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고 자유로운 도전!!
재즈 밴드 <모색(摸索)>, 첫 앨범 “Progression” 발표
2011년 여름에 결성되어 재즈클럽과 한국재즈열전 등에서 공연 활동을 해온 밴드 <모색>이 첫 번째 정규 앨범<Progression>을 발표했다.
<모색>은 보컬 큐한(Q-Han)을 주축으로, 트럼펫/플루겔혼 신영하, 피아노 김가온, 일렉트릭 베이스 정영준 그리고 드럼 신동진, 이렇게 다섯 명의 멋진 연주자들로 구성된 재즈팀이다. 각자의 팀으로 혹은 사이드맨으로 국내 재즈씬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모색의 멤버들의 면면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피아니스트 김가온은 정규 1집과 2집을 통해서 대중들로부터 상당한 인지도를 얻은 김가온 트리오로 열심히 활동함은 물론이고, 작곡/프로듀싱 등 다양한 영역에서 그의 음악적인 매력을 발산하고 있으며, 보컬리스트인 큐한도 정규 1집은 통한 솔로 아티스트로의 활동은 물론 다양한 재즈 프로젝트에 보컬리스트로 참여해왔다. 베이시스트 정영준은 기타리스트 사자 최우준과 “어쿠스틱 라운지”를 결성하여 앨범을 발매했으며, 최우준 2집에서도 함께하며 전국투어를 도는 등 왕성한 활동 중이고, 트럼페터 신영하는 타이거JK, 이문세 세션부터 다양한 재즈팀의 사이드맨으로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드러머 신동진도 피아니스트 조윤성씨를 비롯한 많은 재즈 뮤지션들과 협연을 통해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공사다망 하게 활동 중이던 이들은, 더 실험적이고, 더 자신들의 뮤지션적인 자아가 표출될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들을 하게 되어, 작년 8월에 <모색>을 결성하여, 몇 차례의 공연 활동을 가진 후, 겨울 동안 녹음 작업을 거쳐 이번 앨범을 선 보이게 된다..
앞서 ‘재즈 팀’이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사실 <모색>의 음악 장르를 명확히 구분하기는 다소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섯 명의 멤버가 재즈신에서 활동 중이기는 하지만 이번 앨범은 단순한 재즈의 영역을 벗어나는 좀더 넓은 영역을 자유롭게 뛰어 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베이스를 제외한 다른 파트가 모두 어쿠스틱 악기(전기적인 에너지를 사용하여 소리를 증폭시키지 않는 악기)임에도, 악기자체의 울림과 연주방식을 극대화시켜, 전체적으로 무겁고 다이나믹 한 사운드를 구연하고 있으며, 이 위에 퓨전재즈, 프리재즈, 민요 등의 다양한 장르들과의 접목을 통해 표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의 곡에 담긴 메시지도 사회와 삶, 사랑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고뇌가 묻어 있어 음악에 존재감을 더하고 있다.
신선한 실험 정신을 바탕으로 지극한 자유로움을 표현하는 <모색>의 음악이 한국 재즈의 또 하나의 전진(Progression)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 앨범정보
1. Unresting Silence 이번 앨범 수록곡들 중 기존의 재즈적인 문법을 가장 많이 벗어나지 않은 곡. 신영하의 서정적인 플루겔혼 연주가 돋보인다.
2. Within You, Without You 비틀즈의 기타리스트 조지 해리슨의 명곡을 모색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도입부에서부터 엄청난 에너지의 드러밍이 곡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주고 있으며, 무형식 속의 조화를 이루는 모색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3. Progression 앨범 타이틀과 동일한 제목의 곡으로, 재즈라는 단어로 이들을 정의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이유를 잘 보여주고 있다. 러쉬하는 스네어 드럼 플레이와 과장된 베이스/피아노 사운드에 트럼펫과 보컬이 어우러져 곡 제목과 어울리는 다이나믹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4. Night Drive 라운지 넘버. 스테디한 드럼과 베이스의 리듬 위에 보컬의 나레이션이 신선한 밤공기를 떠올리게 해준다.
5. 당부 애절한 보컬과 피아노 듀오로 시작하여, 이 둘의 조합은 점점 고조되어가고, 다른 악기들이 가세함으로, 곡의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 닿는다. 뚜렷한 기승전결과 수미상관적인 곡의 편곡이 돋보이며, 한 개의 트랙에서 피아노 듀오, 스윙, 락적인 백비트를 다 맛볼 수 있다.
6. But Not For Me 조지/아이라 거쉰의 스탠다드 곡. 김가온의 솔로 피아노 인트로가 돋보이며, 곡 중간에 프리재즈 부분에서 보여지는 모색 멤버간의 인터플레이가 인상적이다.
7. Naima 7번째 트랙만에 등장하는 발라드 넘버. 트럼펫과 큐한의 보컬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며, 모색의 감성적인 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8. 옹헤야 전통민요인 옹헤야를 아주 그루브하게 해석한 거의 10분여에 달하는 대작. 피아노 솔로부분에서 들리는 베이스의 신들린 연주에서 자코의 그림자를 본 것 같다는 느낌은 잘못된 망상인 걸까? 직접 확인해보길.
9. 빈집 모색 1집을 정리하며, 마무리해주는 마지막 트랙. 서정적인 피아노 멜로디와 잔잔하면서 선명한 드럼이 상당히 조화롭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