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과 그를 유혹하는 악마적 리더, 그리고 그 여정에서 만나고 이별할 운명인 연인 중심의 삼각구도는 [파우스트] 외에도 다수의 서구 문학작품들에서 만나왔던 것이다. 이것은 때론 조지 오웰의 [1984]에서처럼 악마적 리더가 정체가 불분명한 존재, 또는 시스템으로 변형되기도 하고, 러브스토리에 얼마나 비중을 두는가 등의 변주를 통하여 여러 현대 소설과 영화들에 거의 관습적으로 적용되기도 하는 구조이다. 지(知), 또는 쾌락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는 설정 또한 [파우스트] 이전에도 찾아볼 수 있는 '모티프화'한 장치의 일종이며, 사실 괴테의 [파우스트] 자체가 기존의 전설에 기초한 것임은 상식일 테다. 동서양의 작품에 차이가 있다면 우리나라의 [구운몽]이나 당조(唐朝) 때 심기제가 쓴, '한단지몽'의 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