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고 코베인은 깜악귀(보컬/기타) 연리목(건반) 목말라(기타) 슬프니(베이스) 장기하(드럼)의 라인업으로 2002년 결성되었다. 2003년 첫 EP인 《파는 물건》을 발매한 이래 산울림을 위시한 한국 록을 기반으로 다종다양의 음악을 수용한 독자적인 스타일과 더불어 듣는 이의 허를 찌르는 특유의 개그 센스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눈뜨고 코베인’이란 이름에서 풍기는 뉘앙스로 인해 발에 채일 정도로 많았던 그저 그런 엽기 밴드로 취급되었으나, 그들과 함께 등장했던 밴드들이 하나 둘씩 명멸해가는 동안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물이 2005년 발매된 1집 《Pop to the People》이다.
2008년 발매된 2집 《Tales》에 이르러서는 적잖은 시간 동안 멤버 교체 없이 축적되어 온 밴드의 앙상블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사운드와 함께 일상의 한 단면을 환상적인 이야기로 승화시키는 깜악귀 특유의 노랫말을 선보였다. 특히 이 음반은 밴드 스스로 ‘조울증에 걸렸지만 태연한 척 하는 하드록/펑크’라 지칭하는 특유의 스타일과 함께 아빠를 살해하고 벽장에 감춘 엄마, 고속도로에 사는 원숭이, 우주 최고의 섹시 금붕어, 그리고 아들에게 지구를 지키지 말 것을 유언하는 슈퍼 히어로 아버지 등 쉽게 상상하기 힘든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전무후무한 세계를 구축했다.
2009년 드러머 장기하가 탈퇴하고 파랑이 새로운 멤버로 참여한 이후 한동안 별다른 활동이 없었으나 이듬해인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음반 작업을 시작했다. 경박하나 육중하고 진부하나 참신하고 환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모순적 측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나로 통합하고 있는 그들은 활동 경력 10년 차에 이르는 중견 밴드로서 이제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없는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2011년 그들의 세 번째 정규음반인 《Murder’s High》에서 한층 깊어진 그들의 새로운 우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