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블루스 록 보컬의 자존심. 강허달림. 2005년 EP [독백] 이후 3년만의 정규앨범
강허달림의 음색은 놀랄 만큼 부드럽고 몽환적이나 그가 살아내야 하는 세상은 치열하고 비정하다. 그래서 사랑의 달콤함을 노래하기에 알맞은 음색으로 그는 '제대로 산다는 것'의 절박함을 노래한다. 그의 노래를 듣고 있다 보면 그 부드러움의 속살을 뚫고 나온 우리네 인생살이의 어떤 단단한 진실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만남의 장에는 어김없이 자연의 느낌이 함께한다. 때로는 우리를 한없이 큰 품으로 안아주는 하늘과 바다의 모습으로 혹은 슬며시 미소 짓게 만드는 이름 없는, 그러나 강인한 작은 들꽃의 느낌들……. - 영화감독 임순례
노래하고 싶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노래는 아이에게 선택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아닌 선택된 것으로 다가왔습니다. 노래는 “운명처럼 던져”졌고, 그녀의 “발길은 멈출 곳을 모르고” 끊임없이 그녀를 걷게 하였습니다.
그녀는 도전했습니다. 항상 노래를 향한 절박함은 그녀에게 세상을 향한 무모한 도전을 강요했습니다. 그녀는 “참 무모해, 무모하다 못해 절박하지, 제대로 산다는 건”이라고 노래합니다. 그녀는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많이 그녀에게는 힘든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하나 둘 같은 길을 걷던 사람들이 그 길 밖으로 사라지던 순간에도 그녀는 그 길에 남아 홀로 걷고 있습니다. 그녀는 항상 “쓰러져 또다시 쓰러져도/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 웃음 짓고 아무 일 없단 듯이 그렇게” 노래했습니다.
노래로 세상을 열고 싶은 여자가 있습니다. 취객들의 고함 소리가 가득한 클럽에서, 혹은 객석이 반쯤 비어있던 허름한 무대에서도, 모두가 흥에 겨워 신나게 춤추던 그녀 자신의 공연에서도, 관객이 넷뿐이던 친구들을 위한 작은 콘서트에서도 그녀가 원했던 것은 그저 노래를 즐기는 것이 아닌 타인과의 소통이었습니다. 닫아 놓은 마음을 열기 위해 그녀는 노래를 했고, 그녀의 노래와 “작은 숨결에, 몸 사위에 세상은 소통”을 시작합니다.
그녀는 강허달림입니다. 계속 달려가기 위해, 그녀는 스스로를 강허달림이라고 부릅니다. 쓰러지거나 길가에서 쉬는 삶보다 그녀는 힘들거나 지친 순간에 쉬는 것보다 한걸음 더 앞으로 내 달리는 것을 택했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지어 준 이름은 자신의 삶의 모습이 되었고, 그래서 사람들은 이제 그녀를 강허달림이라 스스럼없이 부릅니다.
강허달림 1집이 있습니다. 아주 오랫동안 담금질이 된 그녀의 첫 번째 앨범이 있습니다. 2005년 가을 4곡을 담은 작은 싱글 앨범을 발표했던 그녀가 다시 스스로 가사를 만들고 멜로디를 만들어 노래해서 그녀의 첫 번째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그녀 스스로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 가사로 만든 노래는 거짓이 없어 오랜 여운을 가지고 가슴에 남습니다.
강허달림 1집에는 힘이 있습니다. 슬픔을 노래하는 순간에도 결코 절망으로 빠져들지 않는 힘이 강허달림의 1집에는 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가슴 아픈 기억의 가사를 노래하지만 그녀는 그 순간으로 돌아가 침잠하기 보다는 다시 일어서 그녀의 이름처럼 또 달릴 것을 노래하는 듯합니다. 그녀는 이 척박한 음악 시장에서 자신의 힘으로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한 가수니까요.
강허달림 1집에는 음악이 있습니다. 음반을 만드는 내내 그녀는 음악 이외의 조건들과는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런 뮤직이라는 레이블을 만들어 직접 제작한 음반에는 강허달림의 목소리와 그 목소리를 받쳐주는 위대한 선배 연주인들의 연주만이 남아 있습니다. 한때 강허달림이 몸담기도 했던 신촌 블루스 엄인호씨와 저스트 블루스의 채수영씨의 기타는 음반에 깊이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강허달림 1집에는 순수함이 있습니다. 그녀의 노래는 조금은 고집스럽게 느껴지지만 그녀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진실이 담겨있어 항상 강합니다. 질주하고 분노케 하며 흐느끼게 하거나 한숨 쉬게 하고 미소 짓게 합니다. 그녀의 음반이 상업주의와 타협하지 않은 음반임에도 충분히 흥겹게 들을 수 있는 이유는 아마 음악 아래 깔린 순수한 음악에의 열정일 것입니다. .... ....
반딧불 춤추던 곳에 앉아 밤새껏 웃음을 나눴지. 휘둥그레진 눈빛 사이로 들어오는 찬란한 빛의 움직임 조차 하염 없이 가다 보면 어느새 한움큼 손에 쥐어진 세상들, 설레임들. 그 누가 널 보았던가, 왜 숨길 수 없이 드러내던지. 빼곡히 들어찬 숨결 조차 버거우면. 살짝 여밀 듯이 보일 듯이 너를 보여줘. 그럼 아니 또 다른 무지개가 널 반길 지.
난 그저 나였을 뿐이고, 넌 그저 너였을 뿐이니. 너도, 나도. 나도, 너도. 너나할 것 없는 세상에, 생각에, 최선에, 말들에, 웃음에 이미 별 볼 일 없는 것들이진 않아? 기다림 속에서도 활짝 웃을 수 있겠지. 아무렇지 않는 듯 흘려버린 시간들, 공간들도 얘기할 수 있게 또 그래. 기다림이란 설레임이야. 말 없이 보내주고 기쁠 수 있다는 건 바보 같으니. 바보 같으니. 바보 같으니. 바보 같으니. 바보 같으니. 바보 같으니. 바보 같으니.
이미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겠죠 무슨의미인지 차갑게 식어버린 말 끝에 단단히 굳어버린 몸짓에 환하게 웃음 짓던 얼굴 쉬임없이 울리던 심장소리 행복이라는 작은 읊조림도 내게는 너무 큰 세상이었던듯 애써 감추며 모르는 척 뒤돌아서서 멍한 눈망울 가슴저리고 미칠듯이 밀려오는 그리움에 표현할 수 없어 나 정말 안되는거니 이미 시작된 엇갈림속에 다시 사랑은 멀어져가고 알면서 붙잡을 수 밖에 없었던 이마음 미안해요 미안해요 (간주중~~~) 애써 감추며 모르는 척 뒤돌아서서 멍한 눈망울 가슴저리고 미칠듯이 밀려오는 그리움에 표현할 수 없어 나 정말 안되는거니 이미 시작된 엇갈림속에 다시 사랑은 멀어져가고 알면서 붙잡을 수 밖에 없었던 이마음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허공에 가득 찬 눈빛 지쳐 허우적대는 몸짓 가운데 한 여자의 울부짐 있고 소리 없는 아우성에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숨죽여야 하는 그녀들의 모든 것 감추여야 하고 어떻게든 억눌러야하고 기막힌 순간 속에 그녀는 끊임없이 웃음 짓지 촉촉히 젖어 마를새 없는 눈물이야 숨죽여야 하는 그녀들의 모든 것 왜여야 하냐고 이유란 건 없어 모든 것을 운명 속에 끼워 맞추면 나름대로 모습은 지켜 갈 수 있겠지만 숨죽여야 하는 그녀들의 모든 것
왜여야 하냐고 이유란 건 없어 모든 것을 운명 속에 끼워 맞추면 나름대로 모습은 지켜 갈 수 있겠지만 숨죽여야 하는 그녀들의 모든 것 감추여야 하고 어떻게든 억눌러야하고 기막힌 순간 속에 그녀는 끊임없이 웃음 짓지 촉촉히 젖어 마를새 없는 눈물이야 숨죽여야 하는 그녀들의 모든 것 끊임없이 웃음 짓지 촉촉히 젖어 마를새 없는 눈물이야 숨죽여야 하는 그녀들의 모든 것
파란 하늘 그 속에 서 있었던 바다 바다 한 가운데 서 있었던 하늘 끝도 없는 짙푸른 날개짓 놀이위로 쉼없이 번지는 축제의 꿈들 나 아닌 모든 나에게 들려 줄 노래소리 나를 잊은 모든 나에게 전해 줄 웃음소리 꿈을 꾸었고 다시 꿈을 꾸게 하고 한 가운데 서있는 하늘과 바다
흔적도 없이 버려진 조각난 기억들 속에 놓칠 수 없었던 그 한가지 새로움은 시작되고 나 아닌 모든 나에게 들려 줄 노래소리 나를 잊은 모든 나에게 전해 줄 웃음소리 꿈을 꾸었고 다시 꿈을 꾸게 하고 한 가운데 서있는 하늘과 바다 꿈을 꾸었고 다시 꿈을 꾸게 하고 한 가운데 서있는 하늘과 바다
어느 누구도 그들을 흉내 낼 수 없지 이미 마음속에 벽을 쳐놓았기 때문이야 나 아닌 다른 것을 인정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많은 제약 구속들이 필요한지 이미 굳어버린 기억이 용서치 않아
겁 없이 허공에다 삿대질을 하고 스스럼없이 큰 눈알을 부라리곤 그 누구에게도 본 적 없는 발걸음으로 이리저리 정신없이 옮겨 다니면서 뭐가 그리도 할 말이 많은 건지
단순한 속삭임이 쥐죽은 듯 들려오고 단순한 곁눈질이 조심스레 집중되고 마침내야 미쳤고 넌 벗어났어 우리가 쳐놓은 그물에서 말이야 그래 넌 미쳤어 미치지 않고서는 그렇게 대담할 순 없는 거지
그래 나에게 손가락질 해봐 뒷구멍에서나 하는 그네들의 방법들로 말이야 아무 생각 없이 습관대로만 하면 쉽게 살 수 있어 좋은 걸까 개념이란 개념 모두 몸에 쳐 바른 그네들 언제쯤 날 똑바로 쳐다볼 수 있을 런지 그래 나에게 손가락질 해봐 뒷구멍에서나 하는 그네들의 방법들로 말이야 아무 생각 없이 습관대로만 하면 쉽게 살 수 있어 좋은 걸까 개념이란 개념 모두 몸에 쳐 바른 그네들 언제쯤 날 똑바로 쳐다볼 수 있을 런지
날이 밝으면 나 떠나리라. 잠든 널 두고 언젠가 만나리란 그 약속을 네게 던질 수 없어 내 품에 안겨 행복한 널 피할 수 없어 가난했던 세월만큼이나 이제 나는 가야해 아무것도 나를 막을 수 없네 가슴속에 눈물을 감추네 운명처럼 던져진 내 발길은 멈출 곳을 모르고 꿈꾸는 그대는 내 맘을 아는지 꿈꾸는 그대는 내 맘을 아는지.. 이제 나는 가야해. 아무것도 나를 막을 수 없네 가슴속에 눈물을 감추네 운명처럼 던져진 내 발길은 멈출 곳을 모르고 꿈꾸는 그대는 내 맘을 아는지 꿈꾸는 그대는 내 맘을 아는지.. 아~ 그대는 내 맘을 아는지 꿈꾸는 그대는 내 맘을 아는지.. ♬~ ♬♬ ~~ ♬♬♬ ~~~
벌써 바위산은 운무 속에서 쥐 죽은 듯 고요했고 뿌연 빛깔 아래 심연은 소리 없는 자극으로 통했지 일말의 기대도 없다는 듯 우두커니 서 있어도 횡한 그림자들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온갖 생명력을 품고서야 드려낼 수 있었던 잔가지 상들의 신비
차창밖 겨울 풍경에 눈시울 붉혔던 그 어느 때부터의 소상들 안개 자욱했던 그날들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다 내어줄 수 없이 부여잡고 앉아 불안해 떨던 마음 한자락이었어도 거칠고 투박했던 여린 가슴에 하얀 자국만 남아 대체 누굴 사랑한 걸까 세월도 없는 미련에 따뜻하게 내려줄 함박눈 기다려보아도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다들 그렇게 사는 거라 힘주어 말을 하곤 솔직해서 좋다 큰 웃음이 난 또 그런 줄 으음 이런 세상에 태어난 게 얼마나 축복인지 몰라 아무 생각도 필요 없어 내 모습 그대로 그래 난 그렇게 살아왔어 자연이란 곳에 숨길 필요 없어 그 속에선 모두
그래 세상사람 다 그렇게 살거라 난 믿었어 모두다 자연일 거라고
몇 년 세상 경험이란 겁이 나게 퇴색 돼버린 순수라지 구린내 나는 입담과 웃음을 지어야해 채워지지 않는 욕망들 속에 버려진 꿈들은 허무하지만 고마웠지 으음 몇 년 세상 경험이란 겁이 나게 퇴색 돼버린 순수라지 구린내 나는 입담과 웃음을 지어야해 채워지지 않는 욕망들 속에 버려진 꿈들은 허무하지만 고마웠지 으음
파란 하늘 그 속에 서 있었던 바다 바다 한 가운데 서 있었던 하늘 끝도 없는 짙푸른 날개짓 놀이위로 쉼없이 번지는 축제의 꿈들 나 아닌 모든 나에게 들려 줄 노래소리 나를 잊은 모든 나에게 전해 줄 웃음소리 꿈을 꾸었고 다시 꿈을 꾸게 하고 한 가운데 서있는 하늘과 바다
흔적도 없이 버려진 조각난 기억들 속에 놓칠 수 없었던 그 한가지 새로움은 시작되고 나 아닌 모든 나에게 들려 줄 노래소리 나를 잊은 모든 나에게 전해 줄 웃음소리 꿈을 꾸었고 다시 꿈을 꾸게 하고 한 가운데 서있는 하늘과 바다 꿈을 꾸었고 다시 꿈을 꾸게 하고 한 가운데 서있는 하늘과 바다
좋은 음악이 담겨있는 좋은 앨범이다. 여기서 좋은 음악이란 자기의 생각을 숙련된 기술을 통해 절절히 드러내는 음악을 뜻하고, 좋은 앨범이라는 말은 그런 음악들이 한 두곡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앨범 전체에 걸쳐 빼곡이 수놓아져 있다는 뜻이다. 신촌블루스에서 활동한 바 있고, 저스트 블루스의 채수영씨와도 함께 한 적이 있다는데 이런 정보들은 그 뮤지션의 격에 대한 최소한의 보증으로 삼을만한 것들이다. 힘든 상황에서도 이렇게 좋은 음반을 발표해 준 그녀에.....
강허달림의 음악은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면서도 서양의 장르적 관습을 그대로 따르는 대신, 한국적인 자신만의 고갱이를 녹여낸다. 블루스는 '기교'가 아니라 '정서'라는 점을 체화한 듯하다. 강허달림 1집 [기다림, 설레임]에는 노래를 만들고 부른 이의 진정성이 오롯이 담겨있다. 국내에서 '천연기념물'과도 같은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결과물이란 점에서 더욱 반갑다.
강허달림의 1집 [기다림, 설레임]에는 힘이 있다. 힘의 원천은 그녀의 목소리이다. 포장하지 않은 한 사람의 목소리만으로도 음악을 감칠맛 나게 요리할 수 있다는 것, 지금 세대에게 조금은 고루해보이는 블루스 음악이 그토록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는 것은 7할이 그녀의 목소리 덕이다. 그 덕에 우리는 빗소리가 제법 소리나게 떨어지는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