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연의 주제는 “‘나는가수다’를 빛낸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기”...
중저음 보이스가 매력적인 가수, 적우가 부른 곡은 “처음 느낌 그대로 (이소라 작사 / 김광진 작곡 / 김면수 편곡)”.. 원곡은 나가수 일등공신 이소라의 1집 정규앨범(1995) 곡으로 “난 행복해”와 더불어 큰 사랑을 받았던 스테디셀러 곡이다. “편지”,“마법의 성”을 작곡한 싱어 송라이터 김광진이 참여한 곡으로 가수 이소라가 직접 쓴 짧은 가사 속에 사랑의 애절함이 잔잔한 듯 강한 아픔이 묻어나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가수 적우는 가급적 원곡에 충실하되 더 클래식컬한 느낌을 살리면서 편곡하였다. 일주일 내내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하였고 매일 24시간 내내 무한 반복으로 청취하며 맹연습을 했다고 한다.
자유로운 영혼을 목소리에 담고 있는 소울대부, 바비킴이 부른 곡은 “Double (최준영 작사 / 최준영 작곡 / 임현기 편곡)”.. 원곡은 2001년 당시 최고의 작곡가인 최준영씨가 작사/작곡하였고, 최고의 가수 김건모가 부른 곡으로 양다리 걸친 여자에게 하는 남자의 경고를 신나는 댄스 리듬으로 재치있게 표현한 곡이다. 가수 바비킴은 오히려 가사의 안타까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보사노바와 탱고 리듬을 가미하여 강약을 조절하였다. 초창기 퍼포먼스 위주의 무대를 선보이면서 뜨거운 사랑을 받았지만, 역시 바비킴은 본연의 소울 느낌을 고수하며 이번 무대에도 지난 경연에 이어 노래 자체의 느낌에 충실하고자 하였다. 마지막 노래가 끝난 후 그의 눈가에 촉촉함이 묻어나는 건 어떤 의미였을까?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나가수의 장녀이자 상남자이기도 한 가수 김경호가 부른 곡은 “사랑안해 (차은택 작사 / 박근태 작곡 / 양남승, 홍동표, 정재호 편곡)”.. 원곡은 가수 백지영씨가 2년의 공백기간 동안 많은 내공을 쌓으며 2006년 발표한 곡으로 가요차트 1위를 석권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한 곡이다. 남자 락커가 슬픈 여성 발라드 곡을 어떻게 소화해 낼지 궁금하다. 가수 김경호는 가급적 원곡의 느낌을 살리되 그만의 섬세한 락 발라드 스타일을 가미하였다. 호주 경연에서의 “암연”곡을 제외한 발라드를 선곡할 때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아 과연 이번에 발라드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나가수의 다부진 막내 가수 거미가 부른 곡은 “P.S I Love You (하해룡 작사 / 김덕윤 작곡 / 김도훈, 김형규 편곡)”.. 원곡은 1998년 나가수의 요정 박정현씨가 데뷔하자마자 20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그녀를 R&B의 디바로 만들어준 곡이다. 가수 거미는 같은 R&B 가수로 편곡에 오히려 고민을 많이 하였을 텐데, 1절부분에는 건반과 스트링만으로 잔잔하게 진행하다 2절부터는 풀사운드로 격정적인 사랑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전반부와 후반부의 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편곡하였다.
민소매를 즐겨 입는 나가수의 흑표범 가수 박완규가 부른 곡은 “고해 (채정은 작사 / 송재준, 임재범 작곡 / 조필성 편곡)”.. 원곡은 나가수의 흥행메이커 가수 임재범의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와 4옥타브를 넘나드는 가창력이 돋보인 솔로 3집(1998) 히트곡이다. 작곡가 송재준씨는 1년간의 아픔을 통해 이 곡을 만들었고, 특히 이 노래는 단순한 목 기술이 아닌 순수한 가슴으로 청중들의 마음에 그 울림이 전달될 수 있도록 주문하였다. 박완규는 곡이 너무 어렵다고 가수 임재범에게 투정을 부렸더니 뭐가 어렵냐고 그럼 더 아파보라고 충고를 들었다는 후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편곡에 더욱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가급적 원곡의 느낌을 살리면서 인트로와 간주 때 성가대 느낌의 웅장한 코러스가 포인트이다. 섬세한 락을 표현하는 가수 김경호와는 달리 가수 박완규는 락을 직설적이고 좀 더 남성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나가수의 명예졸업을 꿈꾸는 그룹 자우림이 마지막으로 선곡한 곡은 “하루 (채정은 작사 / 윤일상 작곡 / 자우림, 황준익 편곡)”.. 원곡은 나가수의 꽃미남 김범수의 2집(2000) 타이틀 곡으로 최초 미국 빌보드 팝 싱글차트에 진입해 화제가 된 곡이기도 하다. 자우림은 한국적인 한이 담겨있는 슬픈 사랑의 느낌을 플라멩고와 탱고를 섞어놓은 스패니쉬한 색깔로 편곡하였고 이 느낌을 살릴 수 있는 국내 최고의 기타리스트 박주원이 이를 도왔다. 자우림은 마지막 경연이다보니 재미있는 작업이 끝났다는 아쉬움과 더 이상 매주 과제를 안 해도 된다는 시원함이 공존했다고 한다. 나가수를 통해서 자우림의 색깔이 이렇게 다양하게 변할 수 있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앞으로도 대중들에게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가수의 울림통 가수 윤민수가 선곡한 곡은 “꽃 피는 봄이 오면 (조은희 작사 / 황세준 작곡 / KingMing 편곡)”.. 원곡은 2005년 BMK 2집 수록곡으로 그 해 가사상을 받았던 곡이다. 원곡의 소울 느낌과는 달리 윤민수 만의 소울 느낌은 어떠할까? 뉴에이지와 클래식과의 만남을 통해 웅장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 하였고, 특히 점층적으로 웅장해지는 콰이어(성가대) 느낌의 코러스라인이 포인트이다. 원곡가수 BMK의 충고대로 그동안의 다이어트를 뒤로한 채 잘 먹고 체력을 비축하려 했지만 콘서트와 경연 준비를 동시에 하느라 그리 쉽지 않았다고 한다. 점층적으로 고조되면서 폭발적인 성량을 내야하는 노래인데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고 하는데...
지난 3월 방송을 시작으로 어느덧 10개월이 지났다. 2011년을 돌이켜보면 그동안 묻혀있던 주옥같은 많은 명곡들이 “나는가수다”를 통해서 다시금 재탄생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도 더 좋은 무대로 여러분의 마음에 촉촉한 감성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대중 음악 문화의 한 획을 그을 수 있도록 하겠다.
[제공 : MBC 한승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