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한잔 걸쳤습니다 늘 그렇듯 혼자 먹었구요 뭐 생일이야 매년 오니깐 오늘도 홀로 보냅니다*
휘청휘청 거리면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 생일 밤 우리 동네 어느 학생이 당하고 있는 유쾌한 생일빵 나도 거기 가서 막 맞고 싶었구요 사실 아까 술집에서 남의 생일 축하곡에 나도 벌떡 일어서구 싶었구요 꾸역꾸역 혼자서 술 코가 삐뚤어지게 마시고 구역 구역질하는 앗 우리 집 앞에 누가 쓰러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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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야 정신 차려 봐라 얼마나 마셨길래 코가 빨갛노 일단 우리 집에 데꼬 들어왔지 내 얘기 좀 들어봐 일당 삼만 원도 안되는 서러움을 니가 혹시 아나 오늘도 일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혼자라니 몹시 화나 계절별로 난 옷이 하나라서 좀 땀내가 나 그래서 여자들이 지하철에서 내 옆에 안 앉고 딴 데 가나 나 사실 많이 외로워 생일날에도 이렇게 또 혼자라니 근데 이 더운 날에 너는 무슨 사연으로 대문 앞에 쓰러져 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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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물아홉 번째 생일날 핸드폰은 안 울리고 내가 대신 울었네 눈물을 닦고 보니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선물 야 덥겠다 우리집에 가서 선풍기 새게 틀어놓고 놀자 사실 난 축하해줄 사람보다 같이 대화 나눌 친구가 필요해
시끌벅적한 주말 저녁 이 홍대골목에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느냐 이 젊은 청춘 들아 슬퍼서 한잔 마시고 기뻐서 한잔 마시고 나도 외로워서 나왔다 원샷 동성과 이성 그리고 감성과 이성이 막 뒤죽박죽 멋대로 널브러져 있는 곳 사연 많고 돈 없는 영혼들 틈에서 걷던 중에 작게 들려오는 낯이 익은 그 곡
엄마가 불러주던 노래 제목도 알 순 없지만 엄마가 불러주던 노래가 어디선가 들리면
오늘은 공연이 있는 날 기타를 메고 아는 형이 하는 라이브 카페에 갔지 설렌다 근데 사람이 네 명 그중 초대가 두 명 남자 직원이 한 명 그리고 나 부끄럽고 미안해서 주는 밥도 못 먹고 주는 차비 안 받고 주는 눈치만 받고 집으로 걸어가던 중 힘들어 몇 정거장쯤 남기고 버스를 탔는데 라디오에서
엄마가 불러주던 노래 제목도 알 순 없지만 엄마가 불러주던 노래가 어디선가 들리면
설거지하실 때 청소를 하실 때 빨래를 하실 때도 부르셨던 노래 내가 잠에 못들 때 사랑에 울 때 힘들어 지칠 때면 어디선가 들려왔던 가사도 모르고 제목도 모르고 가수도 몰라도 반가운 노래 세상이 날 몰라도 실패할지 몰라도 날 알아주는 한 사람의 노래
대체 누가 시간이 약이라 했던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 했던가 시간이란 지우개로 아무리 지워봐도 지워지지 않는 우리 사랑은 볼펜으로 그렸나 상처받은 기억 때문에 몇 년째 난 잠이 오지 않아 만약 고통을 준 사람이 죄인이라면 넌 삼청교육대행 사랑이 책임이 아니라 법이라면 내 웃음을 향상과 보장시켜줬으려나 근데 항상 모자랐지 덕분에 앙상해지고 난 온몸이 다 고장 다 가지고 싶었어 니 영혼과 육신 다 알아 그건 지나친 욕심 다정한 넌 나 말고 역시 다른 남자들 눈에도 여신
*너는 사랑하기보다 그저 사랑받고만 싶었나 보다 양파보다 알 수 없어 니 속을 왜 사랑을 눈물로 보답해 너는 사랑하기보다 그저 사랑받고만 싶었나 보다 태양보다 눈 부신 너를 바라보다 눈먼 내가 바보다*
기억나 그때 일이 어딜 또 기어나가니 내 신데렐라여 늦었어 지금 밤이 열두 신데 내일 나가면 안 되냐고 그렇게 말렸었는데 너는 듣지 않았지 나는 다 알아 니가 누굴 만나는지 나는 다 알아 니가 뭘 하는지 아름다운 널 안은 다음부터 내가 앓는다 너무나 가슴 아파 우유빛깔의 니가 하는 새빨간 거짓말 퍼렇게 멍이 든 내 가슴을 봐 이 색 저 색 다 섞으니 결국은 검정색 그래도 넌 모른 척 정색 내 눈앞이 까매 내 머릿속이 까매 내 가슴속이 아주 그냥 시꺼메 오 난 니 인생의 남우주연상 받고 싶었지만 기껏해야 까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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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리 사랑도 어차피 중고품 남이 쓰다 버린 걸 아껴 준거뿐 허나 입에 거품 물고 변명 하지 마 니 눈엔 이미 바람 핀 증거뿐 그 예쁜 입술로 뽀뽀하던 내 볼엔 눈물이 이젠 폭포처럼 쏟아져 니 보폭에 맞춰 걷던 게 버릇 되 혼자서 아장아장 걸어 소유욕이 문젠가 난 서울역에 누워 계신 분처럼 춥고 외로워 내 소유욕이 문젠가 아무 소용없는 유리조각 같은 상념 눈물 흘린 지 삼 년째 근데 너랑 웃던 건 엊그제 처럼 느껴져 잊지 못한 채 어제처럼 또 밤을 새 그래 다 내가 못난 죄 사진 편지를 전부 다 째 비워도 나오는 너의 잔재 어제처럼 또 밤을 새
낯익은 동네 어귀 두 번째 골목길 돌아 불 꺼진 창문 그 위로 떠오르는 사람 오래된 기억인데 습관이 된 발걸음 담배 하나 물어볼까
예전처럼 창 열린 그 사이로 그대 두 손 흔들며 날 바라볼까 봐 아닌 줄 알면서도 그리운 말 안녕 담배 하나 물어볼까
예전처럼 그 버스를 타고 그 정류장에서 내리고 그 횡단보도를 지나고 그 골목길로 들어가서 모퉁일 돌면 나오는 집 한 채 고개를 들면 마음을 그대로 간직한 채 예전처럼 니가 있을 것만 같아 그 창가에 널 불러볼까 니 안부를 물어볼까 하지만 묻지 못해 널 가슴에 묻고 담배를 대신 물어본다
예전처럼 창 열린 그 사이로 그대 두 손 흔들며 날 바라볼까 봐 아닌 줄 알면서도 그리운 말 안녕 담배만 또 하나 물어볼까
떠나지 말라고 노래하고 용서해 달라고 노래하고 그리워한다고 노래하고 돌아와 달라고 노래해도 날 향해있는 스피커 또다시 고개 숙이고
사랑했었다고 노래하고 미안했었다고 노래하고 행복했었다고 노래하고 니 노랠 썼다고 노래해도 날 향해있는 스피커 또다시 고개 숙이고
잘 지내는지 뭐 하고 사는지 몸은 좀 어떤지 공부는 하는지 시험은 봤는지 취업은 했는지 아직도 깊이 잠 못 드는지 남자는 있는지 이사는 갔는지 혹시 내가 준 목걸일 하는지 가끔 내 생각하는지 밥은 잘 먹는지 살을 또 뺐는지 머릴 잘랐는지 파마를 했는지 지금도 화장을 진하게 하는지 갖고 싶다던 가방은 샀는지 바람대로 성형을 했는지 아니면 여전히 아름다운지 아직 자주 우는지 나도 몰라 나 무슨 말 하는지
** 아 왜 이리 난 어쩔 줄을 몰라 떨어진 꽃잎처럼 아무 말 못 해 아 또 난 사랑을 몰라 어떤 말로 위로해도 난 안돼 안돼 **
그래 내가 비록 아름답지 않은 모양새라 해도 비록 화려하지 않은 색이라 해도 비록 향기롭지 않은 냄새가 나도 비로소 사랑을 말할 수 있다고 믿었었는데
붉은 해가 떨어져 굵은 빗방울 떨어져 푹 고개가 떨어져 뚝 눈물이 떨어져 또 취해 곯아떨어져 이렇게 멀리 떨어져 지내는 게 견디기 힘들어 내게 왜 정이 떨어져 넌 붉은 해가 떨어져 굵은 빗방울 떨어져 차마 들지도 못하는 고개 눈물이 떨어져 체온이 떨어져 서글픈 기다림 끝에 소리 없이 떨어져 흩어지고 부서져
** 아 왜 이리 난 어쩔 줄을 몰라 떨어진 꽃잎처럼 아무 말 못 해 아 또 난 사랑을 몰라 어떤 말로 위로해도 난 안돼 안돼 **
기사식당에서 뼈 해장국 한 그릇 나올 때는 커피 한잔 유일한 낙인 잠 잠깐 자고 싶지만 대출 빚 때문에 참자 표시등을 켜고 다시 출발 창가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길은 좀 막혀도 손님이 많아서 좋다 늦은 밤 삼각지에서 우산 쓴 어느 손님이 탔지 낯익은 목소리에 백미러를 보니
**난 이곳을 떠났지만 너를 떠나진 못했지 그리고 아직 묻지도 못했지 왜 날 떠났는지
난 이곳을 떠나지만 너를 떠나진 못했지 그리고 아직 알지도 못하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목적지를 말하는 그립던 그 목소리 난 어쩌지 가슴이 너무나도 떨려 창문 밖 온천지에 우리 추억이 묻은 풍경들을 뚫고 가네 넌 아직 거기 살고 있었나 봐 잠시 정지해서 널 끌어안고 싶었었지만 돈 많이 벌어서 행복하게 해 줄 거라던 약속이 생각나서 초라한 고개를 돌릴 수가 없어 와이퍼를 켰는데도 눈앞이 흐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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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밟았지만 아쉽게도 벌써 도착했어 마중 나온 사람이 있네 미터기에 찍힌 요금 앞으로 내민 스친 여전히 따뜻한 니 손길 비도 내리고 너도 내렸고 나도 내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고 그러면 안 된단 걸 알아 액셀을 밟지 못해 출발하지 못해 다시 여길 떠나지 못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