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더딘 너의 귀로, 때로는 흩어지고 또, 소멸 할 수 있도록 아름다울 것, 서서히 오 정지는 시간 속으로 언젠가 너도 나에게로 나의 노래는 여기까지 안녕히 허상 그것으로 네게 이를 땐 귀뜸해 주기를 라라라 오 더딘 너의 귀로 때로는 흩어지고 또 소멸 할 수 있도록 아름다울 것 서서히 오 정지는 시간 속으로 언젠간 너도 나에게로 나의 노래는 여기까지 안녕히-
푸른새벽의 1집에 있던 <April>이란 곡을 들어봅니다. 비록 1분 54초의 짧은 노래였지만 TV 소리, 전화벨 소리 같은 각종 소음들과 그 소음들 사이로 들려오는 노래는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한희정(dawny)의 더없이 쓸쓸한 목소리는 특히 매력적이었죠. 전 그 앨범에서 <April>을 가장 좋아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April>을 좋아하는 것처럼 다른 어떤 이들은 <스무살>을 가장 좋아하기도 하고, <시념>을 가장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앨범 안의 노래들은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어떤 걸 선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균일함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 균일함 속에서 '스무살' 언저리의 청춘들이 갖고 있을 자폐적 정서와 가슴 시린 ...
여린 비가 내리는 주황빛 가로등 늘어선 길을 걷다가 문득, 괜한 힘겨움에 멍하니 차창 밖을 보다가 문득, 초여름 플라타너스 잎 사이로 내리는 햇살에 문득, 괜한 미소나 짧은 슬픔을 느끼곤 한다. 앞머리를 살짝 흩어놓고 지나가는 미풍처럼 일상 속에서 잠깐씩, 그러나 자주 존재의 근원적인 공허와 슬픔을 대면할 때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 안절부절 하기도 하고 그냥 미소로 흘려버리기도 한다. 우린 그러한 작은 편린들을 집어들곤 씨익 웃는 음악인들, 문필가들을 알고 있으며 특히 음악적 방법론이란 측면에서 포크는 일상을 집어드는 유용한 형식을 부여하곤 했다. 아쉽게 손끝을 살짝 떨게 하고 지나가는 그들의 음악과 가사는 그렇게 울림을 남기곤 했는데 오랜 기간 국적을 망라하여 만나온 세심한 이들이 "푸른새벽"에게서 느끼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