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 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 하네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 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진 녹두꽃이 되자 하네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 하네 (새가) 아랫녁 웃녁에서 울어예는 파랑새가 되자 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 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 하네 (들불이)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 한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반란이) 청송 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죽창이) 청송 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비가 내리네 소리 없이 비 속에 내 마음도 젖어드네 이 비 속을 걸으며 너를 생각하네 잊었던 기억이 꿈을 꾸고 너의 모습 스쳐가네 차가운 바람 미소를 짓고 나를 흔들고 가네 비가 내리네 소리 없이 비 속에 내 마음도 젖어드네 너를 따라 걷다가 또 나를 바라보네 잊었던 기억 속 내 모습이 오래 된 영화처럼 스쳐가네 지금은 사라진 많은 꿈들이 나를 흔들고 가네 차가운 바람 미소를 짓고 나를 흔들고 가네
거대한 도시 한켠 새장 같은 집을 짓고 돈 버는 일 아이들 외엔 관심조차 없어진 마흔이 다 된 나의 친구야 일년에 한번 얼굴 보기도 힘들어지고 뭐가 그리 바쁜지 전화 한통 힘들어지고 하루가 멀다하고 골목길을 쏘다니며 단골 술집 외상 술에 밤새워 얘기하던 푸르렀던 나의 오랜 친구야
오랜 친구야
나이가 든다는 건 넓어지는 일인 줄 알았지 모든 일에 현명해지고 실수하지 않을 줄 알았지 하지만 매일 똑같은 길을 가다 비슷한 사람들과 싸우고 악수하고 좁은 길을 걸어가고 있더군 뒤돌아 보진마 아직은 추억이 아니야 퇴색한 꿈이 빛나지 않을지라도 친구여 잊지는 마 그대 눈빛 바라보는 곳 그대 발길 걸어가는 곳 언제나 내가 그대 곁에 걸어가고 있음에
네가 없다면 또 내가 없다면 세상의 시작과 끝은 없을테죠 네가 없다면 또 내가 없다면 세상의 모든 아침은 밝음을 잃겠죠 내가 아침에 눈을 떠 세상의 문을 열 때 그대가 곁에 있어 내겐 힘이 되죠 내작은 눈으로 세상을 다 볼 순 없지만 당신의 깊은 눈 속에 삶의 용기를 얻죠 오늘 하루 또 다가옴이 내게 힘이 되는 건 그대와의 또 하루가 시작되기 때문이죠 내가 아침에 눈을 떠 세상의 문을 열 때 그대가 곁에 있어 내겐 힘이 되죠 내작은 눈으로 세상을 다 볼 순 없지만 당신의 깊은 눈 속에 삶의 용기를 얻죠 오늘 하루 또 다가옴이 내게 힘이 되는 건 그대와의 또 하루가 시작되기 때문이죠 오늘 하루 또 다가옴이 내게 힘이 되는 건 그대와의 또 하루가 시작되기 때문이죠
기억이 떠오를까 이 시간 먼 훗날에도 기억하는 것 잊어버리는 것 무엇이 소중할까 문 밖엔 낯선 거울이 그 속엔 낯선 내가 할 수 있다면 볼 수 있다면 부를 수 있다면 그댄 노래 할 수 있을까 기억 속에 가리워진 노래 그댄 그릴 수 있을까 노랗게 바래가는 그림 문 밖엔 낯선 거울이 그 속엔 낯선 내가 할 수 있다면 볼 수 있다면 부를 수 있다면
1. 너무 가슴 아픈 일들엔 눈을 감게 돼 목마른 땅에 쏟아 붓는 포탄과 굶주림에 지친 아이의 눈 너의 무관심은 평화롭고 세상은 아무일 없고 개에 물려 죽는 아이 불에 타 우는 아이 학원 가기 싫다 허공에 걸린 아이 행복을 꿈 꾸었지 누구나 누릴 것 같은 그러나 동화책 속 얘기지 하늘을 날아야지
2. 너무 가슴 아픈 일들엔 눈을 감게 돼 새만금에선 게꽃이 필까 개불꽃이 피어날까 너의 무관심은 평화롭고 세상은 아무일 없고 무슨 꽃이 핀들 무슨 꽃이 진들 그저 고개를 돌리고 말지 *희망을 노래 하고 아픔에 눈물 짓던 세상의 등불을 켜던 젊은 그대 어디로 갔나
3. 너무 가슴 아픈 일들엔 눈을 감게 돼 CF에선 부자 되라 하고 인생을 즐기라 하고 너의 무관심은 평화롭고 세상은 아무일 없고 모든 것은 변했다 하고 천지가 아파트인데 내 쉴 곳은 멀어져만 가고 행복을 꿈꾸었지 누구나 누릴 것 같은 그러나 동화책 속 얘기지 풍선처럼 멀어져 갔네
1. 생각 없이 길을 걷다 보면 내가 가는지 네가 오는지 움직이는 건 세상일 뿐 강물처럼 아래로만 흐르는 시간일 뿐 너와 난 없는 지도 몰라 우린 그저 흩날리는 낙엽인지도 우린 그저 밀려 갔다 밀려 오는 물 위의 부초처럼 떠도는 지도 몰라 *오고 가는 사람들 모두들 제 갈 길로 가지만 밀려 가는 물결 속에 행복 할 수 있을까 난 홀로 걷고 있어 이 많은 사람들 속에 난 홀로 걷고 있어 난 홀로 걷고 있어
2. 생각 없이 길을 걷다 보면 많은 사람들 많은 얼굴들 저마다의 표정들로 내 마음 속 외로운 바람으로 스쳐 가네 너와 난 없는 지도 몰라 우린 그저 흩날리는 구름인지도 우린 그저 뜻 모를 꿈을 꾸는 어린아이 미소처럼 사라 져 갈 지 도 몰 라
하늘이 내게로 와서 또 다른 가을이 오고 거리의 나뭇잎들은 하나 둘 바람에 날리어 가고 길을 걷는 내 마음 따라 어느새 푸른 꿈들은 한 조각 구름이 되네 가을은 이렇게 소리 없이 다가와 내 마음 속 꿈들을 하늘 높이 날리네 바람이 불어 가을이 오고 내 마음 속 푸르름도 하늘 높이 날리네
어둠이 내리는 거리 쓸쓸한 길 모퉁이 커다란 거미줄 위에 나비 하나 걸려있네 사람들 모두 떠나고 나비는 파닥이네 나 혼자 멍하니 서서 나비를 쳐다본다 누가 저 거미줄의 나비를 구할까 들길 꽃길 마음대로 날려 보내 줄까 누가 저 거미줄의 나비를 구할까 푸른 하늘 마음대로 날려 보낼까 그 고운 꽃길을 두고 어디서 날아 왔니 그 고운 들길을 두고 어디서 날아 왔니
확실히 음악은 곧 그 사람입니다. 포크뮤지션 문진오의 두 번째 앨범 [오래 꾸는 꿈]을 들으면 시종일관 음반을 관통하는 진중함이 흡사 평소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거쳐 햇빛세상을 조직하고 다시 노래를 찾는 사람들과 솔로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그의 두 번째 앨범은 지난 앨범과 마찬가지로 민중가요 진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년 포크 뮤지션의 자화상이 짙게 배어납니다. 통기타 한 대와 정직한 목소리만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세상과 맞서는 포크 음악은 196-70년대만해도 한국 대중음악의 주류였지요. 하지만 이제는 포크음악의 자장이 가장 강하게 남아있던 민중가요 진영에서도 김현성, 박창근, 손병휘, 이지상 만이 포크 뮤지션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네요. 그 밖에는 이장혁과 하이 미스터 메모...
386세대의 치열한 자기고백- 문진오 첫 음반 '길위의 하루'70년대의 민중가요를 대표하는 작가가 김민기라면, 80년대 민중가요를 대표할 수 있는 작가는 누구일까? 민중가요의 전성시대였던 80년대를 한두 작가로 정리하는 것은 자칫하면 민중가요를 서열화하는 위험한 발상이 될 수 있지만 대중적 파급력만을 놓고 본다면 단연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 노찾사)'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노찾사는 한두 사람의 창작자나 가수가 아닌 팀으로서 활동한 음악단체이기에 작가라고 규정하기에는 좀 애매한 측면이 없진 않다. 하지만, 노찾사는 팀으로서 여러 장의 음반을 내면서도 통일된 음악적 색깔을 유지했고, 무엇보다도 당시 활화산처럼 분출했던 민주화열기를 대변하는 '솔아 푸르른 솔아', '광야에서', '사계'등의 레퍼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