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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ornapple -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2010)
당신의 올바름에
새파란 멍이 들던 날 올려다봤던 하늘은 질리도록 낮았던가 난 지레 겁을 먹고 기다란 꼬리를 감춰 모질게 쓰린 매질이 끝나기만 기다렸네 수많은 밤이 지나 겨우 잠을 청할 무렵 불현듯 내게 들려온 알 수 없는 수군거림 저놈을 잡아 껍질을 벗겨라 낼름거리는 저 혀를 뽑아라 희망의 노래로만 귓속을 채워라 어지러 어지러 대체 어느 쪽이 사람인지 아무나 아무나 어리둥절한 날 꾸짖어줘 머리를 감싸 쥐고 두려움에 몸을 떠는 날 둘러싸고 이상한 춤을 추는 너의 무리 저놈을 잡아 껍질을 벗겨라 낼름거리는 저 혀를 뽑아라 희망의 노래로만 귓속을 채워라 어지러 어지러 대체 어느 쪽이 사람인지 아무나 아무나 어리둥절한 날 꾸짖어줘 아름다운 것만을 사랑하는 당신들은 뒤뚱거리는 몸짓이 아무래도 싫을 테지 엄마도 아빠도 누구도 나에게 가르쳐 주질 않아 어느새 많이 늘어난 알 수 없는 너의 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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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ornapple -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2010)
우린 서로의 귀 뒤편에
씨앗 하나를 묻고 오랫동안 기다렸지 한숨 눈도 붙이지 않고 창문도 열지 않고 오랫동안 말이 없지 너는 자꾸만 손이 베여 새빨간 피 흘리며 어디론가 사라졌지 나는 또 다시 너를 찾아 이곳에 데려와선 니 눈물만 핥고 있지 아 미움의 꽃이 피네 아 겨울은 끝나지 않네 난 너무 추워 식은 너를 끌어안고 넌 그런 내가 아파서 이내 밀쳐낼 수밖에 없네 아 미움의 꽃이 피네 아 겨울은 끝나지 않네 난 몸이 달아 마른 니 입술을 먹고 넌 그게 너무 아파서 또다시 날 밀쳐내고 널 많이 좋아하지 그만큼 또 미워하지 난 이제 어쩔 수 없이 이곳의 불을 끄네 나 이제 잘게 나 이제 잘게 나 이제 잘게 내일 아침에 만나 날 깨우지 말아줘 날 깨우지 말아줘 날 깨우지 말아줘 날 깨우지 말아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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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ornapple -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2010)
아주 높은 곳에 올라가는 길
이젠 아무래도 잊어 버렸나 아무도 날 이해 할 수 없다고 이제나 저제나 생떼를 썼나 이른 네 시에 가자 높은 탑 위로 가자 아차 늦었나 나조차 나조차 잊게 되는 볕에 쐬었나 까만 짐승들이 눈을 뜨는 아침이 왔나 무더운 날에 춤추던 계절은 갔나 발가벗은 몸을 깊숙히 묻고 이제나 저제나 늦잠을 잤나 모두가 남겨 놓은 껍질을 삼켜 내게만 계속 되는 팔월의 현상 이른 네 시에 가자 높은 탑 위로 가자 아차 늦었나 나조차 나조차 잊게 되는 볕에 쐬었나 까만 짐승들이 눈을 뜨는 아침이 왔나 무더운 날에 춤추던 계절은 갔나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철지난 장맛비가 그치지 않고 퍼붓네 아차 늦었나 나조차 나조차 잊게 되는 볕에 쐬었나 까만 짐승들이 눈을 뜨는 아침이 왔나 무더운 날에 춤추던 계절은 갔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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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ornapple -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2010)
붉은 사과를 한 입 베어 물고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었던 계절 아무의미도 없는 화장을 하고 나도 몰래 흥얼거린 타인의 노래 난 한 낮에 뜬 보이지 않는 달 난 다섯 번째 계절에 피어난 꽃 난 떠난 이의 메마른 입맞춤 넘쳐흐르는 나를 흘려보내고 내가 아닌 누군가가 되었던 계절 사랑스런 당신의 흉내를 내고 거울 앞에서 느낀 절정의 순간 난 한 낮에 뜬 보이지 않는 달 난 다섯 번째 계절에 피어난 꽃 난 떠난 이의 메마른 입맞춤 난 열 세 번째 달에 쓰여진 노래 오직 나를 비추는 누군가의 눈 끝에서만 숨을 쉴 수 있는 난 아무도 모르는 파란 길로 아무도 모르는 파란 길로 갈 수 없지 아무도 모르는 파란 길로 아무도 모르는 파란 길로 갈 수 없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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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Mint Paper presents "bright" - bright #1 / Mint Paper presents [omnibus] (20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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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ornapple -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2010)
비가 내리면 우산 없는 그대가
돌아가지 않을 것 같은 기대를 하게 되요 우린손을 잡고 이 작은 수조 속에서 서로의 차가움에 기대 조금씩 잠겨가 그저 난 괜시리 깊게 잠든 그대가 깨어나 떠날 것만 같은 걱정을 하게 되요 분명 눈을 뜨면 내 옆에 그대는 없을 거야 이 비가 그치면 더 이상 흘릴 나조차 없을 거야 그냥 여기에 있어줘 깨어나지 말고 차라리 이대로 죽어줘 비참하게 떨고 있는 내 숱한 침묵들을 모두 쏟아 내버릴 수 있게 이미 딱딱하게 굳어진 내게 찬비를 내려줘요 멈춰버릴 것 같은 이 계절을 계속 흘러가게 해줘요 그냥 여기에 있어줘 깨어나지 말고 차라리 이대로 죽어줘 비참하게 떨고 있는 내 숱한 침묵들을 모두 쏟아 내버릴 수 있게 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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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ornapple -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2010)
어딜 가서 너는 안 오나
사람 냄새가 그리워라 괜히 이가 시려 굳게 입을 닫고 새를 닮은 목소리로 짖던 어떤 날 어떤 날 손짓하는 그를 따라가 밑도 끝도 없이 내려가 그를 뜯어먹던 그 뼈에 입 맞추던 진실도 없는 축제가 계속 되던 밤 머리맡에 만발하는 아지랑이 꽃 향기에 흠뻑 취해 잃어버린 길 한 모금 땀을 마셨다 새빨간 해가 지지 않는다 약하디 약한 몸은 녹아내리고 이글거리는 길은 끝이 없어라 한 움큼 너를 삼켰다 새빨간 해가 지지 않는다 수풀에 숨은 입을 벌린 짐승아 나를 물어 줄래 머리맡에 만발하는 아지랑이 꽃 향기에 흠뻑 취해 잃어버린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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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ornapple -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2010)
내가 이리 견딜 수 없게
열이 심하게 나는 까닭은 하고픈 말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어제 저녁 처음 만난 그와 급히 인사를 나눈 까닭은 흙투성이 손을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내 이름의 마지막 글자로 나를 불러주길 원한 까닭은 이 작은 별이 내겐 너무 외롭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리 높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까닭은 당신에게 전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이 쌓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두서없는 말들을 하얀 새하얀 종이에 써서 낯선 곳에 있는 우체통에 넣고 누가 볼세라 나는 도망쳐버렸네 언젠가 나의 목마름이 그치면 언젠가 나의 목마름이 그치면 제대로 도착 했으려나 글씨를 못 알아보면 어쩌나 읽지도 않고 버리면 어떡하나 이런 걱정에 나는 밤을 새 버렸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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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ornapple -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20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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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ornapple -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2010)
찌푸린 날엔 아름다운 곳의 꿈을 꾸네
눈꺼풀 뒤엔 초록의 하늘이 번져가고 그곳에 부는 바람을 한 모금 씩 마시면 현실도 잊혀져 난 가벼웁게 흩날리네 그 잠은 얕아서 난 금세 깨어나 바람의 냄새는 기억나질 않네 맑게 갠 날엔 어제의 잘못을 써내려가 엉망진창의 글씨는 의미를 얻지 못하고 노래가 흘러나오는 입을 틀어막으면 후회도 사라져 난 좁은 방을 떠다니네 비누 거품처럼 불안한 행복과 희미한 내일의 기대만이 가득해 흔들흔들 매달린 채 허공 위를 달리고 있네 숨이 차고 애가 타들어가도 난 앞으로 갈 수 없네 저기 있는 나와 나의 줄어들지 않는 거리에 몸을 떨며 헛된 걱정만 하다가 오늘은 사라지네 찌푸린 날엔 아름다운 곳의 꿈을 꾸네 찌푸린 날엔 아름다운 곳의 꿈을 꾸네 흔들흔들 매달린 채 허공 위를 달리고 있네 숨이 차고 애가 타들어가도 난 앞으로 갈 수 없네 흔들흔들 매달린 채 이젠 돌아 갈 수도 없네 나를 묶은 희망을 끊어버리고 난 천천히 떨어지네 끝나지 않는 긴 한 낮을 바랬지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 가고 싶었지 난 많은 바람들을 조심스레 묻고 아 그토록 비웃던 현실에 발을 딛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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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Thornapple - 난 자꾸 말을 더듬고 잠드는 법도 잊었네 (2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