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윗소로우, 우리는 16년된 지기지우(知己之友)다. 한 대학교 동아리, 남성합창단에 우연히 모여들어 20대의 청춘을 공유했고, 스윗소로우라는 이름으로 뭉쳐 30대의 한창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우리는, 어느덧 데뷔 8년차 가수다. 이제 내일이면, 우리 네 명이 학수고대한 3집 앨범을 세상에 내어 놓게 되는데, 그 결과물에 대한 소개를 하자니 벌써 지새운 밤들이 다섯을 넘어간다.
가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감에 있어 앨범을 만들고 발표하는 행위는 정체성의 발현, 그 자체일 것이다. 4년만의 정규앨범을 기획하면서 우리는 그동안 걸어온 지난날을 돌아보고, 앞으로 스윗소로우가 또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를 고민했다. 오랜 친구들이자 업을 함께하는 운명 공동체로서, 매일 서로의 얼굴을 만날 때 마다 느껴지는 그 고민의 끝은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의 진실한 목소리를 담고 싶다는 것이었다. 데뷔 앨범 [Sweet Sorrow]를 만들 때의 그 마음 그대로다.
‘우리의 목소리로 진실된 이야기를 하자’는 이 단순한 지향점은 현실을 더 많이 알아갈수록, 생각보다 많은 결정의 기로에서 뒷전으로 밀리는 가치가 되기 쉽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우리 안에 있는 것들에 대해 더 집중하고 천착하는 것이 결국, 우리가 가장 즐겁게 음악을 할 수 있는 에너지의 원천임을 확신했다. 보컬그룹 스윗소로우로서 네 명의 목소리가 만들어 내는 모든 감정의 하모니를 있는 그대로 담고자 노력한 앨범이 바로 이번 스윗소로우 정규 3집 [VIVA]다.
이번 3집 [VIVA]는 여러모로 스윗소로우에게 큰 도전으로 기억될 것이다. 2011년 봄, 2년 동안 진행한 라디오 DJ를 그만두고, 기분 전환을 위해 우리끼리 어디라도 여행을 다녀오자는 계획을 세우던 중, GLEE 선배 KAMA(서범진) 형의 도움으로 뉴욕의 현지 음악인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 중 재즈 피아니스트 D.D.Jackson과의 우정이 깊어져 두 번의 뉴욕 방문 끝에 나온 결과물이 바로 <VIVA!>, <첫 데이트>, <나랑 같이 해줄래>, <모험가>. 우리는 그들의 열린 마음으로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연주 실력에 감탄했고, 우리의 곡과 다양한 하모니 스타일에 만족해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처음으로 정규 앨범에 피쳐링을 시도하여, 소라 누나 목소리가 아니면 안되는 <VIVA!>의 여성 감성, 사각거리는 따뜻한 연필 같은 폴 형의 기타와 목소리의 <노래할게>, 명수 행님의 호통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멈출 수 없는 <다크서클>, 영우의 결혼을 축하하러 온 지은이, 준일이, 페퍼톤스 재평, 장원이의 <좋겠다>를 완성했다. 곡 작업만큼이나 새로운 도전이었던 앨범 쟈켓 촬영은 라디오DJ 시절 만난 ‘genius oh' 중석이형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유쾌한 우리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이번 앨범은 작사, 작곡, 편곡은 기본이고 앨범 전체적인 그림 구상 및 곡 해석에 필요한 뮤지션 섭외, 진행은 물론 후반 작업인 믹싱, 마스터링, 앨범 쟈켓 구상, 보도자료 작성 등 3집의 모든 것을 네 명이 다 해낸 총 프로듀서로서의 스윗소로우로 거듭난 것에 의의가 있다.
이 모든 도전은 우리의 우정과 열정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디지털 싱글이 대부분인 음반 시장에, 정규 앨범으로서의 작품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고집스러운 열정과 인호진, 송우진, 김영우, 성진환 네 명의 우정이 이 모든 작업을 통해 함께 공존하면서, 난제들을 회피하지 않고 차근차근 해법을 찾아 큰 에너지로 승화시킨 결과물이다. 데뷔한 후로 8년을 늙었지만, 오히려 더 하고 싶은 것이 많아진 청춘들이다.
끝으로 하고픈 말은, “달콤함도 클래스가 있다.” 스윗소로우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어느 술자리에서 영우가 한 말이다. 달콤함이나 즐거움, 따뜻한 감성이 음악적인 견지로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평가들이 대세인 현실에 타협하여 멋을 부리거나 더 슬프게 애써 감정의 밑바닥을 자극하기 보다는, 우리가 가진 즐거운 에너지, 달콤한 에너지, 따뜻한 에너지를 더 자연스럽고 인간적으로 노래하는 것이 스윗소로우다운 것이 아닐까. 이번 3집은 그러한 노래들이 담겨있다.
우리의 이야기가 당신의 좋은 친구가 되길 바란다.
<트랙별 소개>
1. Enjoy your harmony "즐거워야 할 것이야!“
2. VIVA! feat. 이소라 사실, 처음엔 흔들리는 청춘에게 바치는 응원가 정도의 데모였는데, 뉴욕에 가서 함께 연주해보고, 브라스도 들어가면서, 사랑할 때만 느껴지는 환희와 기쁨의 VIVA! (비바!)로 발전된 이번 3집의 타이틀 곡. 뉴욕에서 연주해 준 친구들이 어떤 내용의 곡이냐고 물어봐서, “왜, 사랑하다 보면, 두렵기도 하고,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기도 하고, 내가 미친 것 같기도 하고, 아무 것도 안보여서 눈 앞이 깜깜하기도 하잖아. 근데 사실, 뒤돌아 보면, 그 두렵고 떨리고 바보 같은 그 모든 것들이 ‘사랑’이지 않아?” 했더니 “아하! 맞아! 진짜 그렇지!” 하면서 즐겁게 녹음을 해줬던 기억이 난다. 모두 함께 외치는 "VIVA!"의 즐거움이 있는 곡. 두 달 여의 구애 끝에 피쳐링을 허락해 준 이소라 누나의 목소리도 맛 볼 수 있는 곡! VIVA! by 김영우.
3. 첫 데이트 달콤한 노래를 부른다고, 그래서 유치하다는 소리를 듣고선 기분이 한참 나빴던 적이 있다. 고상하고 서정적인 노래들에게 부여되는 ‘감동’이라는 칭호가 달콤함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일까? 어떤 노래를 듣고서 우울했던 기분이 풀어지고 웃음이 난다면, 이 노래를 듣고서 그 또는 그녀가 정말 행복하다는 마음이 든다면 그 달콤한 노래도 ‘눈물과 감동’ 못지 않은 커다란 무엇을 전달해 준 것은 아닐까? 그래서 만든 노래다. 사실 멜로디는 너무 쉽지만, 그 속은 예민하고, 세밀한 코러스의 달콤함으로 정성껏 발랐다. 귀 기울여 들어보면 코러스 하나하나, 브라스 라인 하나하나가 표현하는 설레는 발걸음, 심장이 뛰는 소리, 기분 좋은 떨림들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by 김영우.
4. 나랑 같이 해줄래 사랑하는 연인에게 고백하는 프로포즈송. 스윗소로우가 Take6를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하모니로 R.omantic mood를 만들어 노래하면 얼마나 달콤할까... 뉴욕에서 믹싱과 프로듀싱을 담당한 Marcelo와 D.D로부터 도착한 메시지 “Having mix engineer make love with this song!! I f--king love mixing this shit!!!! :-D”를 보고 폭소를 터뜨렸다. by 인호진.
5. 노래할게 feat. 루시드 폴 때론 사람들의 침묵보다도, 그들의 텅빈 위로에 더 많은 상처를 받는다. 나도 아마 그 만큼 많은 텅빈 위로를 주고 있겠지. ‘잘 되겠지’, ‘걱정 마라’, ‘힘내고!’. 아... 건조한 그 몇 음절들은 방송국에서 서로서로 외치는 “수고하셨습니다” 보다 훨씬 더 공허하다. 난 무엇을 할 수 있는걸까 고민하며 만든 노래. 그대도 모르는 그대 마음을 어떻게 내가 위로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그저 난 여기서 노래할 뿐. 그대 슬픔이 흐를 때, 그대 외로운 맘 길을 잃고 헤매일 때. 그 때, 노래할게. 루시드 폴은 나직이 속삭이고, 코러스는 저 멀리서 기도하듯 조용히 말을 건넨다. by 김영우.
6. dear 2년동안 진행했던 SBS 라디오 텐텐클럽 DJ석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알려진 후, 마지막 방송일까지의 일주일을 멤버들 모두가 참 힘들어했다. 매일 만나며 서로 많이 의지하던 친구와 갑자기 이별하게 되었는데, 마지막 며칠 동안의 고통까지도 별 수 없이 참아내야 하는 상황. 그런데 왠지 모를 익숙함. 살아오면서 비슷한 순간들이 꽤 있었는데 모두 언제 그랬냐는 듯 무뎌지고 흐릿해졌구나 싶었다. 미니멀한 악기 연주와 빠른 템포 안에서 점점 애틋해지는 감정의 흐름을 네 사람이 자연스럽게 이어서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어려웠다. 이 곡의 기타 연주는 마음이 깊고 따뜻하고 예쁘기까지 한, 하지만 결코 소리내서 울지 않는 묵묵한 친구같아야 했고, 머릿속에 떠오른 사람은 이상순 형 뿐이었다. by 성진환.
7. Interlude 동화책에서 넓은 세상을 꿈꾸던 소년.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디자인한 신비로운 사운드. 마치 밀림을 걷는 것처럼, 깊은 산속을 걷고 또 걷는것처럼. 그리고 그의 눈앞에 펼쳐진 그곳은 그가 어릴 적부터 꿈꾸던 그 모습이었을까. by 송우진.
8. 모험가 2집의 스노클링도 그렇고 나는, 가보지도 못한 곳, 해보지도 못한 일들을 잘도 꿈꾸는 거 같다. 저 언덕을 넘으면 그곳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또 어떤 두근거리는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바람을 가르며 씩씩하게 걸어가자. 나만의 그곳을 찾아서. 발랄한 브라스의 경쾌한 록 넘버. 트로이, 그리고 또 어딘가. by 송우진.
9. 다크서클 feat. 박명수 사랑에 푹 빠져서 내 몸 내 생활이 힘들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폭주하는 연애 초반의 이야기를 펑키한 디스코 리듬 위에 코믹하게 담았다. 언제 어떻게 변할 지는 모르지만 누구나 그 순간의 마음은 100% 진심일 거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사람을 그런 상태로 만드는 원동력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오래 지속되길, 최소한 그 때의 느낌을 아예 잊어버리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신나게 불렀다. 재기발랄한 악기 편곡은 밴드 '브레멘', '월러스'의 베이시스트 양시온의 솜씨. 이상순의 맛깔 나는 리듬 기타는 오랜만에 밴드 '롤러 코스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후반 브릿지는 멤버들이 이건 무조건 명수형이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아 자연스럽게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호통 나레이션과 호통 랩으로 완성되었다. by 성진환.
10. 그래, 안녕. 앨범에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슬픈 넘버. 윤상과의 작업으로 널리 알려진 하임의 편곡. 일렉트로닉한 사운드와 목소리의 콜라보레이션. 어느새 멀어져버린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 이제는 전해지지 않을, 마지막으로 건네는 혼자만의 인사. by 송우진.
11. good night 처음 이 곡의 느낌은 짝사랑하는 누군가가 잠 못 이루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멀리서 혼자 안타까워하다가 문득 기타를 잡고 불러보는, 참 부질없고 슬픈 자장가였다. 오랜 이야기 끝에 멤버들이 함께 아카펠라 곡으로 다시 편곡하면서, 자연스럽게 노랫말 또한 연인에게 건네는 따스한 위로의 자장가 쪽으로 변해갔다. 지금 노래를 들어보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적막한 밤, 오직 한 사람만의 평화를 빌며 속삭이는 노래. 그런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아주 작은 목소리 하나 하나가 모여 이루는 절묘한 화음을 만들어보려 애썼다. 네 명 보컬의 미묘한 다이나믹의 변화와 들릴 듯 말 듯한 작은 호흡까지도 서로 맞춰가는 예민한 녹음 과정을 거쳐야 했다. by 성진환.
12. VIVA! reprise
13. 좋겠다 (bonus track) feat. 오지은, 정준일, Peppertones 2011년 1월 멤버 김영우 결혼식 전날,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 생방송 중에 친구들이 모여 깜짝 축가로 불러주었던 노래. 우리들 중 최초의 결혼인 이 엄청난 날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공감대만 있는 상태였다가, 결혼식이 임박한 어느 날 성진환과 메이트 정준일, 오지은이 함께 모여 놀던 중 갑자기 휙 만들어졌다. 결혼 준비에 지친 신랑보다 괜히 친구들이 더 들떠있던 그 즈음의 기분이 그대로 담겨있는 노래. 편곡을 다시 해서 1년 만에 이 앨범에 보너스 트랙으로 실었다. 계속되는 녹음과 후반 작업으로 많이 지쳐있던 어느 날, 다 같이 모여 이 노래를 녹음하면서 얻은 즐거운 에너지가 다시 파이팅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ㅋ 결혼식 축가로 이미 많이 불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멤버들은 이 곡의 반주 파일을 온라인상으로 곧 무료 배포할 예정이다. by 성진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