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가 2년간 일구어온 그들의 밭에서 열곡의 알알이 맺힌 작품을 들고 돌아왔다.
The journey of cultivating a potato field (감자밭을 일구는 여정)
밴드 사운드와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결합으로 새로워진 뜨거운 감자의 네 번째 수확.
뜨겁고, 말랑하고, 편안하고, 재밌고, 맛있는 감자의 음악.
엉뚱하고 진지한 모습에 뮤지션이라기보다 방송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김C가 자신의 필드로 2년 만에 복귀했다. 방송에 출연해 방송엔 무심한 듯, 하지만 할 말은 다 하는 거침없는 입담으로 주목받기 시작해 MC와 DJ, 나레이터, CF모델, 연기자로 다방면에서 활약해오며 인기를 얻었지만, 정작 그가 어떤 음악을 하는지 어떤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 사실. 뜨거운 감자가 발표한 세 장의 음반과 여러 공연을 통해 아이러니, 봄바람 따라간 여인, 좌절금지 등의 곡으로 사랑 받아왔지만 김C라는 이름과 뜨거운 감자라는 이름을 매치하지 못하는 대중들이 아직도 많다.
하지만 이번 4집 음반은‘김C=뜨거운 감자’라는 등호를 성립할 수 있는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 만큼 대중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잘 익은 10곡의 음악이 담겨 있다. 첫 술에 음식이 바닥을 보일 때까지 계속해서 손이 가는 맛있는 음식처럼, 첫 곡부터 마지막 열 번째 트랙의 곡까지 어느 한곡 스킵(skip)하지 않고 술술 귀를 통해 들어오는 맛있는 음악을 뜨거운 감자의 네 번째 음반을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4-2=? 뜨거운 감자의 놀랍도록 새로운 변신과 시도.
이번 뜨거운 감자 4집의 가장 큰 변화는 멤버 구성의 변화. 현재 뜨거운 감자는 김C와 고범준 두 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2집에서 3집까지 뜨거운 감자의 사운드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오헤이와 드러머 손경호가 팀에서 탈퇴하고, 기타와 드럼 연주에 곡마다 어울리는 세션 연주자가 참여하면서, 뜨거운 감자의 사운드는 이전과는 또 다른 색깔로 변화했다. 이처럼 기존의 밴드 사운드에 더해진 새로운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비롯해 보사노바, 레게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는 실험을 비롯해, 뜨거운 감자의 음악에는 처음 시도한 스트링 편곡까지 뜨거운 감자의 4집은 다양한 방식의 음악적 접근이 눈에 띈다. 기존의 뜨거운 감자의 음악을 들어온 사람이라면 조금 더 부드러워지고 편안해진 느낌을 받아 어색할 수도 있지만, 이내 곧 새로운 뜨거운 감자의 맛에 익숙해 질 것이고, 처음 뜨거운 감자의 음악을 접한 사람은 김C에게서 보아온 무미건조한 이미지와는 다른 색다른 매력에 놀라고, 그 묘한 맛에 금방 반하게 될 것이다.
약간은 고개를 기울여 바라보는 김C의 색다른 세상 이야기
실제로 자전거 애호가인 뜨거운 감자의 두 멤버가 생각하는 파괴되어 가는 환경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작지만 현실적인 방법인 자전거 타기의 즐거움을 노래한 ‘따르릉’을 시작으로 꼬리를 잘라내고 아무렇지도 않게 도망가는 ‘도마뱀’과 슬플 때, 외로울 때 생각나는 ‘비 눈물’, 두드려도 대꾸가 없는 ‘노크’로 표현한 뜨거운 감자만의 사랑 이야기. 날지 못한다고 , 이길 수 없다고 날고, 이길 수 있다는 생각마저 하지 말란 법 없다는 그들의 ‘생각’, 어렵지만 그래도 언제나 확실한 답이 있는‘수학이 좋다’, 모두가 운수대통 할 수 있다며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우는 ‘미신’등 뜨거운 감자의 곡에서 가사는 조금은 색다른 뜨거운 감자 식 세상 바라보기의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리메이크 곡인 강산에의 ‘코메디’를 제외하고 전곡의 가사를 쓴 김C에게서 그동안 보아온 조금은 삐딱하고 무뚝뚝한 것 같지만 그 바탕엔 세상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담겨있었던 그의 모습이 가사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
촉촉한 사운드 속에 녹아내린 비와 눈물, 뜨거운 감자의 ‘비 눈물
뜨거운 감자 4집의 포인트는 밴드 사운드와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결합. 이 두 가지가 이루어진 타이틀 곡인 ‘비 눈물’은 보사노바를 뜨거운 감자의 스타일로 가볍게 변형해 시도해 본 곡이다. 어느 날 문득 내리는 비를 보며‘비’와 ‘눈물’은 닮았다는 생각이 든 김C가 즉석에서 적은 메모가 가사의 모티브가 되어 만들게 된 곡으로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한 느낌의 전자음과 조금은 아이러니하게 어울리는 보사노바 리듬이 촉촉한 느낌을 더해주며, 요즘 유행하고 있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결합한 밴드 사운드는 식상할 수 있는 곡의 느낌을 한층 탄력있고 중독성 있게 만들어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