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남성의 락이 부활할 것인가? 이번 첫 무대에서 처음 도전하는 가수 박완규가 선곡한 곡은 “사랑했어요”(김현식 작사,작곡 / 조필성 편곡).. 원곡은 1984년 김현식 2집의 수록곡으로 TV에 안나오고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곡이다. 소울적인 감각이 넘치는 곡으로 故김현식 특유의 거친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올해 초 가수를 포기할 생각을 할 정도로 목상태가 안좋았던 박완규가 첫 무대에 이 노래를 도전한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다. 그는 화려한 기교보다는 진실된 가창으로 첫인사를 드리고자 원곡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자 하였다. 남성의 거친 사랑의 노래가 가수 박완규의 이미지와 사뭇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특유의 중저음과 허스키 보이스가 매력적인 가수 적우가 부른 곡은 “어떤이의 꿈”(김종진 작사,작곡 / 김태남 편곡).. 원곡은 1989년 2집 정규앨범 수록곡으로 최근 드라마 “드림하이”에서도 리메이크된 곡이다. 발표 당시 젊은이들에게 “꿈”을 갖는 인생의 의미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며 대학가에서 꾸준하게 사랑받은 곡이기도 하다. 가수 적우는 지난 경연에서 컨디션 난조로 고생을 하였는데, 이번에는 컨디션 관리에 신경쓰며 이 곡을 준비하였다고 한다. 퓨전재즈 버전으로 편곡하여 간주 부분에 적우만의 스캣(Scat) 실력을 선보였다. 이번에는 짙고 풍부한 보이스와 강렬한 편곡이 잘 어우러져 가수 적우의 매력이 극대화된 무대였다는 평가다.
나가수의 귀염둥이 막내가수 거미가 부른 곡은 “날 떠나지마”(박진영, 서윤정 작사 / 박진영 작곡 / 모던K 편곡).. 원곡은 1994년 발표당시 가수 박진영의 파격적인 의상과 댄스로 젊은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곡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영화“써니”의 70,80년대 복고풍 느낌으로 편곡되었고, 중간에 거미표 랩을 선보이며 원곡 못지않은 다양하고 파격적인 연출을 시도하였다. 욕심도 많고, 다양한 재능을 지니고 있는 가수 거미의 앞으로의 무대가 더욱 기대된다.
왠지 가을 분위기에 잘 어울릴 것 같은 가수 바비킴이 부른 곡은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박춘석 작사, 작곡 / 임현기 편곡).. 원곡은 1983년 패티김을 유명가수의 반열에 오르게 한곡으로 처연함과 쓸쓸함이 묻어나는 세미클래식 장르 곡이다. 가수 바비킴은 지난 경연 이후 초심의 느낌으로 가급적 화려한 퍼포먼스와 기교를 배제하고 노래 그 자체만으로 대중들에게 진심을 전하고자 하였다. 이번 경연에서도 어쿠스틱 악기 위주로 진행하였으며, 담백한 보이스로 원곡의 쓸쓸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 하였다. 가수 바비킴은 항상 새로움만이“도전”아니란 걸 몸소 보여주고 있다.
나가수의 긴머리 형님, 가수 김경호씨가 부른 곡은 “아직도 어두운 밤 인가봐”(전영록 작사 / 김정택 작곡 / 양남승,홍동표 편곡).. 원곡은 1984년 발표 당시 다소 강한 비트와 빠른 템포의 곡으로 뉴웨이브 댄스를 시도한 전영록의 대표곡으로 검은 선글라스와 가죽 재킷을 유행시켰던 곡이기도 하다. 가수 김경호는 파워풀한 락사운드와 클래식한 현악기의 절묘한 조화를 바탕으로 때론 부드럽게 때론 강렬하게 강약을 조율하며 청중평가단을 사로잡았다.
나가수를 통해서 많은 실험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그룹, 자우림이 부르고 싶은 곡은 “정신차려”(김수철 작사, 작곡 / 자우림,황준익 편곡).. 원곡은 1989년 당시 가요계의 작은 거인이라 불리었던 가수 김수철의 빅히트곡으로 물질만능주의 시대의 정신적 병폐를 풍자하는 가사가 인상적이었던 곡이다. 이번 경연 곡에서는 무반주에 가까운 잔잔한 분위기로 시작하다 점차 관객들과 함께 즐기며 여기에 랩까지 등장, 마지막 부분에서는 흥겹게 마무리하였다.
최근 다양한 무대 연출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윤민수가 부른 곡은 “어머님께”(Elliot Lurie, Tupac Shakur 작사, 작곡 / KingMing 편곡).. 원곡은 외국곡이지만 1998년에 발매된 GOD 1집(Chapter1) “어머님께”로 더욱 알려져 있다. 남편 없이 홀로 자식을 키우시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힙합적인 부분에 멜로디를 얹혀 더욱 감성을 자극하였다. 여기서 랩은 바이브의 초기 멤버였던 유성규씨가 도와주었고, 그의 특유 중저음 랩은 곡의 몰입도를 더욱 높여주었다. 다섯 남자 GOD가 부르던 이 노래가 윤민수를 만나 더욱 구슬프고 애절하게 편곡되었다. GOD의 “어머님께” 뮤직비디오를 보면 가사의 애절함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로 주인공은 탈렌트 장혁이다. 강추!
[자료제공 : MBC 한승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