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허스키한 중저음의 음색만큼이나 독특한 자기만의 음악색깔로 오랜 시간 우리 곁에 머물러 온 그녀, 장필순
그녀의 새 앨범 soony 6
장필순, 이름이 주는 울림은 <따뜻함과 신뢰>
1989년 큰 반향을 일으켰던 1집「어느새」를 발표한 이래 조급하지 않은 그녀만의 템포로 자신의 음악을 아름답게 가꿔온 그녀가 5년만에 발표하는 새 음반 [soony 6]을 발표합니다.
1983년 여성듀엣 '소리두울’로 음악활동을 시작하여 1989년 첫 음반을 발표한 이래, 치열하리만큼 진지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음악에 담아내는 고단한 작업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 온 그녀이기에 3년만에 발표하는 6집 음반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 모릅니다.
많은 음반을 발표하지도 않았고, 여느 가수들처럼 라이브 전문 가수라는 타이틀로 많은 공연을 보여준 것도 아닌 그녀이건만, 장.필.순 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는 언제나 <따뜻함>과 <신뢰>였습니다.
다정한 허스키 보이스에 묻어 나오는 음악의 독창성과 치열했을 작업의 완성도를 그의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누구나 깨달을 수 있는 까닭입니다.
<soony 6 / 하나음악>
장필순의 여섯 번째 앨범 작업은, 사실상 두 해 전 가을부터 시작이 되었었다.
그러나 녹음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설 무렵, 갑작스런 '하나뮤직'의 스튜디오 이전으로 인하여 모든 작업이 일시 중단되고 말았다.
새로 이전한 스튜디오의 페인트 냄새에 취해 몽롱하고도 추운 겨울을 보내며, 우리는 그동안 작업해왔던 것들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가질 수가 있었다.
그러나 너무 오랜 시간을 묵혀온 탓인가? 들으면 들을수록 뚜렷한 음악적 변화나 주제의식의 허전함을 결코 떨쳐버릴 수가 없다는 편곡자의 고민으로부터 시작해서, 드디어는 그동안의 엄청난 수고들을 모두 백지화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하나' 가족들의 선선한 동의를 구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미 완성되어 있던 노래들 중, 절반 이상을 버리고, 새로이 만들어진 노래들이 추가되었다.
녹음 방식도 편집의 편의성과 새로운 효과를 위해서 상당 부분 하드디스크 레코딩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테면 좀 더 차갑고, 거칠고, 건조한 드럼소리 같은 것들이다.
반면 디지털 특유의 평면적이고 깊이가 떨어지는 소리를 보완하기 위한 세세하고 정밀한 작업 역시 감수해야만 했다.
이 작업 과정에서 편곡자인 조동익 특유의 섬세함과 세련된 음악적 감각이 한껏 발휘되었음은 물론이거니와, 하나음악의 엔지니어 이종학의 그 열정적인 활약, 그리고 마지막 사운드 믹싱 과정에서, 아예 여행가방을 챙겨들고 합숙을 하다시피했던 엔지니어 서종칠과 이소림, 오디오 지식과 폭넓은 음악적 소양으로 작업기간 내내 모니터링을 맡았던 윤영배의 노고는 우리에게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수많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싱어 송라이터로서의 장필순의 조용한 인내와 ‘하나’ 가족의 그 헌신적인 도움에 힘입어 이만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니, 우리는 이쯤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이 작업을 영원히 끝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 때문에.......
<선물 / 장필순>
지금까지 노래해오면서 나는 참 많은 선물을 받아왔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 크고 작은 선물들 속에 담긴 따뜻한 정성과 함께 말이다.
내 작은방 곳곳에 선배들 후배들에게서 받은 것들이 너무도 많아, 도저히 내 기억으로는 모두 헤아릴 수도 없으니.....
이번 앨범 사진을 찍으면서, 그리고 그 사진들을 모자이크하면서 하나하나 들여다보았다. 이제는 조금씩 거칠어져가는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 그리고 작고 동그란 예쁜 추가 달린 벽시계, 손풍금을 연주하는 삐에로, 내 마른발목에 끼워진 발찌, 알배긴 팔에 채워진 오색팔찌, 내 책상위의 작은 동물조각들, 피곤한 목에 걸려진 목걸이, 거기에 내가 좋아하는 에스프레소 주전자. 사진에 담겨지진 못했지만 소파에서 항상 나의 베개가 되어주는 커다란 강아지인형, 나의 기분을 맞추어주는 이런저런 예쁜 병들 속의 향기. 나를 기쁘게 하는 것들이 이렇게 많지만, 그 무엇보다 나를 더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건, 힘들 때면 따뜻하게 손을 뻗어주는 마음들이었다. 언제나 변함없는 시선으로 바라봐주시는 동진오빠, 내가 가는 길에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주는 동익오빠, 수년동안 곁에서 나를 위해 좋은 노래를 아끼지 않는 영배, 녹음 때마다 나타나 웃음을 선물해주는 음악친구들, 소리를 만들어갈 때마다 신중을 기해주는 종칠이, 정오, 종학이, 그리고 소림이...
살아가는데 지쳐 노래의 의미를 지워갈 때면 슬쩍들 나타나 새로운 용기를 툭 던져주곤 하는 진이와 내 사랑하는 후배들.
이런 것이 살아가는 것이구나! 감동해가면서......,
그 모든 것들을 담기에 나는 아직도 갈 길이 너무 먼 것만 같아 가끔은 두렵기도 하다.
근 5년 만에 내놓는 ‘ soony 6’라는 이 앨범이 또 어떠한 평가를 받게 될지, 나는 또 얼마나 상처 받을지.......
하지만 이제는 초조해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 내가 이 세상에서 받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내 가슴에 침전되어 또 새로운 음악으로 나를 만날 것이다.
나를 위해 부른 노래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어진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자료제공 : 하나뮤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