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평화 2집 <뭐라고 딱 꼬집어 얘기할 수 없어요 / 장미>
한국 1세대 그룹사운드의 상징 ‘사랑과 평화’의 2집 앨범이 LP이후 처음으로 CD 및 음원으로 발매된다.
전작의 대대적인 성공에 이어서 나온 사랑과 평화의 두 번째 음반은 전작의 틀을 거의 그대로 다시 가져왔다. 훵키하고 빠른 “얘기할 수 없어요”뒤에 바로 이어지는 블루스-가스펠 풍의 “내 진정으로”는 전작의 “한동안 뜸했었지”-“노래여 퍼져라”의 구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피아노 협주곡 제1번/엘리제를 위하여”는 “운명”과 “여왕벌의 행진”을 의식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두 번째 음반은 데뷔 작의 떠들썩한 분위기를 좀 더 정제되고 세련되게 풀어낸 동시에 전작의 날카로운 그루브를 온전히 옮겨왔다는 데에서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더불어 연주 곡이 무려 네 곡이나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들이 가진 ‘연주인으로서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막간 곡 같은 “축제”을 지나 등장하는 “솔바람”은 전작의 “뭉게구름”을 보다 상쾌하게 변형시킨 듯한 빼어난 곡이다. 그러나 이 음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곡은 “비가 내리네”로서, 길고 끊임없는 즉흥연주와 간간이 섞이는 희미한 보컬, 싸이키델릭한 오르간의 연주는 재즈의 감성과 더불어 ‘프로그레시브’의 흔적마저 품고 있는 이들의 야심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음반은 실질적으로 사랑과 평화의 짧고 굵은 절정기를 대변하는 음반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