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한국 음악은 명백히 흑인음악에 경도돼 있다. 가요계를 휩쓸다시피한 이른바 ‘소몰이 창법’, 적당한 빠르기의 리듬 앤 블루스(R&B)곡들이 그렇고, 어느새 주류 음악판에 확고히 지분을 확보한 힙합(Hip-hop)이 그렇다. 어쩌면 이는 서태지와 아이들과 듀스를 듣고 자라난 세대들에게 당연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는다. 수많은 이들이 흑인음악을 표방했지만, 그들 중 진정으로 흑인음악의 본질을 탐구해 나가는 이들은 찾기 힘들다. 흑인음악의 깊은 내면을 추구하기보다 ‘억지로 우는’ 창법만 어설프게 흉내내는 노래들은 인공적이고 가볍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최근 미국 차트를 휩쓰는 힙합이나 R&B는 그들의 음악적 고향인 1970년대 흑인 음악 3총사, 솔(sou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