The Men Of The 3M]으로 데뷔하여 4인조 구성으로 컨트리의 서브 장르인 ‘베이커스 필드 사운드’를 한국형으로 재현하여 소개했다. 그간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도 잠재워진 내쉬빌 스피릿과 컨트리 뮤직에 대한 목마름을 호소하던 정바비가 드디어 바비빌의 부활을 선언했다.
Dr. Alcohol: 한국 컨트리계의 그랜드슬램 달성!
[Dr. Alcohol]은 바비빌의 두 번째 앨범이다. 본 작에는 홍키통크 리바이벌, 웨스턴 스윙과 같은 ‘하드코어 컨트리’와 함께 현재 미국 남부 젊은이들이 즐겨 듣는 ‘컨템포러리 컨트리’적인 요소를 대폭 도입했다. 또한 음악적인 색깔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국내외 다양한 스페셜리스트들이 연주를 담아냈다. 한국에서는 악기조차 구경하기 힘든 페달 스틸(Pedal Steel) 연주에 그래미상에 빛나는 팔순의 거장 마이크 얼드릿지(Mike Auldridge)와 캘리포니아 웨스턴 스윙 씬의 총아로 떠오른 새들 캣츠(The Saddle Cats)의 바비 블랙(Bobby Black)이 참여했다.
얼드릿지(트랙 3,6,9)가 블루그래스를 기반으로 한 따뜻하고 마일드한 감성을 표현한다면 블랙(트랙 5,8)의 페달 스틸은 스윙감 넘치는 남성적인 연주를 보여준다. 생동감 넘치는 피들 연주는 역시 새들 캣츠의 멤버, 리처드 전(Richard Chon / 트랙 1,3,4,7,10)의 솜씨다. 정바비는 샌프란시스코를 직접 방문하여 이들의 앨범 참여를 성사시켰다는 후문. 국내파로는 재즈와 블루스 등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치는 기타리스트인 김규하가 단연 눈에 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연주와 사운드적인 부분에 직접 참여하여 정바비와 공동 프로듀스를 맡기도 했다. 김규하의 밴드 ‘슈거 브라운(Sugar Brown)’의 데뷔작 역시 비트볼 뮤직에서 발매를 앞두고 있다.
21세기 유일의 국내파 컨트리 송라이터, 정바비의 발견.
타이틀곡 '술박사'는 그야말로 술에 의한, 술을 위한, 술의 송가로, 리드보컬로 참여한 조태준은 노래를 듣자마자 '딱 자기 얘기'라며 매우 흡족해했다고 한다. 1집에 수록된 ‘다시는 이원열과 마시지 않겠어’의 영광을 재현한 ‘스타벅스의 중심에서 오백 세 잔을 외치다’는 보컬 주역(정바비, 이원열, 박세회)들이 실제 스타벅스를 방문하여 찍은 커버 사진과 함께 9월 디지털 싱글로 선 공개되어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역시 8월 디지털 싱글로 공개된 ‘잡범’은 이별을 통보하는 사내의 정수리에 각성의 홍두깨를 내려치는 노래다. 착각에 빠진 남자의 시시껄렁한 가사를 특유의 아쟁 창법으로 소화한 인물은 이웃집 섹시 청년 이미지로 인기몰이 중인 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조웅이다. '나랑 사귀는 동안 소원했던 가족, 친구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으니 좋은 게 아니냐'며 너스레를 떠는 ‘좋은 의미에서 나쁜 남자’를 부른 이는 사흘 밥 안 먹고 담배 피다 나온 것 같은 목소리의 무중력소년이다. 거친 듯 여린 그의 허스키 보이스는 ‘짤막한 사랑’에서도 전화상담원의 '사랑합니다'를 듣고 무너지는 실연남의 심리에 현실성을 불어넣었다.
그 외에도 같이 쓰던 칫솔을 베어 물고 떠난 사랑을 회고하는 ‘치약의 맛’은 밴드 ‘원펀치’의 서영호가, ‘난 내가 네 애인인줄 알았어’, ‘케빈’에는 밴드 ‘썬스트록’의 박세회가 참여했다. 정바비의 보컬은 ‘평생 너만 사랑하고 싶어 (근데 잘 안 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줄리아하트, 가을방학에서 예쁜 남녀의 감성을 오가던 정바비는 바비빌의 작업에서는 하이퍼-리얼리즘적 작사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대한민국 남자로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일들을 해학적으로 풀어놓는다.
사실 정바비는 두주불사의 20대 시절을 보낸데다 숙취에 시달리던 일요일 낮이면 미군방송의 [컨트리 카운트다운]을 들으며 다시 술을 마실 수 있는 상태로 돌아오곤 했다고. 홍키통크의 세례를 받으며 소녀취향의 기타팝 보이에서 하드코어 컨트리맨으로 다시 태어난 그처럼 여러분도 이 음악에 빠지는 건 시간 문제일지도 모른다. 타협 없는 사운드의 문법과 100% 한글 가사. “K-Country”의 본격 개척자, 바비빌의 2집 [Dr. Alcohol]로 여러분의 컨트리 라이프를 시작해보시길.
[자매품]
*바비빌 - The Men Of The 3M (정규 1집 / 2006)
이정명, 김초이에 이은 대한민국 컨츄리 앨범의 등장! 술과 사랑, 일상에 얽힌 이야기를 적나라한 가사로 노래하는 정통컨츄리스피릿 350퍼센트 바비빌의 데뷔앨범!
Tracklist 01. 축구 봤냐? 02. 그녀는 감옥 (나는 죄수) 03. 목만 축인다더니 04. 다시는 이원열과 마시지 않겠어 05. 금연파괴범 06. 망신살 07. 뭐라도 기억이 나야 08. 428km 09. 맥주는 술이 아니야 10. 알콜로 얼룩진 성탄절 <가라오케 버전> 11. 그녀는 감옥 (나는 죄수) 12. 다시는 이원열과 마시지 않겠어 13. 맥주는 술이 아니야
[안줏거리]
10. 23 일 1:50pm Grand Mint Festival @ 올림픽공원 Cafe Blossom House
10. 28 금 8pm 바비빌, 미미시스터즈, 아는 사람 @인디팬
10. 30 일 8pm 정바비의 신보청취회 바비빌 편 (청취회, 미니라이브, 뮤지션 뒷풀이 포함) @ 스트레인지프룻
11. 12 토 8pm 공중캠프 8주년 기념파티 w/바비빌, 인민도루, 빅베이비드라이버, 트램폴린 @ 공중캠프
[정바비의 컨트리 뮤직 에세이]
‘컨트리 음악’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릴 노래가 뭘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요즘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나 캐리 언더우드(Carrie Underwood)처럼 팝아이돌 뺨치는 신예 컨트리 스타들의 활약도 대단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존 덴버(John Denver)의 ‘Take Me Home Country Road’ 정도가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요? 청명한 자연을 예찬하는 푸근한 어쿠스틱 사운드. 그런데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존 덴버의 노래는 좀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에 나는 일곱 살이었죠. 아빠는 밤 11시가 넘어서 곤드레만드레 취한 채 들어오더니 츄리 밑에 고꾸라졌어요. 엄마는 나보고 네 방에 들어가랬죠. 아빠, 올 크리스마스엔 술 취하지 마요. 엄마 우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Please Daddy (Don’t Get Drunk This Christmas)’. 크리스마스 트리와 7살짜리 아이가 등장하는 노래치곤 제법 살풍경한 내용이지만 곡 분위기는 경쾌하고 정겨운 홍키통크죠. 컨트리 음악의 세계에서는 이런 곡이 '징글벨'이나 '루돌프'같은 동심 돋는 트래디셔널 넘버와 섞여 천연덕스럽게 한 장의 캐롤 음반으로 나와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지 않아요. 이 감성, [뽀뽀뽀]와 [사랑과 전쟁]이 공존하는 이 감성은 뭔가 묘하지요. 그리고 “고향의 시골길에 데려다 달라”는 노래는 이런 독특한 세계를 대표하기엔 뭔가 아쉽고요.
스틸 기타와 피들, 텔레캐스터의 트왱 사운드와 밴조 소리에 심취하기 시작한 이래로 나는 이와 비슷한 느낌을 종종 받곤 했습니다. 이를테면 켈리 윌리스(Kelly Willis)가 그녀의 전 남편과 현 남편이 같이 만든 노래를 부를 때라던지, 자니 캐시(Jonny Cash)의 전설적인 교도소 라이브 현장에서 멀 해거드(Merle Haggard)가 죄수 신분으로 그 공연을 봤다는 후일담을 들을 때라던지, 블루그래스의 간판스타 멀 왓슨(Merle Watson)이 농기구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접할 때 말이죠. 컨트리 음악이 다루는 인생은 항상 웃음이 배어나올 정도로 생생한 현실이었고, 컨트리 가수들은 펑크밴드가 쓰리코드를 쓰듯 아무렇지 않게 이혼과 감옥, 술과 죽음을 다루고 있었어요. 알면 알수록 빠져들게 되는 음악이었죠.
장님 코끼리 더듬기. 컨트리 음악에 대해 얘기하자니 이 닳고 닳은 비유를 꺼내게 됩니다. 앞 못 보는 이들이 코끼리를 더듬으면서 어떤 사람은 기다란 코를 만진 감상을, 어떤 이는 넓적한 귀를 쓰다듬은 감흥을, 어떤 이는 대들보 같은 다리의 존재감을 과장 섞어 떠드는 것이죠. 컨트리 음악은 장르 음악일까요? 웨스턴 스윙이나 블루그래스처럼 장르 규칙이 엄격한 하부 카테고리의 팬들에게 컨트리는 하드한 장르 음악이겠죠. 컨트리 음악은 애티튜드 음악일까요? 아웃로 컨트리나 9 / 11 테러 직후에 쏟아져 나온 애국 컨트리 넘버들을 듣고 있으면 확실히 그렇죠. 어쩌면 컨트리에 대한 설명으로 '장르 유산을 기반으로 한, 공화당 지지자를 위한 팝 음악' 정도가 비교적 합당할 지도 모르겠어요(코끼리는 공화당의 상징이기도 하지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어렸을 때 나는 찰흙으로 코끼리를 만드는 취미가 있었어요. 왜 수많은 동물들 중 유독 코끼리에 꽂혔을까요? 아무튼 확실한 건 우리 집 신발장 위에 내가 만든 찰흙 코끼리 수십 마리가 있었다는 사실이죠. 코끼리를 잘 만들려면 우선 머릿속에 가능한 정확한 상(像)이 있어야 해요. 귀와 코와 다리의 균형이 잘 맞지 않으면 아무리 너그럽게 봐도 코끼리보다는 개미핥기에 가까운 것이 나오니까요. 또한 미니어처일지언정 어느 정도는 몸집과 양감이 있어야 하고요. 머릿속의 상을 유지하면서 크기를 늘려 그럴듯한 녀석을 빚어내는 건 결코 쉽지 않았지만, 친구들이 바깥에서 공을 차고 놀 동안 나는 자진해서 즐겁게 한 마리 한 마리 찰흙 코끼리를 만들어 나갔어요.
사람들이 아직 컨트리 음악의 매력을 잘 몰라서 그렇지, 한번 알기만 하면 흠뻑 빠지게 되리라고 나는 믿습니다. 내가 아는 컨트리 음악은 무엇보다 쉽기 때문입니다. 제목은 후렴구고 히트곡이 대표 곡이죠. 장르 음악의 진입장벽도 없고 애티튜드 음악의 배타성도 없어요. 백인 아저씨들이 춤출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리듬과 가락에 마음을 맡기다 보면 세상 만사 다 그런 거지 허허 하고 웃음이 나오는 구수한 음악이지요. 적어도 내 머릿속 컨트리 음악의 상은 그래요. 이번 앨범은 특히 코끼리답게 좀 더 늠름하고 큼직한 녀석을 만들어보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훌륭한 분들께서 기꺼이 힘을 보태주셨고 기적 같은 일들이 수 차례 있었지요. 덕분에 또 이렇게 바비빌이라는 이름으로 또 한 마리의 찰흙 코끼리를 빚어 내놓습니다. 낯설다고 저어하지 마시고 한번 더듬어 보시길.
(2011. 10. 25 정바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