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좀 해줘 우리 엄마한테 나 이제 너무 지쳤다고 연락 좀 해줘 우리 엄마한테 나 길을 잃고 헤멘다고 가지말라 했던 길을 나섰던 날 아름다운 꽃을 보았네 열지말라 했던 문을 열은 순간 향기로운 냄새를 맡았네 그 모습에 취해 그 향기에 취해 나 길을 잃고 헤메이네 어리석은 지난 날들 이제 눈물 흘리면서 돌아봐도 아무 소용없네
해는 저물어 가고 밤이 찾아오면 저 멀리 작은 불빛 하나 둘 피어나고 철없던 어린시절 떠나온 따뜻한 집에 이제 나는 다시 돌아가네 왜 떠나야 했는지 묻지 말아주오 얼마나 멀고 또 험했었는지도 내 모든 기억과 슬픔들은 이제는 지난 이야기 돌아오던 길에 버렸다오 그리움에 잠 못이루던 밤들 어리석은 하루 또 하루 뜻도 없이 떠돌고 도는 구름도 내게는 집을 찾아 가는 것만 같았지
장에 가신 어머니를 찾다 길을 잃었지 파출소에 혼자 앉아 울다 어머니를 보았지 나를 찾은 어머니는 나를 때리면서 "어디 갔었니 이 자식아 속 좀 엔간히 태워라" 나는 참 좋다 때리는 어머니가 참 좋다 어머니의 눈물이 참 좋다 어머니가 너무나 좋다 앞서가는 어머니를 보고 나는 물었지
나 없으면 엄마는 순전히 껍데기일 거냐고 화가 났던 어머니는 환하게 웃으면서 "이 알맹이야 이제부터 속 좀 엔간히 태워라" 나는 참 좋다 어머니의 웃음이 참 좋다 어머니의 미소가 참 좋다 어머니가 너무나 좋다
꼬마야 왜 울고가니 학교 갔다 늦어서 울고가니 나도 어렸을 적엔 밤이 늦어 혼날까봐 근심걱정 하고갔는데 안혼났어 걱정마라 꼬마야 왜 울고가니 무릎에서 피가나 울고가니 나도 어렸을 적엔 꽃잎파리 붙은 것을 피가 난줄 알고 정말 놀랬었어 걱정마라 꼬마야 왜 울고가니 친구들이 가버려 울고가니 나도 어렸을 적엔 고약스런 친구들이 울려놓고 지네들끼리 놀았단다 걱정마라 꼬마야 이리와 보렴 내가 너의 눈물을 닦아줄께 나도 어렸을 적엔 맘씨좋은 아저씨가 엉엉우는 나를 안아주고 달래줬어 걱정마라
잊혀질 것 같지 않던 기쁜 일들도 가슴 속에 맺혀 있던 슬픈 일들도 모두다 강물에 떠 내려간 잎사귀처럼 가고 백일홍 핀 꽃밭에서 들리는 건 어린아이 피아노 소리 사라지는 건 사라지도록 잊혀지는 건 잊혀지도록 언제나 피고 지는 꽃들 사이를 걸을 수만 있다면…… 울먹이며 돌아서는 너의 모습도 웃으면서 다가오던 너의 모습도 모두 다 희미하게 바랜 옛 그림들처럼 가고 백일홍 핀 꽃밭에서 보이는 건 꿀을 빠는 흰나비 한쌍 사라지는건 사라지도록 잊혀지는건 잊혀지도록 언제나 오고가는 사람 사이를 걸을 수만 있다면……
얘들아 --- 놀자 땅거미 질때까지 땅강아지가 되자 엄마가 이 골목 저 골목 이름부를 때까지 아빠가 자전거 타고 찾으러 다닐 때까지 우리는 눈이 빨게서 노는거야 --- 얘들아 --- 놀자 꽃이 피는 동산에 꽃놀이를 가보자 무지개 뜨며는 무지개를 잡으러 가야지 올챙이 놀며는 올챙이 구경하러 가야지 우리는 가고픈 곳을 가는거야 --- 얘들아 --- 놀자 참외가 노래지면 참외서리를 가자 원두막 아저씨 낮잠 주무실 때를 기다려 어린건 놔두고 머리통만한 걸 하나 따지 우리는 하고 싶은걸 하는 거야 --- 얘들아 놀자 흰눈이 내리면 눈밭에를 가보자 산과들 하얗게 꿈속처럼 변해 버리고 마음도 하얗게 거짓말은 모두 사라지고 우리는 하얀 사람이 되는거야
몇 년전이었지 내 생일날 무슨선물을 사올까 금해 온종일 서성댔는데 저녁때 초인종소리 너무 반가워서 뛰어 가다가 문지방에 걸려서 넘어질 뻔하면서 받아 쥐고 보니 복스런 강아지 한마리 내 작은 귀여운 이름도 없는 강아지 그날부터 우린 친구가 되어 한 침대서 꿈나라 여행가고 낮에는 동네방네를 쏘다녀 놀곤 했었지 뭉뚝한 꼬리가 너무 우스워 꼬리라고 이름붙여 줬는데 부르면 컹컹 짖으면서 좋아라 뛰어 다녔었지 내 작은 귀여운 꼬리라 부르던 강아지 네가 떠나던 날 천둥번개가 밤새도록 무섭게 울리는데 문간에 너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 같았지 침대에 엎드려 울고 있다가 네 이름을 혼자서 불러 봤어 슬픔이 방보다 더 커져 잠을 잘 수가 없었어 떠나간 내 친구 꼬리라 부르던 강아지
온종일 비디오만 보았지 어처구니 없는 파리대왕 사랑스런 잇지 이야기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 국수 한그릇 말아 먹고 뽕네프의 연인을 또 보았지 크로스 로드도 멋지고 에릭 클랩튼도 멋지고 누가 빌려갔는지 없는데 파바로티와 그 친구들 굴속 같은 방안을 언제 청소를 하나 여기저기 뒤지다보니 파워 오브 원이 나와서 본 건지 안본 건지 모르고 다시 틀어 놓았지 할 일 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는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네 한여름 바깥은 햇살 가득한데 커튼을 내리고 온종일 비디오만 봤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