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밝은 아침 밤새 꿈들은 까맣게 잊고 모두 모두 바쁘게 숨도 가쁘게 도시 속으로 하루종일 노란 형광등 오! 그리운 하늘 날 감시하는 지루한 모니터 아! 이젠 눈이 아파 어느새 해 저물고 온통 거리엔 지친 표정들 모두 모두 바쁘게 숨도 가쁘게 집으로 향해 이리 밀고 또 저리 밀리며 나는 어디에 까마득히 먼 지루한 여행에 아! 이젠 너무 지쳐 까만 밤에 묻혀 편안히 이젠 내 꿈나라로
하루종일 노란 형광등에 지쳐 가지만 날 감시하는 무심한 모니터 지루하지만 까마득히 멀고 또 먼 여행에 나를 잃지만 밝은 또 다른 내일 내 꿈들은 여전히 이 도시 속에
너는 자꾸 날 틀렸다고 말하지 처음부터 모두 틀린 건 아닐텐데 너는 자꾸 내 잘못이라 말하지 처음부터 모두 잘못된 건 아닐텐데 너는 자꾸 힘들다고만 말하지 나도 많이 지쳐 가고 있는데 너는 자꾸 날 가두려고만 하지 나는 멀리 날아가고 싶은데 너는 자꾸 늦었다고만 말하지 나는 뭐든 시작할 수 있는데 너는 자꾸 비웃으려고만 하지 나는 아직 꿈을 꾸고 싶은데
하얀 구름 위로 떨어지고 싶어 처음처럼 나를 반갑게 맞아줘
아스팔트처럼 갈라져 버린 건 너와 나의 사이만은 아닐텐데 너는 자꾸 어떤 대답을 원하니 나는 별로 얘기할게 없는데 너의 마음속에 커져 가던 건 거품처럼 부풀어진 기대일 뿐 너의 두 눈 속에 가득 하던 건 흰눈처럼 쌓여 가는 욕심일 뿐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 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테는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 오르고 있었던 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 것도 아냐 저 위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 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 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저기 부러진 나무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 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 볼 수 있을테니까 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때는 그럴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 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 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겨울비 내리던 밤 그대 떠나갔네 바람 끝 닿지않는 밤과 낮 저편에 배가 불빛속을 서둘러 밤길 낮 저편에 내가슴 두드리던 아득한 그종소리 겨울비 내리던 밤 그대 떠나갔네 방안 가득 하얗게 촛불 밝혀두고 내가 하늘보며 천천히 밤길 걸었을 때 내 마른 이마위에 차가운 빗방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