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핀 꿈의 꽃은 양귀비의 꽃
하얗게 피고 지는 순백합의 꽃
어떻게 피고 져도 나는 좋으리
내 꿈은 밤에 피니까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 살의
내 인생의 시절이란 어두웠다고
과거를 되뇌면 부질없으리
내 꿈은 밤에 피니까
어제의 거리에는 비가 내리고
아직도 인도에는 물이 괴였네
우산도 쓰지 않고 길을 걸으리
내 꿈은 밤에 피니까
차갑게 식어가는 이 도시의 밤
잔 속에 비춰지는 네온불빛이
희망도 꿈도 없이 희미해지네
내 꿈은 밤에 피니까
나 홀로 길을 잃고 헤매던 날은
모든 이가 내 등 뒤로 걷고 있었네
언젠가 모두 나를 스쳐가겠지
내 꿈은 밤에 피니까
이루지도 못한 것은 희망 속의 꽃
모두가 두고 떠난 하얀 꿈의 꽃
하나쯤은 내 것이면 좋았으련만
내 꿈은 밤에 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