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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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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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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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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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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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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나그네 - 박 목 월 -
江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三百里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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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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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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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해
- 박두진 시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 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빛이 싫여. 달빛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빛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뉘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휠훨휠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버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 자리에 앉아 위어이 위어이 모두 불러 한 자리 앉아 에띠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 해는 밝고. 힘차게 솟구치는 정열의 상징이다. 시인의 궁적적인 인생관이 해를 통하여 형상화된 작품으로 순수한 광명과 평화에의 의욕을 주제로 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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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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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별 헤는 밤
- 윤동주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거외다.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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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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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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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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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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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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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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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너는 한송이 꽃과 같이
그다지도 귀엽고 예쁘고 깨끗하여라 너를 보고 있으면 서러움은 나의 가슴속까지 스며드누나 하나님이 너를 언제나 이대로 밝고 곱고 귀엽도록 지켜주시길 네 머리 위에 두 손을 얹고 나는 빌고만 싶어지누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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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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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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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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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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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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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명시의 고향 (199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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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우리노래 어때요 [omnibus] (1987)
그대가 밤새 꾸민 엽서를 나도 밤새 보고 있어요
새록 새록 깨알 같은 글씨가 내맘깊이 스며들어 그대가 슬픈 날 쓴 엽서를 나도 슬프게 보고있어요 뭉게뭉게 번져간 글씨가 내맘깊이 젖어들어 나도 모르게 젖은 엽서를 끌어안고 말았어요 우린 서로 엇갈린 길을 걷고 있지만 난 그대를 매일 보고 있어요 그대가 준 작은 엽서를 마주하고 밤새워 얘기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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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소망의 시 (198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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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소망의 시 (198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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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소망의 시 (198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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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서정윤 시낭송집 [omnibus] (198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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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서정윤 시낭송집 [omnibus] (198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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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 ||||
from 서정윤 시낭송집 [omnibus] (198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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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 ||||
from 서정윤 시낭송집 [omnibus] (198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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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 ||||
from 서정윤 시낭송집 [omnibus] (198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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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 ||||
from 서정윤 시낭송집 [omnibus] (198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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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5 | ||||
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1 [omnibus] (198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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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1 [omnibus] (1982)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 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는 밤 파묻은 불씨를 헤쳐 엽담배를 피우며 고놈... 눈동자가 초롱 같애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던 할매 바깥은 연신 눈이 내리고 오늘밤처럼 눈이 내리고 다만 이제 나 홀로 눈을 밟으며 간다 오우버 자락에 구수한 할매의 옛이야기를 싸고 어린 시절의 그 눈을 밟으며 간다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 토실 익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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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1 [omnibus] (1982)
닭이 운다
시냇물은 흐르고 새떼 조잘대며 호수는 반짝이는데 푸르른 초원은 햇볕속에 잠들었다 늙은이도 어린이도 젊은이와 함게 일할 풀뜯는 가축들은 모두 고개마저 들지 않는다 마흔마리가 하나인양 패배한 군사처럼 저기 저 헐벗은 산마루에 병들어 누웠는가 이랴 이랴! 밭가는 아이 목청힘차구나 산에는 기쁨 샘에는 생명 조각구름 두둥실 떠 흐르는 저 하늘은 푸르름만 더해가니 비 개인 이날의 기쁨인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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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1 [omnibus] (1982)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한마디는 끝끝내 마저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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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1 [omnibus] (1982)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 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 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읍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를 님의 침묵에 휩싸고 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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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깊고 깊은 흐름이... (1982)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한마디는 끝끝내 마저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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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깊고 깊은 흐름이... (1982)
닭이 운다
시냇물은 흐르고 새떼 조잘대며 호수는 반짝이는데 푸르른 초원은 햇볕속에 잠들었다 늙은이도 어린이도 젊은이와 함게 일할 풀뜯는 가축들은 모두 고개마저 들지 않는다 마흔마리가 하나인양 패배한 군사처럼 저기 저 헐벗은 산마루에 병들어 누웠는가 이랴 이랴! 밭가는 아이 목청힘차구나 산에는 기쁨 샘에는 생명 조각구름 두둥실 떠 흐르는 저 하늘은 푸르름만 더해가니 비 개인 이날의 기쁨인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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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깊고 깊은 흐름이... (1982)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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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깊고 깊은 흐름이... (1982)
밟아보지 않은 길에서
연못가의 우거진 숲속에서 요란스런 세상으로부터 도피하여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부터 내 영혼을 오래 지탱해 오던 모든 쾌락, 이득, 그리고 타협으로부터 아직은 알려진바 없는 명확한 판단의 기준이 있음을 안다 분명히 내 영혼은 내가 즐거이 말하고픈 친구들의 영혼과 여기에, 소란스런 세상에서 멀리 떠나 나 혼자 머무르며, 향긋한 말로 이야기했다. 아무런 부끄럼도 없이 (이 한적한 곳에서는 다른 곳에서 안하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요란스럽지도 않으면서 모든것을 포함하는 생이 나에게 강하게 온다 오늘은 남자다운 애착의 노래 아닌 것은 부르지 않기로 결심하며 본질적 생으로만 노래 부르며, 건강한 사랑을 불러주며, 마흔 한살의 아홉째 달, 달콤한 오후에 나는 젊었던 이들에게 모든 젊은이들에게 내 모든 날의 비밀을 말해주련다 친구의 필요함을 말해주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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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깊고 깊은 흐름이... (1982)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 토실 익겠다 콩기름 불 실고추처럼 가늘게 피어나는 밤 파묻은 불씨를 헤쳐 엽담배를 피우며 고놈... 눈동자가 초롱 같애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던 할매 바깥은 연신 눈이 내리고 오늘밤처럼 눈이 내리고 다만 이제 나 홀로 눈을 밟으며 간다 오우버 자락에 구수한 할매의 옛이야기를 싸고 어린 시절의 그 눈을 밟으며 간다 오누이들의 정다운 이야기에 어느 집 질화로엔 밤알이 토실 토실 익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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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깊고 깊은 흐름이... (198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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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깊고 깊은 흐름이... (1982)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 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 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읍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를 님의 침묵에 휩싸고 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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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깊고 깊은 흐름이... (1982)
하루가 끝나고
밤이 내린다. 호수는 얼어붙고 강 도 죽어 있다. 구름 사이로 새빨간 태양이 빛나더니 마음의 유리창이 어느새 붉게 불이 붙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울타리도 인제는 눈에 파묻혀 길도, 밭도, 모두 하얀 벌판. 이 새하얀 벌판의 적막을 뚫고, 겁먹은 유령처럼, 천천히 장례의 행렬이 지나간다 조종은 울리고 나의 모든 감각은 이 음산한 종소리에 얼어 붙었다. 그림자는 깊어져 가고, 나의 가슴은 울고 있구나. 장례 행렬의 종소리처럼 나의 가슴은 울고 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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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깊고 깊은 흐름이... (1982)
고개숙인 허수아비 바람결에 잠이 들면
너의 모습 사라지고 차가운 빛 스며들면 먼 길 혼자 가는 나그네가 외롭구나 나나나--- 갈 곳 없이 떠돌다가 처마 밑에 날아 들어 기나 긴 밤 지새우고 바람따라 가는 새야 너의 모습 사라지고 차가운 빛 스며들면 먼 길 혼자 가는 나그네가 외롭구나 나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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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깊고 깊은 흐름이... (1982)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우는 소리 들렸으라.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 곳을 범(犯)하던 못 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큭 강물이 비로서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고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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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깊고 깊은 흐름이... (198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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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깊고 깊은 흐름이... (1982)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리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파촉 삼만리 신이나 삼아줄 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혀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굽이굽이 은하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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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3 [omnibus] (1983)
밟아보지 않은 길에서
연못가의 우거진 숲속에서 요란스런 세상으로부터 도피하여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부터 내 영혼을 오래 지탱해 오던 모든 쾌락, 이득, 그리고 타협으로부터 아직은 알려진바 없는 명확한 판단의 기준이 있음을 안다 분명히 내 영혼은 내가 즐거이 말하고픈 친구들의 영혼과 여기에, 소란스런 세상에서 멀리 떠나 나 혼자 머무르며, 향긋한 말로 이야기했다. 아무런 부끄럼도 없이 (이 한적한 곳에서는 다른 곳에서 안하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요란스럽지도 않으면서 모든것을 포함하는 생이 나에게 강하게 온다 오늘은 남자다운 애착의 노래 아닌 것은 부르지 않기로 결심하며 본질적 생으로만 노래 부르며, 건강한 사랑을 불러주며, 마흔 한살의 아홉째 달, 달콤한 오후에 나는 젊었던 이들에게 모든 젊은이들에게 내 모든 날의 비밀을 말해주련다 친구의 필요함을 말해주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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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 | ||||
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3 [omnibus] (1983)
하루가 끝나고
밤이 내린다. 호수는 얼어붙고 강 도 죽어 있다. 구름 사이로 새빨간 태양이 빛나더니 마음의 유리창이 어느새 붉게 불이 붙었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울타리도 인제는 눈에 파묻혀 길도, 밭도, 모두 하얀 벌판. 이 새하얀 벌판의 적막을 뚫고, 겁먹은 유령처럼, 천천히 장례의 행렬이 지나간다 조종은 울리고 나의 모든 감각은 이 음산한 종소리에 얼어 붙었다. 그림자는 깊어져 가고, 나의 가슴은 울고 있구나. 장례 행렬의 종소리처럼 나의 가슴은 울고 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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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3 [omnibus] (1983)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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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3 [omnibus] (1983)
아 신이여
당신은 나를 사랑으로 상처 입혔소 그리하여 그상처 지금도 아파 신이여 당신은 나를 사랑으로 상처 입혔소 아! 신이여 당신의 무서움이 나의 마음을 쳤소 그리하여 그아픔이 지금도 울려 아! 신이여 당신의 무서움이 나의 마음을 쳤소 신이여 모든 것의 추함을 나는 알았소 그리하여 당신의 영광이 나의 마음에 자리잡고 아! 신이여 모든 것의 추함을 나는 알았소 당신의 술속에 나의 마음을 담그시오 당신의 식탁위에 빵속에 나의 생명을 넣으시오 당신의 술속에 나의 마음을 담그시오 여기에 쏟지 않는 나의 피가 있소 여기에 고뇌만 못한 나의 육체가 있소 여기에 쏟지 않는 나의 피가 있소 여기에 수치를 느낄수 밖에 없던 이마가 있소 귀하신 당신의 발판을 위한 여기에 수치를 느낄수 밖에 없던 이마가 있소 여기에 일하지 않던 손이 있소 타는 불과 귀한 향기를 위한 여기에 일하지 않던 손이 있소 여기에 헛되이 고동하던 마음이 있소 갈베르산의 가시에 아파 뛰도록 여기에 헛되이 고동하던 마음이 있소 여기에 하찮은 나그네 저의팔이 있소 당신의 은총의 소리에 달려가기 위한 여기에 하찮은 나그네 저의팔이 있소 여기에 저주스러운 거짓 나의 소리가 있소 회개의 가책을 위한 여기에 저주스러운 거짓 나의 소리가 있소 여기에 과오의 등불 나의 눈이 있소 기도하는 눈물에 사라지도록 여기에 과오의 등불 나의 눈이 있소 아! 당신은 자선과 관용의 신이요 나의 망혼의 우물은 어디 있습니까 당신은 자선과 관용의 신이요 공포의 신과 성스러운 신 아! 나의 죄 이 캄캄한 심연이여 공포의 신과 성스러운 신이여 당신은 평화와 환희와 행복의 신 모든 나의 두려움 모든 나의 무지여 당신은 평화와 환희와 행복의 신이여 당신은 이 일체의 것을 알고 있소 그리고 우리의 누구보다 가난함을 당신은 이 일체의 것을 알고 있소 그러나 신이여 내가 가진 것을 당신에게 바치오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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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 | ||||
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1 [omnibus] (198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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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1 [omnibus] (198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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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2 [omnibus] (198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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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2 [omnibus] (198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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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 그리고 외로운 이를 위하여 Vol.2 [omnibus] (198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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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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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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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별 헤는 밤
- 윤동주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거외다.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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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 리라 꽃 던지고
- 한하운 시 P양 (孃). 몇 차례나 뜨거운 편지 받았습니다. 어쩔 줄 모르는 충격에 외로와 지기만 합니다. 양이 보내주신 사진은, 오월의 아침 아까시아 꽃 청초로. 침울한 내 병실에 구원의 마스코드로 반겨줍니다 눈물처럼 아름다운 양의 청정무구한 사랑이 회색에 포기한 나의 사랑의 窓門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의학을 전공하는 양에게 이 너무나도 또렷한 문둥이의 病理學에 모두가 부조리한 것 같고 이 세상에서는 안 될 일이라 하겠습니다. P 양. 울음이 터집니다. 앞을 바라볼 수 없는 이 사랑을 아끼는 울음을 곱게 곱게 그칩니다. 그리고 차라리 아름답게 잊도록 더없는 노래를 엮으며 마음이 가도록 그 노래를 눈물 삼키며 부릅시다. G선의 엘레지가 비창하는 덧없는 노래를 다시 엮으며 이별이 괴로운대로 리라 꽃 던지고 노래 부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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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진달래 꽃 - 김소월 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우리 고유의 민요 가락인 7.5조의 언어 구성으로 님을 떠나보내는 사무친 정과 한을 체념으로 승화 시킨 시이다. 마지막 연의 “죽어도 아니”라는 구절에서는 슬픔을 극복하는 높은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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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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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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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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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 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 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읍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를 님의 침묵에 휩싸고 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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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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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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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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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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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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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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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배한성 - 시 낭송집 1집/못 잊어/임의 침묵 (1980)
나그네 - 박 목 월 -
江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三百里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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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인적 없는 외진 곳에 그 소녀는 살았다
- 워즈워드 시 다브의 샘가 인적 없는 외전 곳에 그 소녀는 살았네, 칭찬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 사랑하는 사람 또한 전혀 없던 그 소녀, 이끼 낀 바위틈에 반쯤 가리워 다소곳이 피어있는 한 송이 오랑캐 꽃, -하늘에 홀로 반짝이는 샛별처럼 아름답던 그 소녀, 아는 이 없는 삶을 살다가 아는 이 별로 없이 삶을 거둔 가엾은 루시 이제는 무덤 속에 고이 잠들었으니, 오! 나에겐 천지가 달라 졌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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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 ||||
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태워진 편지
-푸시킨 詩 안녕, 사랑의 편지여 안녕. 그 사람이 이렇게 시킨 것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 나는 주저하고 있었던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나의 손은 모든 기쁨을 불에 맡기려고 맹세하였던가... 하지만 이제 지긋지긋하다. 시간이 찾아 왔다. 불타라 사랑의 편지여 나는 각오하고 있지, 마음은 무엇에도 현혹되지 않지. 탐욕스런 불꽃은 벌써 너의 편지를 핥으려 한다... 이제 곧... 활활 타올라 타올라 엷은 연기가 얽히면서 나의 기도와 더불어 사라져 간다. 이미 변치않을 마음을 맹세한 반지로 찍은 자국도 사라지고 녹기 시작한 봉랍이 끓는다... 오오, 신이여 일은 끝났다. 검어진 종이는 휘말리고 말았다. 지금은 가쁜한 재 위에 그 숨겨진 자국들이 새하얗게 남고... 내 가슴은 조여진다 그리운 재여. 나의 애처로운 운명 위에 그나마 가련한 기쁨이여, 내 한탄의 가슴에 영원히 머물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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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1 | ||||
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너는 한송이 꽃과 같이
그다지도 귀엽고 예쁘고 깨끗하여라 너를 보고 있으면 서러움은 나의 가슴속까지 스며드누나 하나님이 너를 언제나 이대로 밝고 곱고 귀엽도록 지켜주시길 네 머리 위에 두 손을 얹고 나는 빌고만 싶어지누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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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 ||||
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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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 | ||||
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1985)
♣ 부활의 아침
-서정주 시 내 너를 찾아왔다. 수나(叟娜) 너 참 내 앞에 많이 있구나. 내가 혼자서 종로를 걸어가면 사방에서 네가 웃고 오는구나. 새벽닭이 울 때 마닥 보고 싶었다. 내 부르는 소리 귓가에 들리드냐. 수나. 이것이 몇 만시간만이냐. 그날 꽃상여 산 넘어서 간 다음 내 눈동자 속에는 빈 하눌만 남드니, 매만저볼 머릿카락 하나 머리카랏 하나 없드니, 비만 자꾸 오고 ---- 촛불밖에 부흥이 우는 돌문을 열고 가면 강물은 또 몇 천 린지. 한번가선 소식 없든 그 어려운 주소에서 너 무슨 무지개로 내려 왔느냐. 종로 네거리에 뿌우여니 흩터져서, 뭐라고 조잘대며 햇볓에 오는 애들. 그 중에서도 열아홉살 쯤 스무 살쯤 되는 애들. 그들의 눈망울 속에, 핏대에, 가슴속에 드러 앉어 수나 ! 수나 ! 수나 ! 너 인제 모두 다 내 앞에 오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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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 | ||||
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1985)
♣ 바 람
- 정공채 시 1 내가 바람을 잡아, 바람을 피웠을 때 주위의 사람들은 나를 불쌍하게 생각하였지 나의 아버님은 안경을 쓰시고 말았지 내가 캬바레에서 검은 구둣발로 놀아난 날 내가 살롱에서 빨간 술에 담배만 피운 날 숨가쁘게 청춘의 빨간 차표를 손에 들고 있었던 날 나를 위해 기도를 해 주던 당신 당신이 없어서 그럴까 그래서 전원으로 돌아갈 푸른 차표 대신 아직도 나의 손에 빨간 차표를 들고 있는 것은... 2 새가 아침에 지저귀듯이 바람이 현재 나무에 앉았다 꽃이 피었다 내일 아침에도 저 새가 죽지 않으면 새는 또 내일을 울리라 바람도 내일 미래의 나무에 새처럼 앉으면 그 미래의 나무에 꽃이 피리라 기막히게도 과거의 나무에 꽃이 피어있다 까맞이게 타버린 고목에 바람이 앉으니까 기막히게도 과거의 나무에 꽃이 피어있다 3 인생은 바람을 배우는 기각 바람 속에 나서 아이가 바람 속에 어른으로 익어가다가 바람 속에 죽어 가는 기간 요절도 긴 긴 백년도 바람이 주는 자유 인생은 바람을 조금만 마시다 쬐꼬맣게 바람을 습득하다가... 4 질서를 기다리며 영겁을 불어올 바람의 창고는 머언 원시림인가 아직 보지는 안했으나 아득히 계시는 신이랄까 아름다운 장미랑 이름 없는 들꽃도 말없이 조용하게 생성시키는 신이 자물쇠를 열고 보내시는 바람의 무궁한 창고는 어디에 숨어 있을까 5 허무는 없어도 바람은 있으리라 오히려 내 사랑은 죽어가도 바람은 있으리라 당신을 사랑하는 나의 빨간 기억은 어차피 한 세상만 있다가 지워지리라 창세기에 일어났던 바람아 하늘과 파도와 땅이 마르고 닳도록. 자연의 문아 바람을 보내시어 당신과 나의 무덤을 지우고 우리의 쓸쓸한 비문도 지우시고, 그 자리에 바람의 통로가 열려 있으리라 바람의 통로만 열려 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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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아,꽃처럼 저버린 사람)" (1985)
♣ 인적 없는 외진 곳에 그 소녀는 살았다
- 워즈워드 시 다브의 샘가 인적 없는 외전 곳에 그 소녀는 살았네, 칭찬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 사랑하는 사람 또한 전혀 없던 그 소녀, 이끼 낀 바위틈에 반쯤 가리워 다소곳이 피어있는 한 송이 오랑캐 꽃, -하늘에 홀로 반짝이는 샛별처럼 아름답던 그 소녀, 아는 이 없는 삶을 살다가 아는 이 별로 없이 삶을 거둔 가엾은 루시 이제는 무덤 속에 고이 잠들었으니, 오! 나에겐 천지가 달라 졌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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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아,꽃처럼 저버린 사람)" (1985)
★ 태워진 편지
-푸시킨 詩 안녕, 사랑의 편지여 안녕. 그 사람이 이렇게 시킨 것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 나는 주저하고 있었던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나의 손은 모든 기쁨을 불에 맡기려고 맹세하였던가... 하지만 이제 지긋지긋하다. 시간이 찾아 왔다. 불타라 사랑의 편지여 나는 각오하고 있지, 마음은 무엇에도 현혹되지 않지. 탐욕스런 불꽃은 벌써 너의 편지를 핥으려 한다... 이제 곧... 활활 타올라 타올라 엷은 연기가 얽히면서 나의 기도와 더불어 사라져 간다. 이미 변치않을 마음을 맹세한 반지로 찍은 자국도 사라지고 녹기 시작한 봉랍이 끓는다... 오오, 신이여 일은 끝났다. 검어진 종이는 휘말리고 말았다. 지금은 가쁜한 재 위에 그 숨겨진 자국들이 새하얗게 남고... 내 가슴은 조여진다 그리운 재여. 나의 애처로운 운명 위에 그나마 가련한 기쁨이여, 내 한탄의 가슴에 영원히 머물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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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외국편) (1986)
♣ 애너벨 리
- 포 우 시 아주 오래고 오랜 옛날 일이었지요. 바닷가 한 왕국에 한 아가씨가 살고 있었답니다. 그 아가씨는 나를 사랑하고 내게 사랑받는 것 외에는 아무 다른 생각 없이 살았습니다. 나도 아이였고, 그녀 또한 아이였습니다. 바닷가 왕국에서, 그러나 우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으로 사랑했습니다. 나와 나의 애너벨 리는 하늘을 나는 지천사(熾天使)도 그녀와 나를 부러워했던 사랑으로 말입니다. 그 때문이었습니다. 오래 전에 바닷가 이 왕국에서, 구름으로부터 바람이 불어 나의 아름다운 애너벨 리를 싸늘히 얼게 한 것은 그래서 그녀의 지체 높은 친척들이 와서 그녀를 내 곁에서 데려가 바닷가 이 왕국에 있는 무덤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천당에서 우리보다 결코 행복하지 못했던 천사들이 늘 그녀와 나를 시기했습니다. 그렇지요!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바닷가 이 왕국에선 누구나 다 알 듯이) 밤 사이 구름에서 바람이 불어와 나의 애너벨 리를 싸늘히 얼려 죽인 것은, 그러나 우리의 사랑, 그것은 훨씬 더 강했었지요, 우리보다 나이 많은 이들의 사랑보다도 - 우리보다 훨씬 지혜로운 많은 이들의 사랑보다도 위로는 천당의 천사들도 밑으로는 바다 밑의 악마들까지도 내 영혼을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영혼으로부터 떼어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달빛 흐를 때 언제나 내 꿈속엔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모습이 나타나고 별들이 떠오르면 언제나 나는 애너벨 리의 찬란한 눈빛을 느낍니다. 그래서 밤새 나는 누워 있는 것이지요, 내 사랑, 아- 내 사랑, 내 생명, 내 신분 곁에, 바닷가 그곳, 그녀의 무덤에서 철썩이는 바닷가 그녀의 무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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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외국편) (1986)
★ 태워진 편지
-푸시킨 詩 안녕, 사랑의 편지여 안녕. 그 사람이 이렇게 시킨 것이다. 얼마나 오랜 시간, 나는 주저하고 있었던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나의 손은 모든 기쁨을 불에 맡기려고 맹세하였던가... 하지만 이제 지긋지긋하다. 시간이 찾아 왔다. 불타라 사랑의 편지여 나는 각오하고 있지, 마음은 무엇에도 현혹되지 않지. 탐욕스런 불꽃은 벌써 너의 편지를 핥으려 한다... 이제 곧... 활활 타올라 타올라 엷은 연기가 얽히면서 나의 기도와 더불어 사라져 간다. 이미 변치않을 마음을 맹세한 반지로 찍은 자국도 사라지고 녹기 시작한 봉랍이 끓는다... 오오, 신이여 일은 끝났다. 검어진 종이는 휘말리고 말았다. 지금은 가쁜한 재 위에 그 숨겨진 자국들이 새하얗게 남고... 내 가슴은 조여진다 그리운 재여. 나의 애처로운 운명 위에 그나마 가련한 기쁨이여, 내 한탄의 가슴에 영원히 머물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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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한국편) (1985)
별 헤는 밤
- 윤동주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 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거외다.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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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부활의 아침
-서정주 시 내 너를 찾아왔다. 수나(叟娜) 너 참 내 앞에 많이 있구나. 내가 혼자서 종로를 걸어가면 사방에서 네가 웃고 오는구나. 새벽닭이 울 때 마닥 보고 싶었다. 내 부르는 소리 귓가에 들리드냐. 수나. 이것이 몇 만시간만이냐. 그날 꽃상여 산 넘어서 간 다음 내 눈동자 속에는 빈 하눌만 남드니, 매만저볼 머릿카락 하나 머리카랏 하나 없드니, 비만 자꾸 오고 ---- 촛불밖에 부흥이 우는 돌문을 열고 가면 강물은 또 몇 천 린지. 한번가선 소식 없든 그 어려운 주소에서 너 무슨 무지개로 내려 왔느냐. 종로 네거리에 뿌우여니 흩터져서, 뭐라고 조잘대며 햇볓에 오는 애들. 그 중에서도 열아홉살 쯤 스무 살쯤 되는 애들. 그들의 눈망울 속에, 핏대에, 가슴속에 드러 앉어 수나 ! 수나 ! 수나 ! 너 인제 모두 다 내 앞에 오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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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8 | ||||
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바 람
- 정공채 시 1 내가 바람을 잡아, 바람을 피웠을 때 주위의 사람들은 나를 불쌍하게 생각하였지 나의 아버님은 안경을 쓰시고 말았지 내가 캬바레에서 검은 구둣발로 놀아난 날 내가 살롱에서 빨간 술에 담배만 피운 날 숨가쁘게 청춘의 빨간 차표를 손에 들고 있었던 날 나를 위해 기도를 해 주던 당신 당신이 없어서 그럴까 그래서 전원으로 돌아갈 푸른 차표 대신 아직도 나의 손에 빨간 차표를 들고 있는 것은... 2 새가 아침에 지저귀듯이 바람이 현재 나무에 앉았다 꽃이 피었다 내일 아침에도 저 새가 죽지 않으면 새는 또 내일을 울리라 바람도 내일 미래의 나무에 새처럼 앉으면 그 미래의 나무에 꽃이 피리라 기막히게도 과거의 나무에 꽃이 피어있다 까맞이게 타버린 고목에 바람이 앉으니까 기막히게도 과거의 나무에 꽃이 피어있다 3 인생은 바람을 배우는 기각 바람 속에 나서 아이가 바람 속에 어른으로 익어가다가 바람 속에 죽어 가는 기간 요절도 긴 긴 백년도 바람이 주는 자유 인생은 바람을 조금만 마시다 쬐꼬맣게 바람을 습득하다가... 4 질서를 기다리며 영겁을 불어올 바람의 창고는 머언 원시림인가 아직 보지는 안했으나 아득히 계시는 신이랄까 아름다운 장미랑 이름 없는 들꽃도 말없이 조용하게 생성시키는 신이 자물쇠를 열고 보내시는 바람의 무궁한 창고는 어디에 숨어 있을까 5 허무는 없어도 바람은 있으리라 오히려 내 사랑은 죽어가도 바람은 있으리라 당신을 사랑하는 나의 빨간 기억은 어차피 한 세상만 있다가 지워지리라 창세기에 일어났던 바람아 하늘과 파도와 땅이 마르고 닳도록. 자연의 문아 바람을 보내시어 당신과 나의 무덤을 지우고 우리의 쓸쓸한 비문도 지우시고, 그 자리에 바람의 통로가 열려 있으리라 바람의 통로만 열려 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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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에너벨리) (1985)
♣ 애너벨 리
- 포 우 시 아주 오래고 오랜 옛날 일이었지요. 바닷가 한 왕국에 한 아가씨가 살고 있었답니다. 그 아가씨는 나를 사랑하고 내게 사랑받는 것 외에는 아무 다른 생각 없이 살았습니다. 나도 아이였고, 그녀 또한 아이였습니다. 바닷가 왕국에서, 그러나 우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으로 사랑했습니다. 나와 나의 애너벨 리는 하늘을 나는 지천사(熾天使)도 그녀와 나를 부러워했던 사랑으로 말입니다. 그 때문이었습니다. 오래 전에 바닷가 이 왕국에서, 구름으로부터 바람이 불어 나의 아름다운 애너벨 리를 싸늘히 얼게 한 것은 그래서 그녀의 지체 높은 친척들이 와서 그녀를 내 곁에서 데려가 바닷가 이 왕국에 있는 무덤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천당에서 우리보다 결코 행복하지 못했던 천사들이 늘 그녀와 나를 시기했습니다. 그렇지요!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바닷가 이 왕국에선 누구나 다 알 듯이) 밤 사이 구름에서 바람이 불어와 나의 애너벨 리를 싸늘히 얼려 죽인 것은, 그러나 우리의 사랑, 그것은 훨씬 더 강했었지요, 우리보다 나이 많은 이들의 사랑보다도 - 우리보다 훨씬 지혜로운 많은 이들의 사랑보다도 위로는 천당의 천사들도 밑으로는 바다 밑의 악마들까지도 내 영혼을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영혼으로부터 떼어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달빛 흐를 때 언제나 내 꿈속엔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모습이 나타나고 별들이 떠오르면 언제나 나는 애너벨 리의 찬란한 눈빛을 느낍니다. 그래서 밤새 나는 누워 있는 것이지요, 내 사랑, 아- 내 사랑, 내 생명, 내 신분 곁에, 바닷가 그곳, 그녀의 무덤에서 철썩이는 바닷가 그녀의 무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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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에너벨리) (198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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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 ||||
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진달래꽃) (1985)
★*…진달래 꽃 - 김소월 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우리 고유의 민요 가락인 7.5조의 언어 구성으로 님을 떠나보내는 사무친 정과 한을 체념으로 승화 시킨 시이다. 마지막 연의 “죽어도 아니”라는 구절에서는 슬픔을 극복하는 높은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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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 ||||
from 애너벨리 (한국편) (1986)
♣ 첫 사랑 그 사람은 ~^*
-박재삼 詩 첫사랑 그 사람은 입 맞춘 다음엔 고개를 못 들었네. 비단올 머리칼 하늘 속에 살랑살랑 햇미역 냄새를 흘리고, 그 냄새 어느덧 마음 아파라, 내 손에도 묻어 있었네. 오, 부끄러움이여, 몸부림이여, 골짜기에서 흘려 보내는 실개천을 보아라, 물비늘 쓴 채 물살은 울고 있고, 우는 물살 따라 달빛도 포개어진 채 울고 있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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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 ||||
from 애너벨리 (한국편) (1986)
진달래꽃
- - 김소월 -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진달래꽃>(192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