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머물러 주어요 슬픔에 지친 어깨 그 모습들 나에게로 내 안에 머물러 주어요 당신은 슬픔들을 가득 안고 떠나가네 떠나가네 아침부터 내린 비는 당신의 발자국도 씻어가 버리고 슬픔에 찬 빗물만 하지만 햇살이 비추면 그 때의 기억들도 돌아와 내 안에 머물러 주어요 머물 곳 없는 영혼을 이제는 슬픔 속에서 나와
파도가 밀려와 하얗게 부서져 간다 물거품 위에 그려지는 아련한 얼굴 하나 긴 세월을 두고 못내 그리워 하면서 닿을듯 비껴가는 등대와 조각배처럼 우리는 서로 아쉬워만 하네 저만치 바라보며 그리움 달래야 하나 사랑하면서도 부를 수 없는 사랑 슬픈 사연에 비껴가는 연인 바람이 불어와 그 모습 지워버리면 눈물로 다가와서 가슴에 그려진 얼굴
이밤이 가면 잊혀질까 창문가엔 고운 달빛 그렇게 조용히 지나갈까 내 슬픈 기억이 밤하늘에는 한편엔 바람 떠다니는 구름사이 별빛 어짜피 잊어야 하는 것이 그런 슬픈 풍경을 만드는데 헤어지는 마음은 싫어도 그냥 그렇게 떠나야 하는 밤하늘에 피는 상념은 끝끝내 뿌려놓은 빗물이야
어둠속에 빛바랜 얼굴 하나 고장난 인형처럼 아무 표정이 없어 시리도록 아프게 다가와 돌아서 멀어지는 뒷모습은 나 그늘속에 시들은 꽃잎하나 바람이 불어오면 하늘로 날아가네 휘청이는 네온의 거리에 한 조각 휴지처럼 흩어지는 나 가슴 깊은 곳에 연기처럼 타오르는 꿈결 같았던 어린 시절에 모든 것이 이제 두번 다시 내게 돌아올 수 없어 한순간이 스쳐 지나왔어
뽀얗게 내려앉은 안개를 헤치며 조그만 즐거움이라도 혹시 찾아보자 하염없이 흩날리는 갈잎을 맞으며 슬펏던 지난일만 자꾸 느껴지네 이젠 어둠에 숨어버린 그리움이 사랑의 빛으로 불을 밝히고 잊어야만 했던 추억을 찾아 이젠 어둠에 숨어버린 그리움이 사랑의 빛으로 불을 밝히고 이렇게 떠나가네 라- 라- 라-
낯설은 도시 한 모퉁이를 빗소리 벗삼아 돌아간다 쟂빛 고독으로 흔적을 잃은 하늘과 땅이여 줄기로만 남은 겨울 나무들은 말이 없다 나는 어찌 이 도시의 낯선 사람이 되어 갈 길 몰라 몰라 하는가 버려진 놀이터 젖은 그네 한자리 골라 앉아 빗물인지 눈물인지 몰라한다 빗소리인지 흐느낌인지 몰라한다
한 잔에 취해 흔들리나요 불빛에 취해 흔들리나요 그대 마음 흔들리나 야한 뽕짝에 장단 마추며 외로운 눈 몰래 몰래 마주친 밤 그대 마음 흔들리나 그대가 미워 떠나갔나요 사랑했기에 떠나갔나요 그대 사랑 떠나갔나 야한 뽕짝에 노래하듯이 그리운 너 살짝 살짝 잊으려는 그대 사랑 나는 알지 우울한 그대 무얼 하나요 빈방에 혼자 무얼 하나요 불빛 보며 그대 생각했나 야한 뽕짝에 따라 불러본 그대와 나 뽕작뽕짝 손뼉친 밤 그대 혼자 슬피우나
어릴때는 아무것도 몰랐지 그러나 지금은 너무 알아 버렸어 시간은 그냥 흘러버렸지 하지만 나에겐 남은게 없어 절망의 그림자를 가득 채우고 차가운 거리를 걸어 보아도 돌아선 뒷모습에 흘러내리는 뜨거운 내 눈물 산다는건 이런것이 아닌데 그러나 나에겐 아무 의미가 없어 이대로 멈출수는 없겠지 하지만 더이상 참을 수 없어
이렇게 깊은 곳의 소리로 그대 앞에 내보인 모습을 그렇게 나무라지 말아요 눈물속에 보는 그대모습 흐릴뿐 가슴으로 듣고있어요 하늘도 날아가는 새들도 사람도 우리들의 노래도 이제는 잊는건가요 다시는 볼 수 없나요 그대 전해주는 꽃잎같은 사랑을 나는 어떻게 하나요 그대는 어떻게 하나요
피어나는 장미는 화단속의 꽃을 가꾸듯 누구에게 말하지 말고 그렇게만 바라보아요 만날수 없는 많은 이유보다도 우린 이미 눈물 알잖아요 마음속의 작은 꽃으로 그렇게만 간직하세요
* 하지만 그꽃들 사이로 시들어 가는 여윈 잎새처럼 사라지네요 그 꽃잎 모두 그렇듯 지는게 우리의 이야긴 아니였어요 말하겠어요 누구에게라도 어차피 만날수없는 시간이라면 (이제는 만날수 없는 시간이라서) 잊기위한 눈물이라면 참지말고 흘려 보세요 더이상 더 만날수 없는 나의 시간을 나는 어쩔수가 없네
1. 유리창엔 햇빛이 금요일 오후 네거리 한편 외진 찻집 커피와 마주 앉아서 이젠 지난 기억들을 우연히 떠올리다 스쳐간 이야기에 나는 웃네 눈부신 오후 * 세월은 가더라 아름다운 애인같이 세월은 가더라 아름다운 유혹같이- 음~ 세월은 가더라 아름다운 어제같이 2. 애드벌룬 종로 분주한 거리 발길따라 걸어 걸으며 비원돌담 지는 해 눈여겨 살펴보다 벗꽃송이 타오르는 북악까지 왓네 저녁무렵 불빛을따라
조용한 밤에 음악소리도 모두다 떠나간 지금 오늘 있었던 우리 얘기를 한번더 생각하면서 있어요 들어보아요 우리 얘기는 따스한 겨울의 찻집 외투도 없이 당신도 없이 이 겨울 어찌보내나 창밖엔 눈이왔죠 당신의 눈에도... 눈보다도 더욱 희던 당신의 모습을 이제는 볼수없네 다시는 볼수없어 긴 긴겨울 창밖엔 눈이 눈이 나리네 우... 나리네 우... 창밖엔 눈이왔죠 당신의 눈에도 눈보다도 더욱 희던 당신의 당신의 당신의 모습을 이제는 볼수없네 다시는 볼수없어 긴긴 겨울 창밖엔 눈이 눈이 나리네 우...나리네 우... 흰눈송이 나리네
의도했건 그렇지 않았건, 첫 번째 음반으로 인해서 본연의 포크 싱어로 보다 블루스 싱어로 알려지게 된 명혜원의 두 번째 음반이다. 첫 번째 음반에 비해서 많은 작곡가들이 참여하고 있고, 때문에 두 번째 음반의 성격 역시도 명확하지 않다. 당시 지구레코드에 전속으로 있던 이정선의 곡도 두 곡이 수록되었는데, 오히려 거친 느낌의 ‘청량리 블루스’에 비해서 ‘가요’라는 쪽으로 더욱 큰 의미를 둔 듯 하다. ‘청량리 블루스’ 역시 또 다른 버전으로 수록되어 있어 왠지 인기에 편승했던 끼워 맞추기식 음반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드는 음반이다. 명혜원은 이후 한 장의 음반을 더 발표한다.
text | 송명하 webmaster@conermusic.com...
참새를 태운 잠수함 출신 명혜원이 발표한 스플릿 음반이다. 사실 이 음반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겠지만, 음반 전체를 듣기보다는 ‘청량리 블루스’ 한 곡을 듣기 위해 이 음반을 산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만큼 이 한 곡이 준 여파는 대단했다. 당시 가요계의 상황을 생각해 볼 때, 전통적인 블루스 창법은 아니지만 획기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 곡의 소리 없는 히트는 국내 가요계의 스펙트럼을 한 차원 넓힌 쾌거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음반에는 최성호 작곡으로 되어있지만, 이정선의 회고에 의하면 학창시절 구전되어 내려오던 곡이었고, 막연하게 김민기의 곡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음반에 수록곡들이 ‘청량리 블루스’와 유사한 곡이 없는 것으로 봐서 어느 정도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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