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6월 데뷔 앨범 [비선형(Non-linear)]을 통해 첫 싱글 ‘Cold Blood’와 두 번째 싱글 ‘카페인’으로 화제를 모았던 그룹 MOT가 5월 22일을 출발점으로 새 앨범을 발표한다.
MOT는 데뷔 앨범을 선보였던 2004년10월에 “텔미 썸 딩”의 장윤현 감독이 연출한 새로운 영화 “썸”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전곡 작업과 특히 수록곡‘Love Song’ 등을 통하여 평론가와 팬들로부터 스타일리쉬한 웰 메이드 음악을 지향한다는 찬사를 이끌어 낸 그룹이다. 이후 서울과 일본 후쿠오카에서 Fried Pride등의 일본 밴드들과 조인트 공연을 했고, 2006년 하이 서울 공연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었으며, 데뷔 앨범으로 2005년 제 2회 한국 대중음악상 “신인” 부문과 “최우수 모던록” 부문에 후보로 올라 “신인”상을 수상했다. 한편 그들의 데뷔 앨범은 2007년 오이뮤직이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사를 빛낸 명반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더하여 첫 싱글 ‘Cold Blood’의 뮤직 비디오 (전승일 감독 작업)는 체코 프라하에 열린 제 4회 트레본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비디오 클립 섹션 경쟁 부분에 오른 바 있다.
MOT와 두 번째 앨범, [이상한 계절] 소개
MOT 음악의 지향점
MOT는 90년대 모던락/브릿팝을 그들 음악의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많은 타 그룹들이 추종하던 근거없는 실험과 멜랑콜리한 감상에 치중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들이 절제된 감성으로 창조한 이성적인 사운드가 말초적으로 소비되기 보다는 감상자와 지적으로 소통하고 예술적으로 평가되기를 원한다. 즉, 작사, 작곡, 편곡, 레코딩 전반의 과정을 통해 내면의 결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되 ‘들어줄 대상’이 배제되는 것을 원치 않으므로 자기 연민에 빠진 멜랑콜리와 실험을 위한 실험, 이유 없는 음악적 난해함은 거부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디지털적이며 테크놀로지를 지향하지만 음악적 내용은 아날로그적인 로우파이 사운드로 가득하다는 것은 그들이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2007년 새 앨범 [이상한 계절]
2004년 6월 데뷔 앨범 발표 이후, 약 6개월에 걸친 데뷔 앨범 홍보 활동, 연이은 영화음악 작업, 그리고 20여차례 국내외에서 펼쳐진 크고 작은 공연 틈틈히 새로운 곡들을 준비한 끝에, 2007년 드디어 오랫동안 기다려온 두 번째 앨범 발표를 앞두게 되었다.
New York의 스털링 사운드(Sterling Sound)에서 Coldplay나 Bon Jovi의 앨범을 마스터링 한 바 있는 베테랑 조지 마리노(George Marino)가 마스터링한 새 앨범 [이상한 계절]에는 총 14곡의 아름다운 노래들이 담겨 있다. 단순한 듯 하지만 복잡한 사운드로 짜여진 14곡의 노래들이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우울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때로는 낯익게 다가온다.
첫 싱글로 커트될 예정인 '클로즈'는 멤버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곡이라고 한다. 심플하지만 시간과 공을 들인 만큼 사운드의 결은 빈틈없이 짜여져 있다. '클로즈'의 뮤직비디오는 최근 찬사를 받았던 극장 애니메이션 "여우비" 제작팀의 주축멤버로 구성된 '섬 스튜디오'가 약 5개월 여 심혈을 기울여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이 작품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잘 표현해주고 있다.
[사진, 그룹 MOT]
앨범 제목이기도 한 ‘이상한 계절’은 우리가 알고 있거나 모르는 사이에 사소하게 혹은 치명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절의 비의를 담담하게 노래한다. 때로 봄, 여름, 가을과 겨울의 어느 사이에 시간의 축과 엇갈려 있는 이상한 계절이 찾아오고, 결국 우리는 끝없이 뒤척이는 밤과 같이 묵묵히 계절을 앓아야 한다는 것이다.
활로 연주하는 베이스가 특이한 ‘11 over 8’. 이 곡은 단지 8분의 11박의 곡이 아니라, 11/8박에 관한, 11/8박적인 곡이다. 8분의 11박자의 위태롭고 아름다운 균형을 느낄 수 있다.
기타 앰프를 직렬, 병렬 여러 단계에 걸쳐 통과시켜 충분히 노이지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는 ‘시니피에’. 이 곡의 사운드와 가사는, 진심에 닿기 위해 진지하고 무겁고 사려 깊은 말들이 필요한 것 만은 아니라는 진실을 이야기한다. 때로는 단순하고 거칠고 진부한 표현들이 세련되고 두터운 기표들보다 더 진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중얼거려보는 어리석은 희망과 절망을 노래한 ‘사랑없이’에서는 앨범에서 가장 직선적인 비트를 들려주며, 후반부의 변주는 실제로는 같은 박자와 멜로디를 리듬 액센트만 바꿔 연주하는 트릭이 사용되었다.
어쿠스틱적인 재즈 편성과 후반부의 글리치 사운드가 톱니바퀴처럼 절묘하게 맞물린 사운드를 들려주는 ‘Lucky’. 존 레논이 사후 천국으로 갔을까를 생각하며 썼다는, ‘ Heaven Song’. 6/4박자가 특징적인 곡이다. 어쿠스틱 피아노에 딜레이와 필터를 걸어 나른함을 느끼게 하는 ‘서울은 흐림’은 이례적으로 <푸른새벽>의 보컬 한희정이 함께 한 듀엣곡이다.
그 외에도 Jazzy한 리듬과 FX 사운드가 한데 어울리는 ‘Electric’, 이질적이고 과격한 하드보일드 사운드의 ‘다섯개의 자루’, MOT의 음악적 감성이 고스란히 담긴 ‘흐르게 둔다’, 낯선 것들이 모여 낯익은 사운드를 연출해 내는 ‘나는 왜’가 담겨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