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친구가 좋아했던 유재하. 유재하 추모 앨범까지 사더니
아침 저녁으로 계속 봉고차 기사 아저씨에게 틀어달라고 그래서
덕분에 아침 저녁으로 우울했다. 뭐랄까. 유재하의 목소리는
무겁지는 않은데... 곡 분위기도 이건 우울하고 가라앉는 곡이라고 문신 새겨진
그런 류의 노래도 아닌데 이상하게 사람을 축축 끌어당기는 느낌이 있다.
젖...
※ 가슴네트워크, 경향신문 공동기획
‘가슴네트워크 선정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 2위
(가슴에서는 매주 월요일/목요일, 경향신문에서는 매주 목요일 1~100위 음반리뷰를 순차적으로 올립니다. 총50주 동안 연재할 예정이고, 32명의 필자가 참여합니다.
*별점은 해당 필자의 의견이 아니라 가슴에서 일률적으로 매긴 평점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인 1987년 여름, 이 앨범이 발표되었을 때 음악계 종사자들은 일대 경이의 시선을 보낸다. 앨범의 주인이 작사 작곡을 다했다는 점보다는 그 옆의 ‘편곡’까지 혼자 전부했다는 사실에 놀란 것이다. 거기에는 나중 발라드의 제왕이 될 신승훈도 끼어 있었다. “아, 모든 작업을 혼자서 다하다니...”
멜로디와 가사를 쓰는 것을 넘...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0년 전인 1987년 여름, 이 앨범이 발표되었을 때 음악계 종사자들은 일대 경이의 시선을 보낸다. 앨범의 주인이 작사·작곡뿐 아니라 ‘편곡’까지 혼자 해냈다는 사실에 놀란 것이다. 여기엔 훗날 ‘발라드의 제왕’이 될 신승훈도 끼어 있었다. “아, 모든 작업을 혼자서 다하다니….”
멜로디와 가사를 쓰는 것을 넘어 그 평면적인 악보를 우리가 듣는 완성된 곡으로 만드는 작업인 편곡은 모든 과정이 분업화되어 있던 당시 관습으로는 뮤지션들에게 넘지 못할 벽이었고, 따라서 그들의 꿈과도 같은 것이었다. 유재하의 이 앨범은 국내 대중음악 사상 처음으로 음악가가 꿈꾸는 음악적 자주(自主)의 완전 실현을 일궈낸 기념비적 성과물이다.
음악가의 상상력을 앨범이라는 실체로 온전히 꾸려내는 작업은...
천재라는 말은 매혹적이다. ‘요절한 천재’라는 단어는 얼마나 낭만적이고 극적인가. 그래서 어떤 이들은 과잉일 정도로 신화화의 대상이 되곤 한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런 신화의 주인공이 되었던가. 대중음악계에 이런 사례를 들라면 유재하를 빼놓을 수 없다.
사실 유재하의 음악 경력은 너무 짧다. 음대 작곡과 재학 시절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을, 졸업 뒤에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아주 잠깐 동안 활동했을 뿐이다. 조용필 7집에 수록된 〈사랑하기 때문에〉, 김현식이 부른 〈가리워진 길〉과 〈그대 내 품에〉, 이문세가 부른 〈그대와 영원히〉 등 다른 가수의 목소리를 탄 곡도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데뷔작이자 유작이 된 1987년 앨범이 고급 발라드의 지평을 확대했다는 점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