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당신으로 가득 찬 이 밤이 가만히 내게서 멀어져도 아무런 대책 없는지 아무리 불러봐도 닿을 수 없는 이 마음을 그대는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런 상관 없는지 나를 기억할까 하루가 멀다 하고 보고 싶던 그 마음도 지나갈까 그대의 오늘은 또 아무렇지 않게 잊혀질까 늘 그래왔던 것처럼 여전히 내겐 그 무엇도 분명하지 않은 꿈
긴 새벽은 날 놓아주지 않고, 언제나 그렇듯 난 적당히 외롭다 늘 제멋대로인 내 기억들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날 찾아온다하지 못한 말 들은, 꼭 쥔 내 손틈 사이로 흩어져 가고 텅 빈 나의 방을 가득 채우는 그리운 마음 아무 말도 없이 스치듯 지나간다 습관처럼 늘 아쉬워하며, 적당한 말들의 주위를 맴도는 나
아침부터 비 내리던 날 거리는 검게 물들어 가고 비틀대며 걸어가던 난 무심코 뒤 돌아본다 토옥 톡 떨어지는 빗방울 그 사이로 하나 둘 지나가는 사람들 그 사이로 그대는 지나가고 내 마음은 지워가고 신발은 젖어가고 내 볼도 젖어가고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저녁이 돼도 그치지 않고 뒤척이며 잠 못 들던 난 가만히 창 밖을 바라본다
그럴 리가 있겠냐 마는 잘 지낸다 말하고 애써 웃고 쑥스럽게 눈물이 나고 이건 하품이 라며 활짝 웃고 저물어 가는 해는 마치 날 비웃는 듯 눈치 없는 아이들은 내 주위를 서성대고 어색했던 그 시간들도 아련하고 그립고 애틋하고 부끄러운 그 변명들은 유치하고 조금은 촌스럽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마치 물에 젖은 듯 요란하게 울어대는 전화벨은 귀찮기만 하고 내 마음을 알리 없는 엄마의 잔소리는 오늘따라 유난히 더 심하기만 하고 말수 없던 한 친구의 용기 낸 장난들도 오늘만은 정말이지 귀찮기만 하고
예전의 가슴 떨림은 이제는 사라져 버렸는지 내 낡은 컨버스 속의 시린 발가락은 아무리 추워도 주머니 속엔 넣을 수 없다는 우스운 몽상의 아래로 현실적인 계절을 느끼네 이제는 돌아오지 않을 떠나간 어미를 기다리는 비교적 멋진 미소를 지닌 어느 고양이의 마음으로 그저 스치듯 안녕
집으로 가는 길이 오늘따라 왜 이리도 멀기만 한건지 길고 지루한 여름의 한 가운데 에서 내 몸이 기운다 멀어진 마음 이제와 아무 소용없는 말 되묻지 못한 돌이켜 생각 해보면 별수 없는 말 어제와 다름없이 떠밀리듯 지나가도 아무도 모르고 더 이상 새롭지 않은 고민들에 난 지쳐 할 말을 잃었다 아무 소용 없는 말, 별 수 없는 마음
나도 모르게 향한 발걸음의 끝엔 웃고 있는 너 습관적인 안녕이란 인사는 아무런 의미도 없어하려 했던 말 들은 짖궂은 농담으로 널 위한 선물대신 내 손엔 쥐어진 담배 한 개비 난 이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어 난 이제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어 웃고 있는 너와 절벽 위의 나 나도 모르게 향한 발걸음의 끝엔 웃고 있는 너
이영훈 - 내가 부른 그림 - 이영훈 노래/미러볼뮤직 처음엔 `옛사랑` 작곡한 이영훈의 추모 앨범인가 했었다.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 분의 추모 앨범에 루사이트 토끼가 피쳐링을 했을까 싶은 거다. 검색해보니까 이게 1집이고 싱어송라이터인데 포크 쪽 하는 뮤지션이라더군. 이 쪽 음악 좋아하는 친구 말로는 김목인인가 하는 사람이랑 장르도 비슷하고 음반 나온 시기도 비슷하다나 뭐라나 그러던데 찾아보니 김목인의 음반은 12월에, 이 음반은 며칠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