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가장 풍족한 결실을 맺었던 1980년대 중·후반을 대표하는 작품들은 그 음악성뿐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을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돌이켜보면 빈곤과 억압으로 인해 암울해 보이기만 했던 그 시대에 틀림없이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의지와 희망이 존재했고, 대중음악은 바로 이 희망을 표출하고 소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매개체였다.
더불어 대중음악이 우리가 쉽게 향유할 수 있는 문화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그 시절에는, 국민적 정서를 대변하고 공감을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아티스트로서의 치열하고도 프로페셔널한 정신 또한 남다르게 존재했음이 분명하다. 들국화와 김현식이 특유의 거칠고 애절한 서정성으로 우회적인 반항과 자유를 역설했다면, 시...
※ 가슴네트워크, 경향신문 공동기획 ‘가슴네트워크 선정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14위(가슴에서는 매주 월요일/목요일, 경향신문에서는 매주 목요일 1~100위 음반리뷰를 순차적으로 올립니다. 총50주 동안 연재할 예정이고, 32명의 필자가 참여합니다.*별점은 해당 필자의 의견이 아니라 가슴에서 일률적으로 매긴 평점입니다.) 시인과 촌장의 두 번째 앨범 [푸른 돛]은 어른들을 위한 동요다. 고민과 그리움이 함께 하며 섬세한 파장을 만들어낸다. 1985년 발표된 들국화의 데뷔 앨범이 80년대 초반부터 발아했던 언더그라운드의 포효라면 1년 후 등장한 이 앨범은 언더그라운드의 성찰이자 번뇌다. 사회와 직접적으로 맞닿으며 부대끼던 그 이전의 모던 포크와는 달리, 맞닿되 피하지 못하는 괴로움을 이 앨범은 담고 있...
시인과 촌장의 두 번째 앨범 ‘푸른 돛’은 어른들을 위한 동요다. 고민과 그리움이 함께 하며 섬세한 파장을 만들어낸다. 1985년 발표된 들국화의 데뷔 앨범이 80년대 초반부터 발아했던 언더그라운드의 포효라면 1년 후 등장한 이 앨범은 언더그라운드의 성찰이자 번뇌다. 사회와 직접적으로 맞닿으며 부대끼던 그 이전의 모던 포크와는 달리, 맞닿되 피하지 못하는 괴로움을 이 앨범은 담고 있다.
80년대라는 시기 못지 않게, 하덕규의 성장기도 상처투성이였다. 초등학교 때 부모의 이혼을 경험했고 아버지의 사업실패를 겪었다. 고등학교 때는 여러 번 가출을 해서 고향인 설악산에 텐트를 치고 살았다.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미대에 입학한 건 몇 번의 좌절을 겪은 후였다. 그런 과정에서 그가 그리워한 것은 고향인 동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