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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창완 2집 - Postscript (1995)
물속에 네가 남긴
아름다운 그 한마디 돌아서며 나지막히 남겨놓은 그 한마디 사랑해……… 너를 잊진 못할거야 소리없이 스며들던 빛물같은 그 한마디 아무말도 하지말고 들어달란 그 한마디 사랑해……… 너를 잊진 못할거야 사랑해……… 너를 잊진 못할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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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창완 2집 - Postscript (1995)
연락 좀 해줘
우리 엄마한테 나 이제 너무 지쳤다고 연락 좀 해줘 우리 엄마한테 나 길을 잃고 헤멘다고 가지말라 했던 길을 나섰던 날 아름다운 꽃을 보았네 열지말라 했던 문을 열은 순간 향기로운 냄새를 맡았네 그 모습에 취해 그 향기에 취해 나 길을 잃고 헤메이네 어리석은 지난 날들 이제 눈물 흘리면서 돌아봐도 아무 소용없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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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창완 2집 - Postscript (1995)
해는 저물어 가고
밤이 찾아오면 저 멀리 작은 불빛 하나 둘 피어나고 철없던 어린시절 떠나온 따뜻한 집에 이제 나는 다시 돌아가네 왜 떠나야 했는지 묻지 말아주오 얼마나 멀고 또 험했었는지도 내 모든 기억과 슬픔들은 이제는 지난 이야기 돌아오던 길에 버렸다오 그리움에 잠 못이루던 밤들 어리석은 하루 또 하루 뜻도 없이 떠돌고 도는 구름도 내게는 집을 찾아 가는 것만 같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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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창완 2집 - Postscript (1995)
장에 가신 어머니를 찾다 길을 잃었지
파출소에 혼자 앉아 울다 어머니를 보았지 나를 찾은 어머니는 나를 때리면서 "어디 갔었니 이 자식아 속 좀 엔간히 태워라" 나는 참 좋다 때리는 어머니가 참 좋다 어머니의 눈물이 참 좋다 어머니가 너무나 좋다 앞서가는 어머니를 보고 나는 물었지 나 없으면 엄마는 순전히 껍데기일 거냐고 화가 났던 어머니는 환하게 웃으면서 "이 알맹이야 이제부터 속 좀 엔간히 태워라" 나는 참 좋다 어머니의 웃음이 참 좋다 어머니의 미소가 참 좋다 어머니가 너무나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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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창완 2집 - Postscript (1995)
꼬마야 왜 울고가니 학교 갔다 늦어서 울고가니
나도 어렸을 적엔 밤이 늦어 혼날까봐 근심걱정 하고갔는데 안혼났어 걱정마라 꼬마야 왜 울고가니 무릎에서 피가나 울고가니 나도 어렸을 적엔 꽃잎파리 붙은 것을 피가 난줄 알고 정말 놀랬었어 걱정마라 꼬마야 왜 울고가니 친구들이 가버려 울고가니 나도 어렸을 적엔 고약스런 친구들이 울려놓고 지네들끼리 놀았단다 걱정마라 꼬마야 이리와 보렴 내가 너의 눈물을 닦아줄께 나도 어렸을 적엔 맘씨좋은 아저씨가 엉엉우는 나를 안아주고 달래줬어 걱정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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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창완 2집 - Postscript (1995)
잊혀질 것
같지 않던 기쁜 일들도 가슴 속에 맺혀 있던 슬픈 일들도 모두다 강물에 떠 내려간 잎사귀처럼 가고 백일홍 핀 꽃밭에서 들리는 건 어린아이 피아노 소리 사라지는 건 사라지도록 잊혀지는 건 잊혀지도록 언제나 피고 지는 꽃들 사이를 걸을 수만 있다면…… 울먹이며 돌아서는 너의 모습도 웃으면서 다가오던 너의 모습도 모두 다 희미하게 바랜 옛 그림들처럼 가고 백일홍 핀 꽃밭에서 보이는 건 꿀을 빠는 흰나비 한쌍 사라지는건 사라지도록 잊혀지는건 잊혀지도록 언제나 오고가는 사람 사이를 걸을 수만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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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창완 2집 - Postscript (1995)
얘들아 --- 놀자
땅거미 질때까지 땅강아지가 되자 엄마가 이 골목 저 골목 이름부를 때까지 아빠가 자전거 타고 찾으러 다닐 때까지 우리는 눈이 빨게서 노는거야 --- 얘들아 --- 놀자 꽃이 피는 동산에 꽃놀이를 가보자 무지개 뜨며는 무지개를 잡으러 가야지 올챙이 놀며는 올챙이 구경하러 가야지 우리는 가고픈 곳을 가는거야 --- 얘들아 --- 놀자 참외가 노래지면 참외서리를 가자 원두막 아저씨 낮잠 주무실 때를 기다려 어린건 놔두고 머리통만한 걸 하나 따지 우리는 하고 싶은걸 하는 거야 --- 얘들아 놀자 흰눈이 내리면 눈밭에를 가보자 산과들 하얗게 꿈속처럼 변해 버리고 마음도 하얗게 거짓말은 모두 사라지고 우리는 하얀 사람이 되는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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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창완 2집 - Postscript (1995)
몇 년전이었지
내 생일날 무슨선물을 사올까 금해 온종일 서성댔는데 저녁때 초인종소리 너무 반가워서 뛰어 가다가 문지방에 걸려서 넘어질 뻔하면서 받아 쥐고 보니 복스런 강아지 한마리 내 작은 귀여운 이름도 없는 강아지 그날부터 우린 친구가 되어 한 침대서 꿈나라 여행가고 낮에는 동네방네를 쏘다녀 놀곤 했었지 뭉뚝한 꼬리가 너무 우스워 꼬리라고 이름붙여 줬는데 부르면 컹컹 짖으면서 좋아라 뛰어 다녔었지 내 작은 귀여운 꼬리라 부르던 강아지 네가 떠나던 날 천둥번개가 밤새도록 무섭게 울리는데 문간에 너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 같았지 침대에 엎드려 울고 있다가 네 이름을 혼자서 불러 봤어 슬픔이 방보다 더 커져 잠을 잘 수가 없었어 떠나간 내 친구 꼬리라 부르던 강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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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창완 2집 - Postscript (1995)
온종일 비디오만 보았지 어처구니 없는 파리대왕
사랑스런 잇지 이야기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 국수 한그릇 말아 먹고 뽕네프의 연인을 또 보았지 크로스 로드도 멋지고 에릭 클랩튼도 멋지고 누가 빌려갔는지 없는데 파바로티와 그 친구들 굴속 같은 방안을 언제 청소를 하나 여기저기 뒤지다보니 파워 오브 원이 나와서 본 건지 안본 건지 모르고 다시 틀어 놓았지 할 일 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는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네 한여름 바깥은 햇살 가득한데 커튼을 내리고 온종일 비디오만 봤네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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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창완 2집 - Postscript (1995)
사진관옆에 칼국수집 만두통에서 김이 나네
구수한 만두찌는 냄새 골목에 꽉 찼는데 한손에 배달통을 든 청년이 묘기부리듯 자전거 타고 나가시네 "곧 갑니다. 가요!" 전화받는 아줌마 바쁘네 순두부 기다리는 아가씨 젓가락을 쪽쪽 빨고 있고 흰 모자를 쓴 주방장 아저씨 땀을 뻘뻘 흘리네 정신없이 국수를 빼다가도 문이 열릴 때마다 인사하네 "어서 옵쇼 어서 옵쇼! 이쪽으로 자리 내 드려요" "바뻐요 국수 빨리줘요" 배고픈 얼굴들 아기같은데 점심시간 바쁜 칼국수집 정말 사람 사는 것 같네 지하다방옆 대구탕집 입구에 서서 기다리네 얼큰한 대구탕 국물냄새 복도에 꽉 찼는데 한손에 행주들고 지워대는 아가씨들 정신없이 뛰어 다니는데 "곧 갑니다. 가요!" 주문받는 아저씨 바쁘네 차례를 기다리는 신사들 목젖이 쭉쭉 늘어지고 아까운 점심시간 반절이 침만 삼키다 가네 정신없이 주문을 받다가도 손님이 갈 때마다 계산하네 "얼맙니까? 얼마에요!" "다음에 또 들러 주세요" "바빠요 대구탕 빨리줘요" 배고픈 얼굴들 아기 같은데 점심시간 바쁜 대구탕집 정말 사람 사는 것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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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김창완 2집 - Postscript (1995)
여기가 우리가
모두가 살아가 밝음과 어둠과 마침과 시작과 하나의 생명과 하나의 마음과 하나의 기쁨이 있으라 하늘의 별부터 바닷속 돌까지 하나의 노래가 있으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