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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소망의 시 (1989)
♣ 행 복 ~^*
-유치환 詩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던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크러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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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소망의 시 (198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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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소망의 시 (198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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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서정윤 시낭송집 [omnibus] (198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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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서정윤 시낭송집 [omnibus] (198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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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서정윤 시낭송집 [omnibus] (198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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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서정윤 시낭송집 [omnibus] (198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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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너에게
-정순영 시 누군가의 지문이 박혀있는 작은 유리창 속에. 어느 기막히게 외로운 섬처럼 나는 턱을 고이고 비 속에서 나에게 보낸 너의 입김을 망각하는 중이다. 유리창에 와서 부딧히는 별빛이 흘리는 눈물 뼈마디를 저미는 아픔을 나는 사랑한다. 모든 할 말은 무의미의 새가 되어 날아간다. 어쩌다가 나의 새가 너의 까아만 발톱에 끼어서도 울지 않는지 나는 모른다. 아무튼 사랑하는 마음이야 한번 꺽이면 아픈게 아닌가. 꺽이운 마음은 한없이 무거운 눈을 껌뻑이며 미소한다. 감사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슬퍼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사랑을 꽃으로 치면 마음 턱 놓고 무데기로 꺾어서 휑한 나의 방을 장식해도 될법도 한데 밀물처럼 적셔오는 아픔을 어찌 하는가. 나는 이제 그만 너의 입술을 망각하는 중이다. 아니. 아니. 너를 향해 목숨을 사르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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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유방(乳房)의 장(章)
- 장순하 시 난 몰라, 모시 앞섶 풀이 세어 그렇지. 백련 꽃봉오리 산딸기도 하나 둘씩 상그레 웃음 벙그는 소리 없는 개가(凱歌). 불길을 딛고 서서 옥으로 견딘 순결 모진 가뭄에도 촉촉이 이슬 맺어 요요(耀耀)히 시내 흐르는 내일에의 동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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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미라보 다리
-아폴리네르 시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네 사랑도 흘러 내리다. 내 마음 속에 깊이 아로 새리리라.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에 이어옴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면 우리네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살이 저렇듯이 천천히 흘러내린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사랑은 흘러간다. 이 물결처럼, 우리네 사랑도 흘러만 간다. 어쩌면 삶이란 이다지도 지루한가. 희망이란 왜 이렇게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네 사랑은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이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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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연보라빛 클로버의 들을
-다우텐다이 詩 연보라빛 클로버의 들을 지나, 전나무가 두 그루 서있는 데까지 가요. 그 나무 사이에는 벤치가 있고, 거기에는 부드러운 피리소리처럼 다정한 골짜기가 통해 있습니다. 갈대 우거진 속에 파란 금을 긋고서 나에게 당신의 손을 주세요. 두 그루 전나무는 정말 조용히 서 있습니다 . 나는 당신에게 말할 거예요. 주위의 정적이 숨기고 말하지 않는 것을, 나에게 당신의 손을 주세요 .... 당신의 손 안에 당신의 마음을 넣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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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고 엽 (枯葉)
-프레베르 詩 기억하라, 함께 지낸 행복스런 나날들을. 그때 태양은 훨씬 더 뜨거웠고 인생은 훨씬 더 아름답기 그지 없었지.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나는 그 나날들을 잊을 수 없어서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모든 추억도 또 모든 뉘우침도 함께... 북풍은 그 모든 것을 싣고 가느니 망각의 춥고 추운 밤 저편으로 나는 그 모든 것을 잊을 수 없었지. 네가 불러 준 그 노랫소리 그건 우리 마음 그대로의 노래였고 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너를 사랑했고 우리 둘은 언제나 함께 살았었다. 하지만 인생은 남 몰래 소리도 없이 사랑하는 이들을 갈라 놓는다. 그리고 헤어지는 연인들의 모래에 남긴 발자취를 물결이 지운다. Prebier 1900~1977 뇌이쉬르센 출생. 파리에서 자랐으며, 1930년까지는 초현실주의 작가 그룹에 속하는 시인으로서 활약하였는데,1925~29년에 초현실주의 작가 로베르데스노스, 이브탕기, 루이아라공, 앙드레 브르통 등과 활동을 같이 하면서 오랜 전통의 구전시를 초현실주의 풍의 '노래시'라 는 형식으로 만들어서 매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그 관심을 영화로 돌려 《악마는 밤에 온다》 《말석 관람객들》등의 명작 시나리오를 썼다. 초기의 시에는 쉬르레알리슴의 흔적이 엿보이는데, 샹송풍의 후기 작품에서는 무엇보다도 우열(愚劣)과 불안의 시대에 대항 하는 통렬한 풍자와 소박한 인간애가 평이하고 친근감있는 그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파롤 Paroles》(1948) 《스펙터클》(1951) 등은 그와 같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대표작이다. J.코스마가 작곡한 샹송《낙엽》의 작사자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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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아,꽃처럼 저버린 사람)" (1985)
♣ 미라보 다리
-아폴리네르 시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네 사랑도 흘러 내리다. 내 마음 속에 깊이 아로 새리리라.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에 이어옴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면 우리네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살이 저렇듯이 천천히 흘러내린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사랑은 흘러간다. 이 물결처럼, 우리네 사랑도 흘러만 간다. 어쩌면 삶이란 이다지도 지루한가. 희망이란 왜 이렇게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네 사랑은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이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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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아,꽃처럼 저버린 사람)" (1985)
연보라빛 클로버의 들을
-다우텐다이 詩 연보라빛 클로버의 들을 지나, 전나무가 두 그루 서있는 데까지 가요. 그 나무 사이에는 벤치가 있고, 거기에는 부드러운 피리소리처럼 다정한 골짜기가 통해 있습니다. 갈대 우거진 속에 파란 금을 긋고서 나에게 당신의 손을 주세요. 두 그루 전나무는 정말 조용히 서 있습니다 . 나는 당신에게 말할 거예요. 주위의 정적이 숨기고 말하지 않는 것을, 나에게 당신의 손을 주세요 .... 당신의 손 안에 당신의 마음을 넣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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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외국편) (1986)
♣ 미라보 다리
-아폴리네르 시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네 사랑도 흘러 내리다. 내 마음 속에 깊이 아로 새리리라.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에 이어옴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면 우리네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살이 저렇듯이 천천히 흘러내린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사랑은 흘러간다. 이 물결처럼, 우리네 사랑도 흘러만 간다. 어쩌면 삶이란 이다지도 지루한가. 희망이란 왜 이렇게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네 사랑은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이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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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낙 화 (落花)
-이 형기 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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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첫 서 리
- 김 종길 시 오늘 아침엔 바람이 차왔어요 밖에 나갔던 동생이 그랬어요 웃는 두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차운 두 손을 홀홀 불었어요 벌써 그렇게 춥다고 하느냐고 놀려 줄래도 놀릴 수 없잖아요? 밤새에 내린 첫서리 시리다고 단풍잎새도 저렇게 붉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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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이발사의 봄
-장서언 시 봄의 요정들이 단발하려 옵니다. 자주공단 웃을 입은 고양이는 졸고 있는데 유리창으로 스며드는 프리즘의 채색을 면사인 양 덮어 줍니다. 늙은 난로는 가맣게 묵은 담뱃불을 빨며 힘없이 쓰러졌읍니다. 어항 속에 금붕어는 용궁으로 고향으로 꿈을 따르고 젊음 이발사는 벌판에 서서 구름 같은 풀을 가위질할 때 소리 없는 너의 노래 끊이진 마라. 벽화 속에 졸고 있는 종달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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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소 년
-윤동주 시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少年)은 황홀히 눈을 감어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은 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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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너를 위하여) (1985)
♣ 호수 이야기
- 유 경환 시 그 호수엔 말하고 싶어하는 숨은 이야기들이 있다. 말하고 싶어하는 간지러운 햇살 속 입술들. 지나간 세월은 먼 발치로 물러나 병풍의 봉우리로 옥색 산자락을 느리우고 호수를 아끼고 있다. 그 호수는 크낙한 레코드 끊임없이 바람이 돌려서 감미로운 가락은 물안개처럼 깨끗한 수초의 흔들림까지도. 호수에 담겨있는 건 뭘까 우리들이 잃은 건 모두가 말없이 흘러들어 고여 있다면 자유로이 헤엄치는 물고기로 나의영혼도 스며들 것인가. 밤 별의 목소리 가득히 가라앉기 전. 내 먼저 홀로라도 노을 휘감아 등불로 밝혀 들고 전설과 유혹의 휘파람이 속는 이 한세상의 쉬일 곳으로 삼으리. 그 호수가 말하고 싶어하는 숨은 이야기를 알겠나 부서지는 듯 부서지는 듯 살아나는 몸부림 다스리는 깊은 비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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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세월이 가면) (1985)
♣ 너에게
-정순영 시 누군가의 지문이 박혀있는 작은 유리창 속에. 어느 기막히게 외로운 섬처럼 나는 턱을 고이고 비 속에서 나에게 보낸 너의 입김을 망각하는 중이다. 유리창에 와서 부딧히는 별빛이 흘리는 눈물 뼈마디를 저미는 아픔을 나는 사랑한다. 모든 할 말은 무의미의 새가 되어 날아간다. 어쩌다가 나의 새가 너의 까아만 발톱에 끼어서도 울지 않는지 나는 모른다. 아무튼 사랑하는 마음이야 한번 꺽이면 아픈게 아닌가. 꺽이운 마음은 한없이 무거운 눈을 껌뻑이며 미소한다. 감사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슬퍼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로 사랑을 꽃으로 치면 마음 턱 놓고 무데기로 꺾어서 휑한 나의 방을 장식해도 될법도 한데 밀물처럼 적셔오는 아픔을 어찌 하는가. 나는 이제 그만 너의 입술을 망각하는 중이다. 아니. 아니. 너를 향해 목숨을 사르는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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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세월이 가면) (1985)
♣ 유방(乳房)의 장(章)
- 장순하 시 난 몰라, 모시 앞섶 풀이 세어 그렇지. 백련 꽃봉오리 산딸기도 하나 둘씩 상그레 웃음 벙그는 소리 없는 개가(凱歌). 불길을 딛고 서서 옥으로 견딘 순결 모진 가뭄에도 촉촉이 이슬 맺어 요요(耀耀)히 시내 흐르는 내일에의 동산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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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에너벨리) (1985)
♥ 사 랑 ~^*
-신약 고린도전서 13장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 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행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사랑은 언제가지든지 떨어지지 아니하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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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진달래꽃) (1985)
♣ 행 복 ~^*
-유치환 詩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던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크러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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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한국편) (1986)
♣ 내 마음 아실이 ~^* -김영랑 詩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 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 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한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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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낙 엽 송(落葉松)
-박두진 시 가지마다 파아란 하늘을받들었다. 파릇한 새순이 꽃보다 고웁다. 청송(靑松)이래도 가을 되면 홀 홀 낙엽(樂葉) 진다 하느니, 봄마다 새로 젊은 자랑이 사랑웁다. 낮에 햇볕 입고 밤에 별이 소올솔 내리는 이슬 마시고, 파릇한 새 순이 여름으로 자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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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전 화 -마 종 기 시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맑은 전화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 때 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에서 돌아와 문을 열 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에서 비벼대고 은근한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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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하일소경
- 이 장 희 시 운모같이 빛나는 서늘한 테이블 부드러운 얼음 설탕 우유 피보다 무르녹은 딸기를 담은 유리잔 얇은 옷을 입은 저윽히 고달픈 새악씨는 기름한 속눈썹을 깔아 맞히며 가냘픈 손에 들은 은사시로 유리잔의 살찐 딸기를 부스노라면 담홍색의 청량제가 꽃물같이 흔들린다. 은사시에 옮기인 꽃물은 새악씨의 고요한 입술을 앵도보다 곱게도 물들인다. 새악씨는 달콤한 꿀을 마시는 듯 그 얼굴은 푸른 잎사귀같이 빛나고 콧마루의 수은 같은 땀은 벌써 사라졌다. 그것은 밝은 하늘을 비친 작은 못 가운데서 거울같이 피어난 연꽃의 이슬을 헤엄치는 백조가 삼키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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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고독) (198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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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외국편) (1987)
연보라빛 클로버의 들을
-다우텐다이 詩 연보라빛 클로버의 들을 지나, 전나무가 두 그루 서있는 데까지 가요. 그 나무 사이에는 벤치가 있고, 거기에는 부드러운 피리소리처럼 다정한 골짜기가 통해 있습니다. 갈대 우거진 속에 파란 금을 긋고서 나에게 당신의 손을 주세요. 두 그루 전나무는 정말 조용히 서 있습니다 . 나는 당신에게 말할 거예요. 주위의 정적이 숨기고 말하지 않는 것을, 나에게 당신의 손을 주세요 .... 당신의 손 안에 당신의 마음을 넣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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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외국편) (1987)
♣ 생 일 ~^*
-C.로제티 詩 내 마음은 물오른 가지에 둥지 튼 노래하는 새 내 마음은 주렁주렁 맺힌 열매로 휘어진 사과나무 내 마음은 고요한 바다에서 헤엄치는 무지개빛 조개 내 마음은 이모든 것보다 더 기쁘답니다. 내 사랑이 날 찾아왔으니까요. 날 위해 명주와 솜털의 단을 세워주세요! 그 단에 모피(毛皮)와 자주빛 곤포를 걸처줘요. 거기에다 비둘기와 석류. 백 개의 눈을 가진 공작(孔雀)을 새기고 금빛. 은빛. 포도송이와 잎사귀와 백합화(白合花)를 수놓아 주세요. 왜냐면 내 일생의 생일이 왔으니까요. 내 사랑이 날 찾아왔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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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외국편) (1987)
♡♥ 고 엽 (枯葉)
-프레베르 詩 기억하라, 함께 지낸 행복스런 나날들을. 그때 태양은 훨씬 더 뜨거웠고 인생은 훨씬 더 아름답기 그지 없었지.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나는 그 나날들을 잊을 수 없어서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모든 추억도 또 모든 뉘우침도 함께... 북풍은 그 모든 것을 싣고 가느니 망각의 춥고 추운 밤 저편으로 나는 그 모든 것을 잊을 수 없었지. 네가 불러 준 그 노랫소리 그건 우리 마음 그대로의 노래였고 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너를 사랑했고 우리 둘은 언제나 함께 살았었다. 하지만 인생은 남 몰래 소리도 없이 사랑하는 이들을 갈라 놓는다. 그리고 헤어지는 연인들의 모래에 남긴 발자취를 물결이 지운다. Prebier 1900~1977 뇌이쉬르센 출생. 파리에서 자랐으며, 1930년까지는 초현실주의 작가 그룹에 속하는 시인으로서 활약하였는데,1925~29년에 초현실주의 작가 로베르데스노스, 이브탕기, 루이아라공, 앙드레 브르통 등과 활동을 같이 하면서 오랜 전통의 구전시를 초현실주의 풍의 '노래시'라 는 형식으로 만들어서 매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그 관심을 영화로 돌려 《악마는 밤에 온다》 《말석 관람객들》등의 명작 시나리오를 썼다. 초기의 시에는 쉬르레알리슴의 흔적이 엿보이는데, 샹송풍의 후기 작품에서는 무엇보다도 우열(愚劣)과 불안의 시대에 대항 하는 통렬한 풍자와 소박한 인간애가 평이하고 친근감있는 그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파롤 Paroles》(1948) 《스펙터클》(1951) 등은 그와 같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대표작이다. J.코스마가 작곡한 샹송《낙엽》의 작사자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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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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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한국편) (1986)
♣ 소 곡
- 추은희 시 올 가을은 음악을 듣고 다음은 사랑을 할까 우유빛 새벽 하늘 장미빛 석양이면 가슴이 뛰다. 심지불 돋구인 비오는 밤은 도란도란 연인들의 이야기 말갛게 빈 마음이사 꿈으로 엮을까 해묵은 역사는 낡은 일력으로 그만이고.... 올 가을은 음악을 듣고 그 다음 사랑을 할까 그 사람의 미소 속에 그 사람의 꿈결 속에 뛰어들어가 볼까올 가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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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한국편) (1986)
★ 새야 너처럼 날수 있다면
-조병철 詩 새야, 내가 너처럼 날개를 가질 수 있다면 새야, 내가 너처럼 하늘을 날 수 있다면 빛이 고이는 하늘을 날 수 있다면 파란 빛 고일 때 파란 말 하는 하얀 빛 고일 때 하얀 말 하는 새야, 내가 너처럼 하늘을 날 수 있다면 비를 만드는 눈을 만드는 구름 위를 날 수 있다면 비 내릴 때 비 말 하는 눈 내릴 때 눈 말 하는 새야, 내가 너처럼 구름 위를 구름 위를 날 수 있다면 새야, 내가 너처럼 바람이 걸려 있는 나목(裸木)위를 날 수 있다면 나무 말 들으며 나무 말 익히는 바람 말 들으며 바람 말 익히는 나목 위를 날 수 있다면 나목 위의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새야, 너처럼 하늘을 날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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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음 악
-김요섭 시 태초의 말씀과 함께 하늘에는 불과 음악이 있었다. 하늘 가득히 울려 퍼졌던 음악 사람들을 찾아 마을 위로 거리 위로 휘날리며 오는 동안 소리는 스러지고 눈송이가 되었다 나뭇 가지 위 음악의 흰 그림자로 앉은 눈송이 눈송이로만 있기에는 심심했다 나무 속 심줄을 타고 녹아드는 뿌리 끝에서 소리가 나고 흙들이 귀를 기울였다. 어느 태초의 아침 같은 아침 대지는 풀포기를 토하면서 허공에다 새를 날렸다 음악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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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푸르른 날
-서정주 시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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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산 유 화
- 김소월 시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요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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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호수 이야기
- 유 경환 시 그 호수엔 말하고 싶어하는 숨은 이야기들이 있다. 말하고 싶어하는 간지러운 햇살 속 입술들. 지나간 세월은 먼 발치로 물러나 병풍의 봉우리로 옥색 산자락을 느리우고 호수를 아끼고 있다. 그 호수는 크낙한 레코드 끊임없이 바람이 돌려서 감미로운 가락은 물안개처럼 깨끗한 수초의 흔들림까지도. 호수에 담겨있는 건 뭘까 우리들이 잃은 건 모두가 말없이 흘러들어 고여 있다면 자유로이 헤엄치는 물고기로 나의영혼도 스며들 것인가. 밤 별의 목소리 가득히 가라앉기 전. 내 먼저 홀로라도 노을 휘감아 등불로 밝혀 들고 전설과 유혹의 휘파람이 속는 이 한세상의 쉬일 곳으로 삼으리. 그 호수가 말하고 싶어하는 숨은 이야기를 알겠나 부서지는 듯 부서지는 듯 살아나는 몸부림 다스리는 깊은 비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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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내 마음 아실이 ~^*
-김영랑 詩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 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 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한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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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월 훈
-박용래 시 첩첩 산중에도 없는 마을이 여긴 있습니다. 잎 진 사잇길 저 모래뚝, 그 너머 강기슭에서도 보이진 않습니다. 허방다리 들어내면 보이는 마을. 갱(坑) 속 같은 마을. 꼴깍, 해가, 노루꼬리 해가 지면 집집마다 봉당에 불을 켜지요. 콩깍지, 콩깍지 처럼 후미진 외딴집, 외딴집에도 불빛은 앉아 이슥 토록 창문은 모과(木瓜)빛입니다. 기인 밤입니다. 외딴집 노인은 홀로 잠이 깨어 출출한 나머지 무우를 깎기도 하고 고구마를 깎다, 문득 바람도 없는데 시나브로 풀려 풀려내리는 짚단, 짚오라기의 설레임을 듣습니다. 귀를 모으고 듣지요. 후루룩 후루룩 처마깃에 나래 묻는 이름 모를 새, 새들의 온기를 생각합니다. 숨을 죽이고 생각하지요. 참 오래오래, 노인의 자리맡에 밭은 기침 소리도 없을양이면 벽 속에서 겨울 귀뚜라미는 울지요. 떼를 지어 웁니다, 벽이 무너지라고 웁니다. 어느덧 밖에는 눈발이라도 치는지, 펄펄 함박눈이라도 흩날리는지, 창호지 문살에 돋는 월훈(月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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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손 수 건
- 문덕수 시 누가 떨어뜨렸을까 구겨진 손수건이 밤의 길바닥에 붙어 있다 지금은 지옥까지 잠든 시간 손수건이 눈을 뜬다. 금시 한 마리 새로 날아갈 듯이 발딱발딱 살아나는 슬픔. ♠♠ “길 바닥에 붙어 있다/ 눈을 뜬다/ 발딱발딱”등 손수건에 살아 있는 이미지를 부여함으로써 이미지즘의 시로 끌어 올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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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한국편) (1986)
♣ 행 복 ~^*
-유치환 詩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던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크러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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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한국편) (1986)
♣ 소 년
-윤동주 시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少年)은 황홀히 눈을 감어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은 어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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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큰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1987)
♠ 그대 차가운 손을 ♠
- 위령 성월에 해 기우는 언덕에서 온 몸에 바람 휘감고 당신을 생각합니다 아직은 낯설어도 언젠가 몸째로 나를 안을 그대 때가 되면 다정히 날 데려가 주어요 그대 차가운 두 손을 내밀어도 아무 말 없이 떠날 수 있게 얼마쯤의 시간을 허락해 주어요 그대 등에 업히어 흰 강(江)을 건널 땐 무슨 노래를 불러야 할지 그 나라의 향연에선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밤마다 설레이며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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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큰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1987)
♠ 장미의 기도 ♠
피게 하소서 주여 당신이 주신 땅에 가시덤불 헤치며 피 흘리는 당신을 닮게 하소서 태양과 바람 흙과 빗줄기에 고마움 새롭히며 피어나게 하소서 내 뾰족한 가시들이 남에게 큰 아픔 되지 않게 하시며 나를 위한 고뇌 속에 성숙하는 기쁨을 알게 하소서 주여 당신 한 분 믿고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당신만을 위해 마음 가다듬는 슬기를 깨우치게 하소서 진정 살아 있는 동안은 피 흘리게 하소서 죽어서 다시 피는 목숨이게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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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큰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1987)
♠ 민들레 ♠
밤낮으로 틀림없이 당신만 기리키는 노란 꽃시계 이제는 죽어서 날개를달았어요 당신 목소리로 가득 찬 세상 어디나 떠다니며 살고 싶어서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 나도 사랑하며 살고 싶어서 바람을 보면 언제나 가슴이 뛰었어요 주신 말씀 하얗게 풀어 내며 당신 아닌 모든 것 버리고 싶어 당신과 함께 죽어서 날개를 달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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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큰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1987)
♠ 나팔 꽃 ♠
햇살에 눈뜨는 나팔꽃처럼 나의 생애는 당신을 향해 열린 아침입니다 신선한 뜨락에 피워 올린 한 송이 소망 끝에 내 안에서 종을 치는 하나의 큰 이름은 언제나 당신입니다 순명(順命)보다 원망을 드린 부끄러운 세월 앞에 해를 안고 익은 사랑 때가 되면 추억도 버리고 떠날 나는 한 송이 나팔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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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하 늘
- 박두진 시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온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며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거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내 마음이 익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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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실 솔 가(蟋蟀歌)
- 이형기 시 설움이 도른도른 물같이 흐르는 가을밤 귀뚜리 초갓 지붕에 뚫어진 영창 위에 조용히 잠든 눈시울 위에 옛날 옛날 먼 이야기 몇 구비 돌아간 연륜 자욱 달은 밝았다. 나는 울고 싶었다. 모두가 그날 같은 가을밤 귀뚜리··· 그렇게 가지런한 그림 한 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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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처 녀 무(處女舞)
-유경환 시 물동이에 달빛 빠져 처녀 달을 이고 간다. 나흘 나흘 달가루 넘쳐 흘러 여드레 눈썰미에 물이 찧어 자락 끝에 부서지고 안 잡히는 마음은 가슴 끝에 별 되어 디즈니의 마차처럼 빈 들판에 깔리는데 처녀 물동이 이고 그믐의 들판으로, 나흔 나흘 여드레 보림길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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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행 복 ~^*
-유치환 詩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 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던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크러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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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가없는 하늘 그림 같이 고요한 데 물결은 쉴 새 없이 남실거립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소리치며 뜀뛰며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모래성 쌓는 아이, 조개껍데기 줍는 아이, 마른 나뭇잎으로 배를 접어 웃으면서 한 바다로 보내는 아이, 모두 바닷가에서 재미나게 놉니다. 그들은 모릅니다. 헤엄칠 줄도, 고기잡이할 줄도. 진주를 캐는 이는 진주 캐러 물로 들고 상인들은 돛 벌려 오가는데, 아이들은 조약돌을 모으고 또 던집니다. 그들은 남모르는 보물도 바라지 않고 그물 던져 고기잡이할 줄도 모릅니다. 바다는 깔깔거리고 소스라쳐 바서지고, 기슭은 흰 이를 드러내어 웃습니다. 사람과 배 송두리째 삼키는 파도도 아가 달래는 엄마처럼, 예쁜 노래를 불러 들려줍니다. 바다는 아이들과 재미나게 놉니다. 기슭은 흰 이를 드러내며 웃습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길 없는 하늘에 바람이 일고 흔적 없는 물 위에 배는 엎어져 죽음이 배 위에 있고 아이들은 놉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는 아이들의 큰 놀이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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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새야 너처럼 날수 있다면
-조병철 詩 새야, 내가 너처럼 날개를 가질 수 있다면 새야, 내가 너처럼 하늘을 날 수 있다면 빛이 고이는 하늘을 날 수 있다면 파란 빛 고일 때 파란 말 하는 하얀 빛 고일 때 하얀 말 하는 새야, 내가 너처럼 하늘을 날 수 있다면 비를 만드는 눈을 만드는 구름 위를 날 수 있다면 비 내릴 때 비 말 하는 눈 내릴 때 눈 말 하는 새야, 내가 너처럼 구름 위를 구름 위를 날 수 있다면 새야, 내가 너처럼 바람이 걸려 있는 나목(裸木)위를 날 수 있다면 나무 말 들으며 나무 말 익히는 바람 말 들으며 바람 말 익히는 나목 위를 날 수 있다면 나목 위의 하늘을 날 수 있다면 새야, 너처럼 하늘을 날 수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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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포도밭에서
- 김후란 시 내 입술을 장난스럽게 깨물면 입 안에 가득 고이는 감미로운 후회같은 것. 흑진주, 네 곤혹의 눈빛을 피해서, 넝쿨 사이로 빠져나오면 짙은 방향 어깨 너머로 앵도라진 눈을 모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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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소 곡
- 추은희 시 올 가을은 음악을 듣고 다음은 사랑을 할까 우유빛 새벽 하늘 장미빛 석양이면 가슴이 뛰다. 심지불 돋구인 비오는 밤은 도란도란 연인들의 이야기 말갛게 빈 마음이사 꿈으로 엮을까 해묵은 역사는 낡은 일력으로 그만이고.... 올 가을은 음악을 듣고 그 다음 사랑을 할까 그 사람의 미소 속에 그 사람의 꿈결 속에 뛰어들어가 볼까올 가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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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동정의 시
-박근영 시 밤을 새우면서 목숨을 앓다가도 고운 해 동산에 떠오르면 나는야 이름 없이도 창 앞에 고운 해 아침 두레박을 드리우듯 깊은 속 어둠에 잠겨 있는 당신의 목소리를 가만히 길어 갈한 목 축이고 나면 안으로 맑아오는 나의 목소리 옥통소처럼 곱게 울려 차가운 하늘 열어 주면 빨간 댕기 드리운 듯 적연한 햇빛의 가지 끝에 가을 과일처럼 익어 오는 건 어느 날엔가 꽃다이 주어질 당신의 은혜로운 언약이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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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열 오른 눈초리,
하잔한 입 모습으로 소년은 가만히 총을 겨누었다. 소녀의 손바닥이 나비처럼 총 끝에 와서 사뿐히 앉는다. 이윽고 총 끝에선 파아란 연기가 물씬 올랐다. 뚫린 손바닥의 구멍으로 소녀는 바다를 내다보았다. -아이! 어쩜 바다가 이렇게 똥그랗니? 놀란 갈매기들은 황토 산태바기에다 연달아 머릴 처박곤 하얗게 화석이 되어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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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사 랑 ~^*
-신약 고린도전서 13장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 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행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사랑은 언제가지든지 떨어지지 아니하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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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생 일 ~^*
-C.로제티 詩 내 마음은 물오른 가지에 둥지 튼 노래하는 새 내 마음은 주렁주렁 맺힌 열매로 휘어진 사과나무 내 마음은 고요한 바다에서 헤엄치는 무지개빛 조개 내 마음은 이모든 것보다 더 기쁘답니다. 내 사랑이 날 찾아왔으니까요. 날 위해 명주와 솜털의 단을 세워주세요! 그 단에 모피(毛皮)와 자주빛 곤포를 걸처줘요. 거기에다 비둘기와 석류. 백 개의 눈을 가진 공작(孔雀)을 새기고 금빛. 은빛. 포도송이와 잎사귀와 백합화(白合花)를 수놓아 주세요. 왜냐면 내 일생의 생일이 왔으니까요. 내 사랑이 날 찾아왔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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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내 마음에 눈물내린다) (1983)
♡♥ 고 엽 (枯葉)
-프레베르 詩 기억하라, 함께 지낸 행복스런 나날들을. 그때 태양은 훨씬 더 뜨거웠고 인생은 훨씬 더 아름답기 그지 없었지.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나는 그 나날들을 잊을 수 없어서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모든 추억도 또 모든 뉘우침도 함께... 북풍은 그 모든 것을 싣고 가느니 망각의 춥고 추운 밤 저편으로 나는 그 모든 것을 잊을 수 없었지. 네가 불러 준 그 노랫소리 그건 우리 마음 그대로의 노래였고 너는 나를 사랑했고, 나는 너를 사랑했고 우리 둘은 언제나 함께 살았었다. 하지만 인생은 남 몰래 소리도 없이 사랑하는 이들을 갈라 놓는다. 그리고 헤어지는 연인들의 모래에 남긴 발자취를 물결이 지운다. Prebier 1900~1977 뇌이쉬르센 출생. 파리에서 자랐으며, 1930년까지는 초현실주의 작가 그룹에 속하는 시인으로서 활약하였는데,1925~29년에 초현실주의 작가 로베르데스노스, 이브탕기, 루이아라공, 앙드레 브르통 등과 활동을 같이 하면서 오랜 전통의 구전시를 초현실주의 풍의 '노래시'라 는 형식으로 만들어서 매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그 관심을 영화로 돌려 《악마는 밤에 온다》 《말석 관람객들》등의 명작 시나리오를 썼다. 초기의 시에는 쉬르레알리슴의 흔적이 엿보이는데, 샹송풍의 후기 작품에서는 무엇보다도 우열(愚劣)과 불안의 시대에 대항 하는 통렬한 풍자와 소박한 인간애가 평이하고 친근감있는 그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파롤 Paroles》(1948) 《스펙터클》(1951) 등은 그와 같은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대표작이다. J.코스마가 작곡한 샹송《낙엽》의 작사자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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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별헤는 밤) (1983)
★*… 전 화 -마 종 기 시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맑은 전화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 때 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에서 돌아와 문을 열 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에서 비벼대고 은근한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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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별헤는 밤) (1983)
★*…하일소경
- 이 장 희 시 운모같이 빛나는 서늘한 테이블 부드러운 얼음 설탕 우유 피보다 무르녹은 딸기를 담은 유리잔 얇은 옷을 입은 저윽히 고달픈 새악씨는 기름한 속눈썹을 깔아 맞히며 가냘픈 손에 들은 은사시로 유리잔의 살찐 딸기를 부스노라면 담홍색의 청량제가 꽃물같이 흔들린다. 은사시에 옮기인 꽃물은 새악씨의 고요한 입술을 앵도보다 곱게도 물들인다. 새악씨는 달콤한 꿀을 마시는 듯 그 얼굴은 푸른 잎사귀같이 빛나고 콧마루의 수은 같은 땀은 벌써 사라졌다. 그것은 밝은 하늘을 비친 작은 못 가운데서 거울같이 피어난 연꽃의 이슬을 헤엄치는 백조가 삼키는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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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청노루) (1985)
♣ 산 유 화
- 김소월 시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요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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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님의 침묵) (1989)
★*… 낙 화 (落花)
-이 형기 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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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시와 음악과 사랑의 샘터 (님의 침묵) (1989)
★*…첫 서 리
- 김 종길 시 오늘 아침엔 바람이 차왔어요 밖에 나갔던 동생이 그랬어요 웃는 두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차운 두 손을 홀홀 불었어요 벌써 그렇게 춥다고 하느냐고 놀려 줄래도 놀릴 수 없잖아요? 밤새에 내린 첫서리 시리다고 단풍잎새도 저렇게 붉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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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애너벨리 (신앙시) [ccm] (1987)
♥ 사 랑 ~^*
-신약 고린도전서 13장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 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행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사랑은 언제가지든지 떨어지지 아니하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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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대답해 주십시요) (1987)
♠ 내 혼에 불을 놓아 ♠
언제쯤 당신 앞에 꽃으로 피겠습니까. 불고 싶은 대로 부시는 노을빛 바람이여, 봉오리로 맺혀 있던 갑갑한 이 아픔이 소리 없이 터지도록 불타는 눈길과 숨결을 주십시오. 기다림에 초조한 내 비밀스런 가슴을 열어놓고 싶습니다. 나의 가느다란 꽃술의 가느다란 슬픔을 이해하는 은총의 바람이여, 당신 앞에 "네"라고 대답하는 나의 목소리는 언제나 떨리는 3월입니다. 고요히 내 혼에 불을 놓아 꽃으로 피워 내는 뜨거운 바람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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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대답해 주십시요) (1987)
♠ 아침 바다에서 ♠
금빛 번쩍이는 욕망의 비늘을 털고 당신께 가겠습니다 밤새 침몰했던 죽음들이 흰 거품 물고 일어서는 부활의 바다 황홀한 아침을 전신(全身)으로 쏟아 내는 당신 앞에 나는 몸부림치며 부서지는 숙명의 파도입니다 승리의 기를 흔들며 오실 당신을 위해 빈 배로 닻을 내린 나의 생애 수평선을 가르며 춤추는 갈매기로 가겠습니다 내력을 묻지 않고 보채는 내 마음을 안아 주는 바다 영원히 흰 포말(泡沫)로 일어서는 바다로 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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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대답해 주십시요) (1987)
♠ 봄 편지 ♠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둣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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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하느님 당신은) (1987)
♠ 바람의 시 ♠
바람이 부네 내 혼에 불을 놓으며 부네 영원을 약속하던 그대의 푸른 목소리도 바람으로 감겨오네 바다 안에 탄생한 내 이름을 부르며 내 목에 감기는 바람 이승의 빛과 어둠 사이를 오늘도 바람이 부네 당신을 몰랐다면 너무 막막해서 내가 떠났을 세상 이 마을에 적막한 불을 붙이며 바람이 부네 그대가 바람이어서 나도 바람이 되는 기쁨 꿈을 꾸네 바람으로 길을 가네 바람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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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하느님 당신은) (1987)
♠ 다 리 ♠
이미 건너간 사람은 건너지 못한 사람의 슬픔쯤 이내 잊어버리겠지 어차피 건너야 할 것이기 저마다 바쁜 걸음 뛰고 있는 것일까 살아가자면 언제이고 차례가 온다 따뜻한 염원의 강은 넌지시 일러 주었네 어둔 밤 길게 누워 별을 혜다가 문득 생각난 듯 먼 강기슭의 나를 향해 큰 기침하는 다리 고단했던 하루를 펴서 다림질한다 보채는 순례객을 잠 재우는 꿈의 다리 저 편엔 나를 기다리는 너의 깊은 그림자가 누워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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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하느님 당신은) (1987)
♠ 가을노래 ♠
가을엔 물이 되고 싶어요 소리를 내면 비어오는 사랑한다는 말을 흐르며 속삭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가을엔 바람이고 싶어요 서걱이는 풀잎의 이마를 쓰다듬다 깔깔되는 꽃 웃음에 취해도 보는 연한 바람으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풀벌레이고 싶어요 별빛을 등에 업고 푸른 목청 뽑아 노래하는 숨은 풀벌레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감이 되고 싶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그리움 익혀 당신의 것으로 바쳐드리는 불을 먹은 감이 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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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하느님 당신은) (1987)
♠ 진달래 ♠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단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 적이 있니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눕는 우리들의 지병(持病)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 구름 스쳐 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 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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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459인의 교사가 선정한 명시 사랑을위하여 (00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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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459인의 교사가 선정한 명시 사랑을위하여 (0000)
★*… 낙 화 (落花)
-이 형기 시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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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황홀한 고백) (198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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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황홀한 고백) (1987)
♠ 너와 나는 ♠
돌아도 끝없는 등근 세상 너와 나는 밤낮을 같이 하는 두 개의 시계바늘 네가 길면 나는 짧고 네가 짧으면 내가 길고 사랑으로 못 박히면 돌이킬수 없네 서로를 받쳐주는 원 안에 빛을 향해 눈뜨는 숙명의 반려 한순간도 쉴 틈이 없는 너와 나는 영원을 똑딱이는 두 개의 시계바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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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황홀한 고백) (1987)
♠ 벗에게 ♠
너는 내 안에서 고은 잇속 드러내며 살짝 웃는다 이슬 달고 피어난 하얀 도라지꽃 날마다 정성껏 너를 가꾼다 네가 꽃을 피워 나에겐 사랑이 되고 네가 살아와서 나의 눈물은 반작이는 구슬이 된다 세월이 가도 젊음만 퍼올리는 영혼의 샘가에서 순결한 눈짓 마주하여 피리 불다가 우리는 조용히 하나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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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이해인 시낭송 카세트 모음집 (황홀한 고백) (1987)
아 가 (雅歌)
당신을 기억하는 순간은 커다란 밤 그러나 당신이 주신 어둠은 단단한 껍질의 절망을 뚫고 빛의 알을 낳아 주는 흰 새입니다 당신을 기억하는 순간은 생손 앓는 밤 그러나 당신이 주신 어둠은 가시 돋힌 슬픔을 뽑아 장미를 피어 내는 사랑입니다 자고 나면 한뼘 더한 내 부끄러움의 길이마저 기도가 되는 당신 앞에 나는 후미진 산길을 서성대는 한 마리 산뀡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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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낙엽의 노래
-홍윤숙 시 헤어지자 우리들 서로 말없이 헤어지자 달빛도 기울어진 산마루에 낙엽이 우수수 흩어지는데 산을 넘어 사라지는 너의 긴 그림자 슬픈 그림자를 내 잊지 않으마. 언젠가 그 밤도 오늘 밤과 꼭 같은 달밤이었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흩어지고. 하늘의 별들이 길을 잃은 밤 너는 별을 가리켜 영원을 말하고 나는 검은 머리 베어 목숨처럼 바친 그리움이 있었다. 혁명이 있었다. 몇 해가 지났다. 자벌레처럼 싫증난 너의 찌푸린 이맛살은 또 하나의 하늘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는 것이었고 나는 나대로 송피처럼 무딘 껍질밑에 무수한 혈흔을 남겨야 할 아픔에 견디었다. 오늘 밤 이제 온전히 달이 기울고 아침이 밝기 전에 가야 한다는 너. 우리들이 부르던 노래 사랑하던 노래를 다시 한 번 부르자. 희뿌여히 아침이 다가오는 소리 닭이 울면 이 밤도 사라지려니 어서 저 기울어진 달빛 그늘로 너와 나 낙엽을 밟으며 헤어지자 우리들 서로 말없이 헤어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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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명곡으로 수놓은 명시에의 초대 (1983)
♣ 부끄러움
-주요한 시 뒷동산에 꽃 캐러 언니 따라 갔더니 솔가지에 걸리어 다홍치마 찢었읍네. 누가 행여 볼까 하여 지름길로 왔더니 오늘따라 새베는 임이 지름길에 나왔읍네. 뽕밭 옆에 김 안 매고 새 베러 나왔읍네. |