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나 가요계에는 흉흉하게 도는 속설이 하나 있다. 영화나 가수의 운명은 작품의 제목을 따라간다는 이야기 말이다. 제목이나 이름은 무조건 홀수가 좋다느니 하는 아무 근거없는 소문부터, 부정적이거나 우울한 제목보다는 긍정적이고 밝은 제목이 흥행하기가 쉽다는 다소 설득력 있는 이야기까지.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낯선 사람들’의 이름은 이미 그 탄생부터 밝은 미래를 보장 받기보다는 험난한 고행길을 예고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대중음악이 대중에게 낯설게 여겨진다는 것은 얼마나 심란한 일인가.
1980년대의 동아기획에 이은 90년대 하나뮤직의 선전은 가요를 사랑하던 청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었다. 그 결과물 중에서도 낯선 사람들의 ‘낯선 사람들’은 ‘목소리’만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음악적 매력을 순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