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돌아온 세렝게티 4집 Trio
유쾌한 음악과 공감이라는 큰 줄기 위에 트리오로만 이루어진 세렝게티의 팀 명에 어울리는 원초적 사운드!
~ 리더 유정균이 말하는 세렝게티 4집
보컬과 베이스 유정균, 기타 정수완. 드럼 장동진
우린 2004년 세렝게티라는 이름으로 밴드를 만들었다.
합정동에 있는 사랑과 평화 형님들의 연습실에 구석진 작은 방을 하나 빌려
4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작업하며 곡을 쓰고 녹음을 하고
희망의 시간 좌절의 시간 그리고 웃고 울고 싸우고 화해하고 배고프면 근처 순댓국집에서 배를 채우며 드디어
세렝게티의 1집을 발표했다.
앨범을 발매하면 세상이 달라질 듯한 기대는 현실로 다가오진 않았지만,첫걸음은 내딛을 수 있었다.
그 후 2008년 1집을 시작으로 2011년까지 3장의 정규앨범과
두 곡의 디지털 싱글과 8개의 컴필레이션 앨범에 참여했다
공연을 하고 돌아와 곡을 만들고 또 녹음하고 노래를 발표하고. 지나보니 정말 쉼 없이 달렸었다
2011 GMF 공연을 마치고 세 명의 맴버 중 두 명이 나랏일을 하러 갔다.
정수완과 장동진.
두 친구 모두 논산훈련소에 데려다 주고
빡빡머리가 된 동생들의 뒷모습을 보며 손을 흘들었었다.
유수의 밴드들은 탑 밴드. 밴드의 시대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연주하고 노래하고 수많은 페스티벌과 공연에서 뛰놀던 시대에
세렝게티 초원을 질주하던 동물 세 명은 달리기를 멈췄고
서울의 옥탑방에 사는 그냥 동네 형만 하나 남았다.
많은 일이 있었는데 그 일들은
공연도 아니었고 녹음도 아니었다 곡을 쓰거나 편곡, 앨범 발매 같은 것들과는 거리가 먼일들이었다.
그냥 더운 여름날 옥탑방에 있다가
동네 편의점에 나가 친구랑 맥주를 마셨고.
연인과 헤어진 친구와 소주를 마시며 위로보다 놀리기를 하고 치킨에 빠져 점점 나오는 배를 감당할 수 없어
러닝머신을 주문했다가 커다란 옷걸이가 돼버린 일.
기타를 배워본다고 기타를 샀다가 술 마시고 지하철에 두고 내린 동창의 이야기
배고프던 시절 자주 가던 추억의 순댓국집에 가서 밥을 먹었고.
사랑을 하기도 했고 이별을 하기도 했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갔다.
그리고 돌아오진 않을듯한 맴버들은 돌아왔다.
서로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밤이 새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두 멤버 모두 금주라 깔끔하게 피자와 커피를 마시며 오랜 시간 이야기했다.
정수완은 하와이에서 프로포즈를 했고 결혼을 했다.
그리고 곧 정수완 2세가 나온다
장동진은 몸에서 사람 한 명이 나왔다.
몸무게 120kg에서 60kg대로 떨어졌으니 족히 사람 한 명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독하게 살을 뺏다.
떨어져 있던 시간만큼의 어색함은 그것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서로를 배려하는 연주로
새로운 출발이 가지는 두려움은 다른 추가연주자 없는 당당한 트리오로
나이가 한해 두 해 넘어가는 서운함은 노련함과 유쾌한 음악으로
우리의 4집은 만들어졌다.
밴드의 수난시대에 우린 돌아왔다.
멤버 중 누가 이 말을 꺼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어쩌면 모두가 지난 3년 동안
기다리고 있던 말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자 달려야지.
2014 세렝게티 4집 Trio.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