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말 1집 이후 1년 반만에 나온 아키버드의 2집 [Whose Dream]는 한국의 일렉트로니카 음악들 모두가 천편일률적인 관성의 늪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님을 증거한다. 모두 8곡이 담긴 이 앨범에서 아키버드는 어쿠스틱한 감성을 기반으로 재즈와 퓨전등의 다양한 장르를 적절하게 버무려 일렉트로니카스럽지 않은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빚어내는데 성공했다. 새로운 진화를 이뤄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숨통을 열어놓는 작은 여유를 만들었다고는 말해도 좋을 것이다.
다양한 장르적 사운드의 소스를 일렉트로닉이라는 접시에 담아 놓은 격이다. 물론 여성보컬의 달콤한 드레싱까지 곁들여져 있다. 클래지콰이로 인지도를 확보하기 시작한 모호한 장르의 음악군에서 아키버드(aquibird)가 가지는 미덕은 안정감이다. 어느 ...
즐겨 찾는 재즈 클럽에서 종종 그런 경험을 하곤 한다. 브라스와 기타의 선율이 너울대고 피아노의 화려한 독주가 끝나면 대개의 경우 어김없이 드럼 솔로가 양념같이 뒤따른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나는 드러머의 솔로 파트가, 스네어와 탐을 더블 스트록으로 두드리는 과격한 필인(Fill-in)에서, 하이햇을 띄엄띄엄 건드리는 8비트라든지 16비트라든지의 패턴으로 슬며시 떠오를 때, 비로소 막힌 숨을 토해내듯 그렇게 열광한 것 같다. 관객들의 환호 또한 대체로 그 즈음에 터져 나온다. 말인즉슨 주체하기 힘든 흥이나 격식을 잠시 떠난 창조적인 솔로 플레이도, 결국 일정한 패턴을 놓치지 않는 익숙함이 보장된 상태에서만 ‘즐기는’ 것이 가능하고 그루브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사실 그루브라는 말의 사전적 정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