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넘도록 팬들을 애태우며 오랫동안 준비해온 박효신 3집 앨범[time-honored voice]이 드디어 출시된다. 예정 발매일 이었던 여름을 훌쩍 넘기면서, 기다리던 팬들의 불만이 있기도 했지만, 그러한 점들을 모두 감수하면서도 진행시켰던 만큼, 3집의 수록곡 한 곡 한 곡에는 앨범에 대한 제작진 모두의 욕심과 애정이 흠뻑 묻어난다.
가을의 문턱 9월에 출시된 박효신의 3집 앨범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장르와 분위기를 담고 있어 새롭다. 콘서트 장 에서나 겨우 볼 수 있었던 박효신이 부르는 빠른 비트의 곡들을 이번 앨범에서는 폭넓게 수록한다. 물론 타이틀곡 <좋은 사람>을 필두로, 감성을 흔드는 발라드의 감동은 여전히 박효신 만이 '해줄 수 있는 일'로 분위기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앨범이 여름의 느낌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곡 사이사이 랩, 댄스, 빠른 비트 등으로 들썩이고 있는 그의 새로운 앨범은 변덕스럽긴 하지만 매력적인 환절기를 꼭 닮아 있는 것이다.
이제껏 박효신의 앨범은 그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소장가치가 있는 것으로 분류되어 왔다. 이 번 앨범에는 목소리 외에도 그 것을 소유하고 싶게 만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잠재 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매력적인 구성의 곡들이다. 신재홍의 프로듀스 아래, 천성일, 박성일, 나원주, 박근태, 홍성규, 윤일상, 심상원 등 히트 메이커들이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고스란히 담은 다채로운 곡들을 내 놓았고, 그 위에 노영심, 이승호, 윤사라, 김영아 등의 작사가들이 특별한 이야기를 입혔다.
이 외에도 ‘사랑보다 깊은 상처’, ‘It's gonna be rolling' 등의 리메이크 곡이 수록 되어 색깔을 더해 준다. 3집 앨범은 15개의 수록곡 어느 한 곡도 잔뜩 부풀어 있는 감상자 들의 귀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이번 앨범을 대하는 가장 큰 즐거움은 무엇보다도 날카로운 곡 분석을 바탕으로 한 보컬의 아름다움일 것이다. 박효신이 녹음 기간 동안 가장 많이 신경을 쓴 것은 감정과 보컬의 색깔이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게 컨트롤하는 일이었다. 이는 종전의 앨범에서 보여준 그의 천재적인 기교가 곡에 따라서는 차고 넘치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지적을 비판적으로 수용한 결과.
우리는 3집 앨범을 통해서 절제의 미학과 폭발하는 가창력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놀라울 정도로 성숙된 박효신의 보컬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3집 앨범에는 유난히 많은 뮤지션들의 목소리가 숨어 있다. 그 동안 박효신은 동료, 선후배들 사이에서 '듀엣하고 싶은 가수' 1순위로 꼽히면서 이소라 4집, 김현철 8집, 전소영 1집 등의 앨범에 함께 참여 했었다. 그의 실력을 인정 받으며 여러 곳에서 초대 되었던 만큼 그는 자신의 앨범에도 많은 뮤지션들이 함께 해준 데에 감사한다. 이 번 앨범에는 타샤니의 Anny, ANN, As One 이 featuring하고 전소영, 문소리(1집 앨범 준비 중)가 chorus하여 자리를 빛내 주었는데, 박효신의 노래 속에서 의외의 목소리를 발견해내는 일도, 앨범을 대하는 또 다른 기쁨이 되어 준다.
1집 앨범 ‘해 줄 수 없는 일’의 성공을 만들어낸 신재홍-윤사라 콤비의 작품. 타이틀곡 <좋은 사람>은 가을에 잘 어울리는 모노톤의 쓸쓸함을 선사한다. 특히 이 번 앨범의 큰 장점인 절제된 보컬의 따뜻한 음색은 어느 때보다 곡의 분위기를 잘 살려 내고 있다.
애써 이별을 받아들이려는 사람의 자기 위안과,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기다려지는 마음은 슬프고도 아름답다. 가사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무게감 있고 서정적인 멜로디 라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가을 숲의 한 가운데 서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가을 하늘을 닮은 청명한 건반과 세련된 KBS 교향 악단의 스트링 세션으로 곡의 분위기는 더욱 더 깊어만 간다.
[출처 : 신촌뮤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