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무기가 더 필요하다.새해 첫날 마석 모란공원에 다녀왔다. 전태일 열사와 문익환 목사님이 함께 묻혀 계신 그 곳에 이제는 민족민주열사들의 무덤만을 따로 표시해놓은 안내판이 생기기도 하였지만 그곳은 예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너무나 달라져버린 망월동을 생각하면 달라진 것 별로 없음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겨야 했을까. 발목을 덮을 정도로 길게 자라 시든 야생초들을 헤치며 보통 사람들의 무덤 사이사이에 숨겨진 열사들의 무덤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고 그 무덤들 앞에서 잠깐 머리를 숙이는 일은 갈수록 부담스러웠다. 채 서른이 되기도 전에, 어쩌면 세상을 다 알기도 전에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섰으나 세상보다 먼저 떠나버린 사람들. 이제는 그들보다 많은 나이가 되어 나보다 먼저 태어났으나 나보다 젊은 육체를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