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할아버지가 대로 엮은 커다란 광주리에 호박만한 풍선을 천개쯤 매달고 쌍둥이 강아지와 해바라기씨를 가득 싣고 엄마가 계시는 별을 찾아 간다던 철길옆 오두막의 눈이 큰 순복이는 아직도 그 마을에 살고 있을까 첫 별이 뜰 때부터 사립문에 기대서서 빨간 쉐타 주머니의 호두알을 부비며 요즘도 엄마별을 기다릴까
2 메주를 담아 놓던 커다란 광주리에 호박만한 풍선을 천개쯤 매달고 쌍둥이 강아지와 해바라기씨를 가득 싣고 엄마가 계시는 별을 찾아간다던 철길옆 오두막의 눈이 맑은 순복이는 아직도 그 마을에 살고 있을까 새벽밥 앉혀놓고 어둑한 들길을 보며 보고픈 엄마생각에 눈물이 글썽해서 따오기 노래를 부를까
그가 태어난 날 이 기쁜 오늘 그는 어디에 있을까 수많은 십자가 높다란 빌딩 숲 그는 거기에 있을까 그가 태어나나 날 이 기쁜 오늘 그는 어디에 있을까 성탄의 종소리 춤추는 밤거리 그는 거기에 있을까 흰 눈 내리는 기나긴 겨울밤 지친 몸 누울 자리 없어 예배당 골목 공사판을 지나 친구 찾아 헤메이나 그가 태어난 날 이 기쁜 오늘 그는 어디에 있을가 사랑을 뿌리며 새 봄을 일구는 우리 발걸음 앞에 있을까 정의의 노래 목 놓아 부르다 평화의 나라 외치다가 쇠창살 아래 묶인 몸 일으켜 새벽별을 바라보나 그가 태어난 날 이 기쁜 오늘 그는 어디에 있을가 사랑을 뿌리며 새 봄을 일구는 우리 발걸음 앞에 있을까
백두산으로 찾아가자 우리들의 백두산으로 신선한 겨레의 숨소리 살아 뛰는 백두산으로 백두산으로 찾아가자 우리들의 백두산으로 투사들의 마음의 고향 백두산으로 찾아가자 서해에서 동해에서 남도의 끝 제주도에서 그 어디서 떠나도 한품에 넉넉히 안아줄 백두산 온 힘으로 벽을 허물고 모두 손맞잡고 으르는 백두산이여 꺾이지 않을 통일의 깃발이여
누구도 살아 남을 수 없네 누구도 살아 남을 수 없네 핵 전쟁이 일어나면 누구도 살아 남을 수 없네 단추 하나만 누르면 단추 하나만 누르면 하루 아침에 가루가 된다네 단추 하나만 누르면 지구같은 별하나쯤이야 지구같은 별하나쯤이야 송두리째 박살난다네 지구같은 별하나쯤이야 사람들아 우리 작은 힘을 모아 저 큰 어둠을 이겨내세 모두가 사랑하며 살아가는 생명의 세상을 만드세
1 친구여, 이렇게 찌프린 날엔 너의 바튼 기침 소릴 듣는다 썩어가는 고운 가슴으로 봄을 기다리던 너 친구여, 맑은 소줏잔에 너의 핼쓱한 얼굴이 떠있구나 이 추운 세상을 두고 봄을 찾아 떠난 너 그곳, 네가 머물 그곳에 따뜻한 바람이 불테지 그 힘겨운 노동일일랑 하지 않아도 될테지
2 친구여, 이렇게 쓸쓸한 밤엔 너의 지친 음성을 듣는다 썩어가는 고운 가슴으로 봄을 기다리던 너 친구여, 어둠깔린 공사판 위로 너의 별이 하나 떠있구나 이 추운 세상을 두고 봄을 찾아 떠난 너 그곳, 네가 쉴 그곳엔 따뜻한 햇살이 비칠테지 그 녹슬은 철근더미는 보이지 않을테지
외로이 흐르는 강 어둠에 잠긴 강 피어린 아픔 안고서 꿈틀대는 강 시퍼런 너의 물결은 민족의 원한이런가 잘려진 산하 부여잡고 몸부림 치는 강 아, 분단의 강 붉게 타는 임진강 조국을 하나로 이어 이으며 굽이쳐 흘러가네 아 해방의 그날을 맞이할 민족의 물줄기여 아, 통일의 강이여
우리들 만난곳 뜨거운 갈망의 땅 너무도 긴 세월 그리움에 목마른 날들 동천의 해처럼 혹은 이슬처럼 우리들의 사랑 어둠속에 피어난 꽃 아직도 진정한 평화는 없어도 동터 올 새날을 확신하며 마주 잡은 손 길가의 돌처럼 혹은 들불처럼 우리들의 사랑 아픔속에 피어난 꽃 하여 모진 비바람 속에도 새로 열리는 땅에 마침내 새벽을 피우는 평화의 꽃이여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서로에게 고통뿐일지라도 벗이여, 어서 오게나 고통만이 아름다운 밤에 지금은 우리가 상처로 서로를 확인하는 때 지금은 흐르는 피로 하나 되는 때 벗이여 어서 오게나 이제 밤은 너무도 깊었는데 벗이여 어서 오게나 고통에 패인 주름살 그대로 우리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어떤 안락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서로의 상처에 입맞추느니 지금은 우리가 만나서 서로에게 고통뿐일지라도 그것이 이 어둠 건너 우리를 부활케 하리라
비가 내리면 음... 나를 둘러싸는 시간의 숨결이 떨쳐질까 비가 내리면 음... 내가 간직하는 서글픈 상념이 잊혀질까 난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음...잊혀져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 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바람이 불면 음... 나를 유혹하는 안일한 만족이 떨쳐질까 바람이 불면 음... 내가 알고 있는 허위에 길들이 잊혀질까 난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음... 잊혀져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 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난 책을 접어놓으며 창문을 열어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음... 잊혀져간 꿈들을 다시 만나고 파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아 아 편지를 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